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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을 이틀 앞둔 가운데, 이번 선거 때 시장도 함께 뽑아야 하는 순천시민들의 고심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순천은 시장이었던 노관규 후보가 의원직 출마를 위해 시장직에서 사퇴하면서 시장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지게 됐다. 이 때문에 순천지역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지난 4.27재보궐 선거 때 야권단일후보였던 김선동 통합진보당 후보가 재신임을 받을지, 아니면 무소속에서 민주통합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노관규 후보가 선택될지 여부다. 특히 노 후보는 이번에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선거에 많은 이목이 쏠려있긴 하지만, 함께 치러지는 순천시장 선거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번 시장 선거 쟁점으로는 경륜과 당, 참신성 등이 관심사로 떠올랐는데, 지지율이 높은 두 후보에 대해 각각 뇌물비리 전력과 알박기 의혹 등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민주통합당 허정인 후보, 통합진보당 이수근 후보, 무소속인 조충훈, 박광호, 이은 후보 등 총 5명이다.

 

하지만 순천시민들은 후보의 자질보다는 경륜과 안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발표된 <광주일보>와 KBC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3~4일 조사한 결과, 무소속 조충훈 후보가 31.1%, 민주당 허정인 후보가 24.4%의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진보당 이수근 후보는 17.4%, 무소속 이은 후보는 14.5%였다(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95% ±3.1%p).

 

특히 이번 시장 선거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순천 최대 관심사인 정원박람회가 1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원박람회는 3700억 원의 비용이 드는 국제행사인지라, 시민들이 이런 측면에서 경륜 있는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까지 큰 이변이 있지 않는 한 조 후보와 허 후보의 대결 구도가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는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순천시민들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노관규 시장을 선택했다. 또한 4.27 재보선에서는 야권단일후보인 김선동을 국회의원으로 선택했다.  

 

지난 7일 오후 2시 30분 장날이 선 순천 아랫시장에서 국회의원 후보와 시장후보의 후보자유세가 펼쳐졌다. 이날 오전엔 이은 후보가, 오후에는 허정인·박광호·이수근·조충훈 후보가 이곳을 찾았다.

 

 순천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은 후보
순천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은 후보 ⓒ 이은후보캠프

 

오전에 유세장을 찾아 연단에 선 이은 후보는 "과거가 부끄러운 후보는 시장 자격이 없다"라며 "수신제가도 못하면서 28만 시민을 대표하여 시정을 책임진다고 하는 부끄러운 후보들은 시장 자격이 없다"고 청렴한 시장론을 폈다. 

 

한국해양대학교대학원 졸업 후 해양수산부차관을 지낸 이은 후보는 "조충훈 후보는 재임기간 각종 뇌물 비리로 징역 4년에 추징금 9200만 원을 선고 받고 3년 6개월의 교도소 수감생활을 했고, 허정인 후보 또한 자신의 고향에서 '알박기'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순천시민들은 지금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치판단에 혼란을 겪고 있다, 낯부끄러운 전과를 가진 이는 시장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오후엔 나머지 4명의 후보가 유세 현장을 찾았으나 허정인, 박광호 후보는 일정상 인사만 하고 따로 유세를 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진보당 이수근 후보와 무소속 조충훈 후보는 연단에 올라 시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했다.

 

 4.11보궐선거에 나선 통합진보당 이수근 후보가 김선동 후보와 함께 7일 아랫시장 후보자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4.11보궐선거에 나선 통합진보당 이수근 후보가 김선동 후보와 함께 7일 아랫시장 후보자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심명남

 

한국 최초의 진보시장을 꿈꾼다는 이수근 후보는 연단에 서서 '시민과의 약속'을 강조했다. 고려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통합진보당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후보는 "통합진보당은 시민과의 무상급식 약속을 지키는데 10년이 걸렸는데 지금은 새누리당도 무상급식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지난 2007년 대형매장에서 1~2% 카드수수료를 받아먹으면서 영세 자영업자 한테는 3.5%이상 고율의 수수료를 떼어갔다, 이에 맞서 전국을 돌며 100명의 서명을 받아 '카드수수료 차별금지법'을 만드는데 5년이 걸렸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직 전남 도의원 한 명을 앞세워 무상급식을 실시하는데 10년이 걸렸습니다, 카드수수료 차별금지법을 만든다고 약속을 지켰던 시간이 5년입니다, 하지만 노관규 시장은 어떻습니까? 정원박람회 성공을 약속해 놓고 채 2년도 안 지나서 시장직을 그만두고 시민의 혈세 9억5천만 원을 써가면서 국회의원 한다고 나섰습니다, 이제 김선동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고 저 이수근이 순천시장에 당선되면 시민들과의 5년 걸릴 약속을 2년 안에 할 수 있습니다, 2년 안에 서민을 옥죄는 체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진보정치.진보시장 후보가 순천시민께 드리는 약속입니다, 반드시 그 약속 지키는 시장이 되겠습니다."

 

 4.11보궐선거에 나선 무소속 조충훈 후보가 7일 아랫시장 합동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4.11보궐선거에 나선 무소속 조충훈 후보가 7일 아랫시장 합동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심명남

 

반면 재임에 도전하는 조충훈 후보는 "경험론을 재기하며 당선 가능한 사람을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중앙대 행정대학교을 졸업하고 전 순천시장을 지낸 조 후보는 "정원박람회에 3700억 원이 들어가는데 1년밖에 남지 않는 준비기간에 새로운 시장을 뽑는다는 것은 위험하다, 새시장이 업무파악하는데 4~5개월이 걸린다, 그렇게 세월보내면 순천은 망한다"라며 "경험 있고 능력 있는 이 조충훈이를 뽑아 달라"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각종 언론조사에서 줄줄이 1등만 했습니다, 그동안 흠 많고 죄 많은 조충훈이를 성원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당선 가능한 저를 뽑아주신다면 이 자리에서 3가지를 약속드립니다. 첫째 시장에 당선되면 취임식을 하지 않겠습니다, 둘째 방대한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습니다, 셋째 각 동사무소에 걸린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이라고 쓰인 엠블럼 바꾸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시장없이 공백이 있는 자리에서 조충훈이를 뽑는 순간 순천의 위기는 사라집니다."

 

 박지원 의원과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는 허정인 순천시장 민주통합당 후보
박지원 의원과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는 허정인 순천시장 민주통합당 후보 ⓒ 허정인블로그

한편 전라남도 정책보좌관과 정무특별보좌관을 역임한 허정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앞서 낸 보도자료에서 "27만 순천시민들과 민주통합당 당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선출된 시민후보인 만큼 이번 시장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 순천시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허 후보는 또 "지금까지 순천시민이 지켜온 청렴도시라는 지역 이미지가 최근 일부 정치지도자들의 부도덕한 처신으로 인해 크게 훼손됐다"며 순천시장에 당선되면 "지역의 명망 있는 시민대표와 공직자, 지자체장이 참여하는 '순천 클린센터'를 개설해 범 시민운동차원의 활동을 통해 순천시의 청렴한 도시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유세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반응도 각기 달랐다.

 

재래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김아무개(41·옥천동)씨는 "순천이 안타깝다, 비리도 있고 그런 분들이 나왔는데 지지율이 너무 높아 창피한 일이다"라며 "다른 곳은 비리가 있으면 지지율이 높지 않고 당선도 안 된다는데 우리도 당파를 떠나 새로운 사람이 나와 깨끗한 사람이 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김아무개(64·남제동)씨는 "순천이 정원박람회를 잘 챙기는 능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미래를 생각해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좋은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좋겠다, 당선된 후보는 옛날과 생각을 달리해서 더 좋은 순천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심명남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특별취재팀입니다.


#4.11총선#이수근 #조충훈#4.11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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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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