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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현대차는 성능이 향상된 '벨로스터 터보'를 선보였다.
 3일 현대차는 성능이 향상된 '벨로스터 터보'를 선보였다.
ⓒ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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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3일 새로운 '벨로스터'를 내놨다. 작년 3월 첫선을 보인 후, 1년여 만이다. 당시 벨로스터는 '현대차답지 않은 현대차'로 이목을 끌었다. 이유는 파격적인 외부 디자인 때문이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비대칭이다. 운전석은 1개의 문이, 조수석에는 기존처럼 2개의 문이다. 회사 쪽은 희소성 마케팅을 펼쳤다. 작년 한해 동안 1만8000대만 한정 생산해 판매한다고 했다.

당시 누리꾼 사이에선 "10개월에 1만8000대, 한달에 1800대꼴로 생산하는 것을 희소성이라면 국어사전 정의가 바뀌어야 할 판"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결국 현대차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작년 한해 동안 모두 1만946대를 팔았다. 회사는 '희소성'을 강조했지만, 시장 반응은 상대적으로 냉담했다.

디자인만 '진보적'이었던 벨로스터가 실패한 이유

왜 그랬을까. 이유는 자동차의 성능이 디자인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기자가 벨로스터를 탔을 때도 같은 생각이었다(☞ 오마이뷰-벨로스터, 스타일만 멋지지 아반떼잖아?).

성능을 좌우하는 엔진은 기존 아반떼에 들어간 것과 같았다. 1.6리터 직렬4기통 GDI(가솔린 직접분사 방식) 엔진이었다. 변속기 역시 6단 자동으로 새롭지 않았다. 가속감도 마찬가지였다. 차 모양만 보면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못했다.

일부에선 디자인이 너무 파격적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우리나라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벨로스터의 디자인은 일부 젊은 층에만 선호하는 스타일"이라며 "구매 파워가 있는 30대 후반이나 40대에선 자동차 문이 3개인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벨로스터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사장이 큰 관심을 보였다. 따라서 현대차 주변에선 '벨로스터' 등 일부 차종을 두고 'ES(정의선 사장의 약칭) 차'라고 부를 정도다. 그만큼 현대차에서 판매에 신경을 쓰는 차다.

'정의선 차' 벨로스터, 1년만에 성능 대폭↑... 이번엔 성공할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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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만에 현대차는 '벨로스터 터보'를 내놓았다. 더이상 '희소성'을 강조하지 않았다. 대신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성능을 대폭 끌어 올렸다. 우선 엔진을 바꿔 달았다. 기존 1.6 GDI 엔진의 고성능 버전인 1.6 '터보' GDI 엔진이다. 때문에 최고출력이 204마력이다. 이전의 143마력보다 크게 높다. 최대토크 역시 27.0kg·m이다. 1.6리터급 자동차 가운데 수치상으로 보면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변속기는 기존 6단 자동 변속기를 그대로 썼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부분의 육각형 헥사고날 그릴에 LED 조명과 뒷부분의 범퍼 등에서 차별화를 시도한 정도다. 바퀴에는 18인치 알로이 휠을 달았다. 스포츠 쿠페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터보' 전용 엠블럼을 넣고, 내부좌석 등에서 좀더 고급화를 시도했다.

차 종류는 한가지다. 회사 쪽에선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차값은 자동변속기 모델은 2345만 원이다. 수동의 경우는 2195만 원이다. 작년보다 차값은 200만 원 정도 올랐다. 엔진 등이 고성능으로 바뀐 점 등이 감안됐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벨로스터에 대한 아쉬움을 대폭 보강한 새로운 벨로스터"라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이제 고성능 차량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리터급 이하의 고성능 수입차들과도 뒤지지 않는 성능과 편의사양 등을 갖췄다"면서 "하지만 그에 비하면 차값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명 '정의선 차'인 벨로스터가 변신을 꾀한 것은 분명하다. 스포츠 쿠페에 맞춘 노력(?)도 엿보인다. 굳이 '희소성'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벨로스터 판매량은 343대다. 소비자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 두고볼 일이다.


#벨로스터#현대차#벨로스터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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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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