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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 예술단은 민속공연팀이지만, 비보이 공연도 곁들이는 1+1 공연팀이다. 이날 행사를 문화행사로 만들었다.
▲ 비보이 공연 광개토 예술단은 민속공연팀이지만, 비보이 공연도 곁들이는 1+1 공연팀이다. 이날 행사를 문화행사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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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지난 24일, 경기도 안성 내혜홀광장에 각설이 타령이 울려 퍼졌다. 이 행사를 축하하는 각설이 타령이다.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아니라 작년 이맘때와 같이 '장애인부모회바자회'가 열렸다. 벌써 5회째다.

"올해 바자회는 좀 달라요."

"올해는 좀 달라요. 4회까지의 바자회는 후원만을 목적으로 음식과 의류 등을 파는 데만 열중했죠. 하지만 올해는 볼거리까지 준비했어요. 성원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죠."

안성시장애인부모회 유지혜 회장의 말이다. 그래서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오늘 행사는 단순한 바자회를 넘어 문화콘서트 현장이 겸해졌다.

먼저 이날 행사를 위해 장애인문화협회에서 4가지를 준비했다. 각설이 타령, 비보이, 민요, 핸드벨 연주 등이다. 이 4가지를 오전부터 오후까지 시간에 맞춰 차례차례 해나갔다.

이날 광개토사물놀이예술단의 공연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MC이자 판소리에 나선 20대 초반의 여성. 그녀는 마치 60대 노인의 걸쭉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아리랑'과 판소리 등이 나오자 공원에 놀러 나온 어르신들의 '귀는 쫑긋, 눈은 번쩍'이다.

비트박스 공연자와 사자놀이 공연자와 판소리 공연자가 함께 어우러져 묘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게 바로 진정한 1+1 공연이다.
▲ 전통과 현대의 만남 비트박스 공연자와 사자놀이 공연자와 판소리 공연자가 함께 어우러져 묘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게 바로 진정한 1+1 공연이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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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 조오타~"란 추임새가 절로 나온다. 사물놀이는 청중을 휘어잡는다. 꽹과리, 징, 북, 장구 등의 소리가 내혜홀광장에 가득하다. 서커스에서나 보던 사자놀이가 등장하자 모두 신기한 듯 귀추가 주목된다. 북 난타 공연은 귀를 즐겁게, 눈을 즐겁게 그리고 마음은 뻥 뚫리게 해준다.

전통적인 놀이만이 아니다. 입으로 하는 비트박스도 등장한다. 비보이 공연도 한다. 그야말로 현대와 전통이 만나 신명난 한마당을 연출한다. 뭐든지 하나가 아니라 덤을 얹어 공연된다. 

준비한 김밥 동나서 새로 싸기도 해

그렇다고 바자회의 꽃인 먹을거리가 소홀하냐. 천만의 말씀이다. 떡볶이, 김밥, 국수, 순대, 어묵 등이 불티나게 팔린다. 역시 먹을거리가 효자종목이다. 김밥은 준비한 분량을 초과해서 다시 싸기도 했다. 그 밖에도 멸치액젓, 목초액 계란, 황토소금, 멸치, 미역, 다시마, 표고버섯, 김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팔렸다. 액세서리와 옷 등도 꾸준히 팔렸다.

안성시장애인부모회 유지혜회장이 부침개를 뒤집고 있다.
▲ 유지혜 회장 안성시장애인부모회 유지혜회장이 부침개를 뒤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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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장애 청소년들의 작품들도 전시되었다. 바자회 한 쪽엔 이 바자회에 함께 한 단체들의 이름이 적힌 리본이 빼곡하다. 안성시농아인협회, 대한적십자 안성지사, 소망의집, 안성시청 사회복지과 등의 이름 등 수십 개 단체의 이름이 적혀 있다. 거기가 빼곡한 만큼 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가 높은 게 아닐까 싶다.

올해 개교한 전국 유일의 장애인 직업학교인 한길학교 학생들도 단체로 왔다. 안성고등학교 특수학급 학생들도 왔다. 가만히 보니 자연스레 학부모와 교사들의 만남도 이루어지고 있다. 음식과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요원들이 모두 장애인부모회 회원들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에게 감사해 '1+1' 바자회 준비했다

가만히 보니 요즘 바자회는 '1+1'이 대세인 듯 보인다. 이 바자회만 해도 그렇다. 먹을거리와 입을거리를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행사를 덤으로 얹었다. 장애인부모회만 이 행사를 치르지 않고 광개토예술단과 장애인문화협회 등이 덤으로 함께했다.

이 바자회를 사랑하는 한 여성이 정성스레 김밥을 싸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날 준비한 김밥이 동이나서 현장에서 또 김밥을 쌌다.
▲ 김밥 이 바자회를 사랑하는 한 여성이 정성스레 김밥을 싸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날 준비한 김밥이 동이나서 현장에서 또 김밥을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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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부모회라는 '민'만 하지 않고 안성시청 복지과 등의 '관'도 덤으로 함께했다. 공연만 해도 전통에다 현대를 덤으로 얹었다. 역시 '1+1'은 풍성하다. 골라 보고, 골라 먹고, 골라 듣는 재미가 있다.

꽤나 규모 있는 행사. 그리고 만만찮은 양의 먹을거리. 이런 행사를 준비하려면 마음과 육신이 보통 힘들지 않으리라. "준비하고 진행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유지혜 회장은 서슴없이 말한다. "시민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이런 진심이 이번 바자회를 통해서 충분히 전해졌으리라.


태그:#안성시장애인부모회, #장애인바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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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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