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봄 기운이 느껴지나 싶더니 이제 완연한 초여름 날씨처럼 기온이 높다. 봄꽃들은 많이 피었고 나들이객들과 관광객들도 많이 늘어났다. 특히 평일에는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온 초등학생들이 엄청 많다. 경주일대에는 지금 봄꽃들의 향년과 작은 축제들이 많이 열리고 있다.
첨성대 주변과 분황사 주변의 넓은 들판에 유채꽃들이 노란 물결을 자아내고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곳 주변은 이제 경주의 명소가 된 지 오래된 듯 길가던 사람들도 다 한 번이상 거닐고 간다. 월성(반월성) 주변도 많은 대대적인 정비로 이제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고 도심 유적지들도 많이 정비되고 있으며 가로수에서도 봄 기운이 느껴진다.
봄 기운을 느끼며 찾아 가기에는 경주남산이 제격이다. 온통 푸르름을 자아내고 있는 남산에는 한참 야생식물과 꽃들이 맞이한다. 경주남산에서 많이 찾는 칠불암 가는 길로 한번 가 보기로 했다.
서출지를 지나 남산동 쌍탑도 지나고 염불사지도 지나면서 주변에 가옥들을 보니 한참 대규모 공사를 하는 곳도 많다. 그중 한곳에서는 석조물들을 방치하고 있는 곳도 보였다. 나중에는 이것들도 이디론가 이동하거나 없어질 듯 하여 걱정도 일부 앞섰다.
본격적으로 칠불암 가는 길로 가다가 오랫동안 찾지 않았던 천동골을 다시 가 보기로 했다. 인적이 드문 골짜기로 정말 가기 어려운 장소 중 한 곳이다. 진입로 이정표도 없고 마치 산길을 감각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
경주남산을 여러 본 올라가 보아도 천동골을 다녀간 사람들은 매니아를 제외하고는 드물 것이다. 날씨가 정말 무덥게 느껴진다. 가는 중간 중간 오랜만에 와서인지 길을 헤매일지도 모르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주변을 다시금 살펴 보고 올라간다.
중간 중간 달라진 것은 없어도 큰 바위마다 낙서 아닌 낙서가 보인다. 근래 누군가 이런 큰 바위에 그림을 그려 놓았다. 자연 훼손인지 몰라도 아니 문화재 훼손은 아닌가 모르겠다. 오르막을 올라 정말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형태라고도 하는 디딜방아터에 이르렀다.
작은 사찰터의 부엌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에는 인적이 드물지만 중요한 유구이다. 다행히 요즘은 작은 이정표를 해 두었다.
조금 더 올라가면 천동골이라 불리게 된 천동탑이 맞이한다. 특이한 형태로 매우 이색적인 느낌은 올때마다 느껴진다. 산새 소리와 바람이 산속의 기운과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산을 내려와서는 차 한잔의 여유로 봄 기운을 몸으로 기억한다. 주변에 가까운 곳을 나서면 온통 푸르름이 자아내고 있으니 길을 한번 나서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