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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후손들한테 뭔 소리를 들을라고 그러나들 몰러. 쓰레기 좀 버리지 말어야 혀. 청소하고 예쁘게 가꿔놓으면 감히 쓰레기 버릴 수 있겄어? 이제부터라도 신경써서 가꿔야지."

 

4월 26일, 아산시 도고면 신유리 인추골마을이 이른 아침부터 북적인다. 마을의 도랑을 살려보겠다고 마을주민과 물포럼코리아, 아산시, 도고면 관계자 등 60여 명이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도랑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고 오랜 기간 쌓여 물길을 막고 있던 퇴적토를 제거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또 도랑 변엔 영산홍을 심어 꽃길을 만들고, 쓰레기 무단투기장이나 다름없었던 마을회관 앞 공터에도 꽃나무를 심는다.

 

"이제부턴 내가 다 관리할껴. 여기다 쓰레기 버리는 사람 있기만 해봐."

 

"시작이 힘들지만 기왕지사 일 벌인 거 내가 관리를 맡겠노라"고 큰소리치는 마을 어르신의 모습에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3시간에 걸친 도랑 청소와 수생·수변식물 식재를 마치자, 부녀회에서 준비한 따뜻한 점심식사가 기다린다. 점심상을 물리고서 마을회관에 남은 어머니들은 친환경비누 만들기에 정성을 쏟는다.

 

"이걸 맨들어 쓰면 물이 덜 더러워진다는 거지? 맨드는 방법 좀 써주고 가봐. 친환경비눈가 뭔가 이거 쓰면 물도 깨끗해지고 피부도 좋아지고 일석이조구만."

 

농사일이 한창 바쁜 때라 텅 비어 있던 마을에 오랜만에 사람냄새가 난다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물포럼코리아와 아산시가 함께 추진하는 2012년도 아산시 도랑살리기는 26일 인추골마을을 시작으로 총 10개 마을에서 진행됐다. 주요사업으로는 도랑 정화활동, 수질정화를 돕는 수생식물 및 수변식물 식재활동, 친환경비누 및 친환경농업을 주제로 한 주민교육 등이 이뤄졌다.

 

물포럼코리아 손석현 팀장은 "상반기에는 도랑 정화활동과 수변식물 식재, 물길 및 웅덩이 조성 등으로 진행되고, 하반기에는 사후관리와 주민교육 위주로 이어갈 예정"이라며 "주민이 주체가 되고 관계기관이 협력한다면 도랑살리기는 결코 어렵지 않다"고 주민과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태그:#도랑, #실개천, #물포럼코리아, #아산시, #친환경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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