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 캠프에 몰린 지지자들.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 캠프에 몰린 지지자들.
ⓒ 정미경

관련사진보기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의 선전으로 광주 서구을은 큰 눈길을 끌었다. 광주에 새누리당 깃발이 꽂히느냐 여부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이정현 후보 선거캠프 주변은 11일 오후 5시 전부터 이미 전국에서 몰려든 각 방송국 등 언론사 취재차량으로 혼잡했다.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선거캠프 안은 더 혼잡했다. 사람들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 6시까지 지자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고 저마다 캠프 관계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나이가 많은 한 지지자는 이런 사람들을 향해 "평소엔 '코빼기'도 안 보이던 사람들이 오늘은 알아서들 몰려오네"라며 "진짜 발 부르트도록 고생한 사람들은 우리들인데 말이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정현 캠프로 몰렸던 사람들, 하지만...

이런 지지자들과 달리 그동안 이정현 후보를 밀착 보좌했던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여전히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드디어 운명의 시간. 방송사 출구조사가 나오는 오후 6시가 됐다. 많은 눈길이 TV로 쏠렸다.

"어이! 채널 바꿔! 왜 우리쪽은 발표 안 하는 거여?"

여기 저기서 고함이 터졌다. 광주 서구을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시 뒤, 이전과는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이, 이리 나와. 조용히 나가자구. 결과 나와부렀어. 저기 모니터에는 이쪽 발표 했다니까. 빨리 나가자니까!"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가 앞섰다는 출구조사가 나온 것이다. 출구조사 결과 오병윤 후보는 52.6%, 이정현 후보는 40.5%로 나타났다. 기자는 급하게 오 후보 측으로 발길을 돌렸다. 예상과 달리 오병윤 후보 캠프는 차분했다. 사람도 많지 않았고, 취재 차량도 거의 없었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
ⓒ 정미경

관련사진보기


오 후보는 "좀 더 기다려 봅시다. 아홉시는 넘어야 (결과를) 알 수 있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잠시 뒤, 승기를 잡은 것으로 판단한 오병윤 후보는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계단에서 혼자 담배를 피는 오 후보에게 소감을 물었다.

오병윤 "야권 단일후보로 시민에게 불안감 줘 죄송"

"이번 결과는 한마디로 광주시민의 승리다. 광주시민은 우리나라 정치 역사의 지평을 바꿔온 분들이고 늘 시대를 선도해 왔다. 광주시민과 서구 주민들의 정권교체를 열망했고, 나는 그분들의 대리인일 뿐이다."

오 후보는 "이번 결과를 예측했느냐"는 질문에 "대중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늘 역사의 고비마다 올바른 선택으로 민의를 보여줬던 호남이 아닌가"라며 "대중들의 힘을 한시도 의심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 말을 하면서 오 후보는 감정이 격해졌는지, 잠시 눈을 지그시 감았다. 잠시 후 오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로서 선거 기간 내내 승리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불안하게 끌고 너무 죄송하다. 반성하고 있다"며 "부족함은 전적으로 내게 있다. 지역민들께 너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또 오 후보는 "20~30년 동안 '큰 정치'를 지향하면서 소소한 지역민들의 고통과 민의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며 "민주화라는 큰틀 안에서 이제 소소하고 자잘한 주민들의 욕구와 의견 깊이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후보는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야권연대 당선자라는 점을 느낄 수 있게 따뜻하고 정직한 정치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오 후보는 "이번 선거로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보았다"며 "이 힘으로 12월 확실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 정권교체가 진정한 승리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정미경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이정현, #광주 서구 을, #오병윤 , #총선, #출구조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