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다들 쩨쩨하게 굴지 말라우. 땅 한 뙈기 없는 이 땅 깡머슴 알머슴 무지렁이들도 가슴에 땅별(지구)를 손바닥에 위에 놓고 가고 가고 또 가는 끝없이 넓고 한없이 너그러운 널마(대륙)가 있었다. 이거야. "백기완 선생이 <민중미학 특강> 2번째 강 '저치 가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던진 말뜸(화두)은 널마(대륙)를 가슴에 품은 달래를 통해 전하는 '민중들의 혼과 얼과 대륙적인 기상과 사랑과 저항의식'이다.
널마(대륙)는 끝없이 넓고 한없이 너그럽고 너른 들판을 뜻하는 말로 지배계층의 말이 아니다. 널마(대륙)라는 말을 사용한 사람들은 알머슴(옷을 벗겨도 머슴이란 의미)과 깡머슴(엎어 쳐도 메쳐도 머슴이라는 의미로 대내림 세습 머슴을 의미) 들이 사용하던 말이다.
땅 한 뙈기 없으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끝없이 너른 들판에 곡식을 심고 김을 매고 가을걷이를 하던 머슴들의 이야기, 풀뿌리를 캐어먹으며 살아남아야 했던 민중의 이야기, 수 천 년 동안 짓이겨져서 흔적도 없는 널마(대륙)에 관한 이야기가 '저치 가는 이야기'다. 무지렁이 민중들이 피와 눈물과 땀으로 널마(대륙)을 사랑을 찾아 땅별(지구)을 손바닥에 올려놓을 때 까지 가고 또 가는 달래의 이야기에는 우리 민중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삶이 들어있다.
선생은 말한다. '이 땅 무지렁이들의 피땀, 피눈물에서 진정한 미학이 생겨나고 역사가 이뤄지고 삶이 나온다. 널마(대륙)는 바로 이 역사의 현장에서 무지렁이들이 사랑(진달래) 나눔(밤나무) 생명(은행나무)를 심고 심으며 있을 것이 있고 없을 것은 없는 노나메기 세상을 만드는 것이고 역사의 열매를 만들어 가는 현장'이다.
"
흔히 미학을 골계니. 풍자니 해학이니 뭐 그런 말로 구분하는데 가진 놈이 말하는 미학은 진짜 미학이 아니야. 거기엔 피땀과 피눈물로 일궈낸 생명력이 없잖아. 가진 거라곤 몸뚱어리뿐인 머슴과 무지렁이들이 가진 끈질긴 생명력이 없다 그거야. 무지랭이들의 살아남으려는 저항의식에서 생명과 사랑 생명을 살리는 진정한 뚤매(부활) 정신이 담긴 진짜 아름다움이 나오는거야."
선생의 말림(온몸으로 풀어가는 이야기) 속에는 오천년을 이어온 민중이 삶의 뿌리와 의식이 그대로 녹아있다. 지배 계급의 착취에 순응하게 만드는 말랑함이 아닌, 온몸으로 저항하며 지배 계급의 착취와 맞서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 있다.
다소 거칠게 느껴질는지 모르지만 목숨을 지키고 생명을 이어가는 저항의 뿌리야 말로 진정한 미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생이 독점자본주의 문명이 인류도 망치고 땅별 지구도 망친다고 위기의식으로 대안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선생의 민중미학 특강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는 것은 비정규직 문제 정리해고 문제 자본과 노동의 싸움으로 지쳐가는 민중들에게 저항의 불씨를 전하기 위해서인지 모른다.
백기완 선생의 민중미학 특강 3강은 '버선발이야기'로 "5천년 역사상 가장 큰 배포의 사나이 버선발, 그의 눈물과 한숨과 결단의 바라지(원형)를 통해 민중미학의 뿌리를 캐어 본다.
덧붙이는 글 | 민중미학 특강은 4월 3일부터 6월 12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늦은 7시 30분 경향신문 본관 5층 강당에서 열린다.
수강료를 없으며 노나메기 문화의집 건립 벽돌쌓기(한 장 5천원)에 참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