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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원대대표 경선 구도가 '박지원 대 비박(비박지원)' 구도로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지원 최고위원이 당내 주류인 친노와 손을 잡고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인태, 전병헌, 이낙연 등 나머지 세 후보는 물밑에서 '비박 연대' 결성을 협의 중이어서 이번 경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5월 4일 민주당의 원내 전략을 이끌 사령탑이 되기 위해서는 '64' 고지를 넘어야 한다. 민주당의 19대 의원 당선자 수는 모두 127명으로 이중 과반(64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다 득표자와 차점자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선두 박지원... 1차 투표 과반 못하면 이변 가능성

26일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박지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26일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박지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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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판세를 분석해보면 친노와 호남·구민주계의 결합을 이룬 박지원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데 별다른 이견은 없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 당선자 등 이해찬 상임고문과 함께 움직이는 친노 직계가 최대 30여 명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친박지원계로 분류되는 박기춘, 이윤석 의원 등 호남과 수도권 일부 당선자를 포함하면 박 후보는 현재 40~50명 정도를 우군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인태 후보는 당내 최대 세력으로 꼽히는 진보개혁모임의 지지를 받고 있어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직계인 '민평련'과 486, 일부 친노 당선자까지 망라한 진보모임의 지원을 받을 경우 적어도 30~40명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병헌 후보는 정세균 상임고문과 가까운 당선자들과 수도권 당선자들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고 이낙연 후보는 호남권 당선자를 중심으로 지지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실제 경선에서는 일차적으로 박지원 후보가 '64명' 고지를 과연 넘을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당대 최대 계파의 지원에도 박 후보가 1차전에서 승부를 끝내지 못할 경우 세 후보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2차 투표에서 이변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박 후보의 한 측근은 "2차 투표로 가면 변수가 많아져 위험해 질 수 있다"며 "우리는 무조건 1차 투표에서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과반 확보를 위해 계파 성향이 분명하지 않은 당내 초재선 당선자들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간 지대에 있는 의원들의 경우 '이해찬-박지원 합의'를 자리 나누기를 위한 계파간 담합이나 구태정치로 보는 등 비판적인 여론이 높아 이들의 마음을 얼마나 되돌려 놓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박지원 구상, 그대로 안될 것"... '비박 연대' 추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의 본질은 담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의 본질은 담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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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를 추격하는 세 후보의 비박(비박지원) 연대 결성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미 세 후보는 물밑 접촉을 통해 연대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1차 투표에서 박지원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2차 투표에서 역전승을 거두겠다는 게 세 후보의 기본 전략이다.

이낙연 후보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찬-박지원 구상이 그대로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절대 1차 투표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노와 비노 세력의 연대로 당 화합을 이루겠다는 선의가 있었더라도 이미 분란만 커졌고 좌초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번 주말이 지나고 나면 비판 여론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박 후보가 당내 비난 여론을 되돌리지 못할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2차 투표에서 2~4위 표가 결집할 경우 쉽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 후보 측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연대 논의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후보는 "유인태 의원과는 직접 통화했고 전병헌 의원과는 측근 의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촉을 했는데 메시지는 연대하자는 것으로 똑같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양쪽 모두 이해찬-박지원 연대가 잘못됐다는 데 이의가 없었고 바로 이 점이 연대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에만 '비박 연대'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대 방식에 대해서는 "제 3자가 납득할 만한 기준을 만드는 게 좋다"며 "곧 중립 지대에 있는 의원들 중심으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후보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담합 반칙 후보가 등장함에 따라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민주당이 과거로 회귀하느냐, 민심의 요구에 따라 미래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됐다"며 "어떤 방식이 됐든 간에 박지원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가 연대해야 할 사명이 생겼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조만간 유인태·이낙연 의원을 만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태 후보 측은 "완주하겠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연대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유 후보측 관계자는 "세 후보가 모두 완주하더라도 2차 투표 가능성을 생각하면 어떤 식으로든 (연대)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재인 대망론' 동의 않는 친노 분화 여부도 변수

차기 대선 주자군을 매개로 한 친노의 분화 여부도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변수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합의가 '문재인 대망론'을 깔고 있다는 의심을 사면서 친노 중에서도 '문재인 대선 후보론'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의 이탈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 등 당내 대선 주자들과 측근들도 '이해찬-박지원 구상'에 비판적이어서 '비박' 대오로 뭉칠 수 있다.

이들은 '이해찬-박지원 합의'에 관여한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해서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담합극의 한 당사자로 문재인 고문이 언론에 등장함으로써 가장 잘 다듬어진 상태로 대중 앞에 나와야 할 대선 주자가 상처를 입었다"며 "당이 아껴야 할 대선 주자가 꼼수 정치의 한 축에 서게 됐다, 이는 대중이 원하는 지도자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상임고문과 가까운 이종걸 의원(4선)도 "이제 안철수 교수는 두 분(이해찬-박지원)이 협의해서 세워놓은 판에 합류해서 뜻을 공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주당으로 들어와서 경선을 치르는 게 점점 힘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태그:#박지원, #이낙연, #전병헌, #유인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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