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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을 사흘 앞둔 일요일이었던 지난 8일. 후보자들은 그야말로 발에서 땀이 나도록 지역구를 누볐으며,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악수를 했고, 목이 쉬도록 연설을 했다. 분당에서 가장 인구 이동이 많다는 서현역 AK 프라자 앞과 야탑 광장은 후보자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성지 중의 성지며, 요지 중의 요지가 아닐 수 없다.

 

일요일이며, 기독교의 큰 기념일 중 하나인 부활절이기도 했던 8일. 유세에 나선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후보자의 단골 공격 무기는 김용민 후보자의 '막말'이었다.

 

"성 추문, 여성비하 심지어 기독교 비하 발언을 일삼는 후보에게 나라를 맡기시겠습니까?"

 

첨예한 시점에 김용민 후보 막말이 경쟁당에는 스텔스급의 첨단 무기로 민주통합당에게는 자살골로 사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팟캐스트 <나꼼수>의 유명세를 익히 알고 있는 SNS 사용층 유권자들은 이 문제를 비교적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헤프닝으로 웃고 넘기는 반면, 전통적 매체에 대한 의존성향이 큰 장년층 이상 유권자들은 상당히 격앙된 모습이다. 거두절미하고 어르신에게는 씹을 '꺼리'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전과 달리 유권자 대부분은 상대 후보 비난성 발언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대부분 시민은 후보자의 열띤 차량 유세에도 잠시 눈길을 주고 자리를 떠버리는 등 선거 자체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선거에 관한 관심 부족은 지난 5일에 있었던 성남지역방송 ABN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도 시청률 저조라는 형태로 드러났다.

 

분당지역은 IPTV 가입자 수도 적지 않아 지역유선방송 가입자만이 시청할 수 있는 매체를 이용한 후보자토론회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여론도 적지 않았다. IPTV 전국 가입자 수가 500만에 육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500만 유권자들의 권리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이틀 후면 투표일이다. 대부분 유권자는 후보자와 직접 악수 한번, 인사 한번 나누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한번 들여다 보자. 배달되어 온 후보자의 홍보물을 살펴보고, 인터넷도 좀 뒤져보고, 이웃과 뒷담화도 나누어 보면서 누굴 찍어야 나와 내 가족, 내 지역과 내 나라가 발전하게 될지 고민해 보자.

 

내가 찍어 준 후보자가 국회에 들어가서 앞으로 4년간 나의 동의 없이 '국민의 뜻'을 내세울지. 만약, 내가 바라고 원하는 정치와 반대되는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결국 분별없이 한 표를 행사한 내 책임이 아니겠는가.   

 

덧붙이는 글 | * 김혜원 기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19대총선, #민주통합당 김창호후보, #새누리당 이종훈후보, #자유선진당 홍관희후보, #김도균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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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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