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인문학자' '거지교수'라는 애칭을 달고 다니며 '인문학 대중강연의 초청 강사 1순위'로 손꼽히는 군포시 공무원 최준영씨가 페이스북에 연재했던 인문학 420자 칼럼과 다양한 책에서 길어 올린 사연을 한데 묶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최준영씨가 이번에 펴낸 책의 제목은 '결핍을 즐겨라'다.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유쾌한 420자 인문학'에 이어 세 번째로 <결핍을 즐겨라>에는 노숙인, 장애여성, 교도소 수형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에 참여해 경험했던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들이 담겨져 있다.
특히 이 땅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큰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문학을 전파하며 깨달은 통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여기에는 때로는 책의 어느 한 구절에서, 때로는 영화의 어느 한 장면에서, 때로는 어느 철학자의 사색에서, 때로는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길어 올린 희망과 용기를 주는 잠언들로 가득하다.
책 맨 뒤에는 이 책에 인용된 '책 속 책'을 저자의 감상 포인트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독자 스스로 '나를 재발견하는 독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쓰러지고 상처 입고 아파해도, 결국 다시 일어서는 이들에게"눈 감지 말아야 합니다. 내게 문신처럼 박힌, 내보이고 싶지 않은 상처가 있더라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한 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결핍은 어떻게 에너지로 전환되는 걸까? 저자는 "이 책 역시 '결핍'"이라며 "이 책의 비어 있는 곳이 독자의 상상력으로 채워지고, 독자의 비어 있는 곳이 이 책의 소소한 메시지로 채워지면, 그때 비로소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또 저자는 "바로 결핍과 결핍이 만나 창조적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이다"며 "더 나아가 만남은 온전한 이해와 사랑을 전제하고 사랑해야 진정으로 만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 최준영씨는 "이 책이 출발부터 가진 게 없다고 좌절하는 사람, 이런 저런 일로 오늘도 깨지고 상처입고 아파하는 사람, 끝 모를 속도와 경쟁에 지친 사람, 어제와는 다른 내일을 꿈꾸는 사람 모두에게 전하는 마음 치유 인문학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이책에 결핍만을 담지는 않는다. 더러는 분노을 일으키게도 하지만 가슴 뭉클한 사연도 있고, 포근함도 전달한다. 설핏 진지하게 읽다가 웃으며 덮을 수 있는 따뜻한 책을 찾는 독자들에게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의 <결핍을 즐겨라>를 권한다.
거리의 인문학 실천가로 신명나게 살고 있는 최준영한편, 저자 최준영씨는 경희대 미래문명원 실천인문학센터 교수로 활동하며 매주 2~3차례 자치단체, 도서관, 복지관 등을 돌며 인문학 강의를 하는 인문학 실천가로 신명을 바치고 있다. 노숙인 잡지 <빅이슈> 창간의 산파 역할을 한 그는 페이스북 논객이자 칼럼니스트다.
'우리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를 역설하기 위해 그는 2010년 연말부터 소셜네트워크(SNS) 페이스북에 매일 아침 420자의 칼럼을 올리고 있다. 이 글이 관심을 모으면서 그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이 줄을 이었다. 4월 26일 현재 그와 연결된 페이스북 친구는 4천999명에 달한다.
최준영씨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시나리오 부문)를 통해 등단한 이후 성프란시스대학, 관악인문대학, 경희대학교 실천인문학센터 등에서 노숙인, 여성 가장, 교도소 수형인들에게 인문학 강의를 해왔다. 또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경기방송, 교통방송, SBS 라디오 등에서 책을 소개하는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군포시청 공무원(홍보기획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시책 사업인 '책 읽는 군포'를 제안하는 등 군포시가 독서문화운동을 펼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