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 보강: 25일 오전 10시 25분]

24일자 <허핑턴포스트>. 미국에서 광우병 감염 소가 확인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24일자 <허핑턴포스트>. 미국에서 광우병 감염 소가 확인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 <허핑턴포스트>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24일(미국현지시각) 오후, 미 농무부의 존 클리포드 수석 수의사는 캘리포니아 주의 젖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3년에 처음으로 광우병이 발견됐으며, 이번이 네 번째이다.

클리포드는 이날 오후 미 농무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소가 식용을 위한 쇠고기 생산라인으로 유입되지 않았으며, 미국에서 생산된 모든 쇠고기와 유제품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세계보건기구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우유를 통해 광우병 병원체에 전염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우유는 안전하다"고 말했다고 다수의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그는 또한 "이 동물과 관련해서 정말 어떤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인간과 동물 모두의 건강이 보호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사건이 수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나는 '않을 지도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않을 것이다(should not)'라고 말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 작업장이 식용을 위한 도축을 위해 사용된 적이 없으며, 따라서 식용 또는 인간의 건강에 어떠한 위해도 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또한 문제의 젖소가 병에 걸리거나 아픈 동물을 처리하여 비누나 풀 등을 만드는 처리장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경고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언론들은 전했다.

미 농무부는 기자회견에서 배포한 성명서에서 문제의 젖소가 "변형된" 형태의 광우병에 전염됐으며, 그 사체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 당국의 감독하에 이 주의 축산 처리 작업장에 보관 중이나 곧 파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미 농무부의 말을 빌어, 이 젖소가 오염된 사료를 먹어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현재 미 농무부는 광우병에 감염된 젖소의 정확한 생육 과정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농무부는 또한 국제수역사무국(OIE)을 비롯한 미국의 무역대상국들에게도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미 농무부 "비누 등 만드는 처리장서 발견...인간 건강에 위해 없다"

24일, 미 농무부가 발표한 성명서.
 24일, 미 농무부가 발표한 성명서.
ⓒ 미 농무부 누리집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캘리포니아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는 소문은 시카고 선물 시장에서 이미 돌기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러한 소문 때문에 육우 선물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 소문을 확인하려는 기자들에게 미 농무부 대변인은 그에 대한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또한 농무부가 미 언론사에 이날 오후 3시(동부시각기준)까지 농무부의 성명서 내용에 대한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이번 (광우병으로) 확인된 사건으로 인해 쇠고기 시장이 입을 가장 큰 위험은 일본과 한국 등지의 대다수의 쇠고기 소비자들이 일시적인 금지를 요구하게 될 경우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문제의 동물이 식품 생산 라인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그러한 금지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이번 광우병 사건을 풀이했다.

미 농무부는 24일 성명서에서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이 결정한 시스템의 모든 부분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광우병의) 발견이 국제수역사무국이 지정한 미국의 광우병 지위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으며, "결론적으로 이번 발견이 미국의 무역에 아무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3월 9일 미국 정부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쇠고기에 대한 수입 규정을 국제수역사무국 기준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국제수역사무국은 '광우병 위험 통제국'의 쇠고기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연령, 부위에 제한을 두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결정은 이전에 광우병이 발생했었던 지역에서도 쇠고기를 수입할 수 있도록 미국의 수입 조건을 완화시킴으로써 반대급부로 이들 시장으로 미국 쇠고기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3월 15일 미 통상 무역 전문지인 <인사이드유에스트레이드>는 클리포드가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이 미국의 협상력을 높혀 다른 나라의 쇠고기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 대사도 3월 초에 있었던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일본과 중국, 그리고 대만의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미 무역 대표부의 최우선 목표라고 증언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쇠고기 추가 개방 협의 약속한 한국, MB정부의 선택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2008년 5월 30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23차 촛불문화제에서 정부의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반대하는 학생과 시민들이 2008년 5월 30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제23차 촛불문화제에서 정부의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한편, 작년 10월, 미 의회 전문지인<더힐(The Hill)>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 후 6개월 안에 미국 정부가 한국의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몬타나의 민주당 상원의원인 맥스 바커스가, "한국 시장에 미국산 쇠고기의 모든 연령과 부위의 수출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전했다.

같은 해 12월, 당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인사이드유에스트레이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2008년 한미소고기프로토콜('미국산 소고기 및 소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을 지칭)에 따라 한국 시장 추가 개방을 위한 협의를 요구하면 한국 정부는 일단 한미FTA가 발효된 후에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에 관한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관련기사 : <김종훈 "FTA 비준 후 미 소고기 수입확대 적극 협의">).

현재 미국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나 30개월 미만의 뇌, 척수, 머리뼈 등의 특정위험물질(SRM)은 한국에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원래 2008년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한국은 의무적으로 모든 월령대의 미국 소고기를 수입해야 했지만, 한국인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수입위생조건에는 '30개월령 미만 소고기만 수입한다'는 상업적 양해 내용이 추가됐다.

그러나 양국 정부는 향후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형성되면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여부를 협의할 수 있다고 합의한 바 있다.


태그:#미국 쇠고기, #미국 광우병 발생, #한미 FTA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