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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우철 광주재능기부센터 사무처장이 28일 오프닝파티에서 9개 색깔로 구분한 재능기부 분야를 설명하고 있다. '아홉빛깔 무지개 실타래'를 엮어 나눔공동체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다.
 장우철 광주재능기부센터 사무처장이 28일 오프닝파티에서 9개 색깔로 구분한 재능기부 분야를 설명하고 있다. '아홉빛깔 무지개 실타래'를 엮어 나눔공동체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다.
ⓒ 뉴스원 김태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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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별히 가진 재능이 없어서 자격이 되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재능은 잡아줄 손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주는 것이다.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재능이다."

"난 기술도 없고 경제적 여유도 없어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묻는 이들에게 장우철 광주재능기부센터 사무처장이 건네는 대답이다. 그는 "나누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재능"이라며 "그 마음이 없으면 무엇을 나눌 수 있고 기부를 할 수 있겠느냐"며 나눔의 마음을 강조했다.

최근 재능기부는 새로운 기부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법률분야·의료분야 등 전문성을 갖춘 분야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광주재능기부센터 창립... "재능기부문화 확산 통해 지역공동체 실현"

장 처장은 "운전, 요리, 물건을 나를 수 있는 조그마한 힘, 아이들이나 할아버지 할머니와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모두 재능"이라며 "특정 분야에 국한된 재능기부가 아니라 누구라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고 여러가지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는 분들에게 체계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재능기부센터를 창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재능기부센터는 지난 3월 광주광역시 동구 금동에 민간이 주도하는 전국 최초의 재능기부센터로 설립돼 28일 '나눔nJOY 오프닝 파티'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재능기부센터 창립을 추진하기 이전부터 장 처장은 매주 일요일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 치과진료 서비스를 하는 '광주희망나눔치과공동체',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무료 악기 레슨을 하는 다문화오케스트라, 독거노인들의 화장실을 개선해주는 '편안한 해우소', 주민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송화동 난장음악회 등 여러 분야의 기부·공동체 운동을 주도하거나 참여해왔다.

장 처장이 사회운동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선천성 장애를 안고 태어난 딸아이를 통해 장애인운동을 하면서부터다. 그는 "장애인운동을 하다 보니 조손가정 아이들, 한부모 아동, 다문화가정 등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러면서 차츰 재능기부 운동에 눈을 떴고 그 소중함을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능기부를 하는 분들도 다른 영역에서 재능기부를 받을 수 있도록 포인트 제도를 활용해 주고 받는 재능기부 활성화에 노력할 것"이라며 "재능기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그는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여러 분야의 재능기부자들로 구성된 '희망원정대'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면 이혼의 아픔을 겪고 있는 엄마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심각한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데 이런 경우 대개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고 방치된다"며 "이 경우 엄마에 대한 치료만 지원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상담치료·아이 돌봄·집안정리 등을 할 수 있는 기부자들로 팀을 구성해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부자와 신청자를 단순히 연결하는 매개 역할과 함께 다양한 나눔문화프로그램 등을 통해 더 많은 시민들이 나눔의 기쁨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다음은 지난 28일 오프닝 파티가 열린 호남신학대학에서 만난 장 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재능기부가 한 가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

 장우철 사무처장은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재능"이라며 "무엇이든 보탤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재능기부를 할 수 있고 받을 수 있다"며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장우철 사무처장은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재능"이라며 "무엇이든 보탤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재능기부를 할 수 있고 받을 수 있다"며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 뉴스원 김태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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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분야에서 재능기부가 이뤄지고 있다. 센터를 창립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여러 분야의 지역공동체 운동을 하면서 기부문화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늘 고민해왔다. 재능기부를 통한 콘서트 등 연예인들의 사회공헌 활동 등으로 재능기부가 기부문화의 한 트랜드가 되고 있어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재능기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과거부터 동네 음악회, 다문화오케스트라, 의료봉사활동 등도 재능기부를 받아서 추진해 온 일들이다. 특정 분야에 국한돼 있는 재능기부를 전체 영역으로 확대하고 싶었고 민간주도의 체계적인 지원센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아 센터 창립을 추진하게 됐다"

- 광주시가 주도해 활동하고 있는 프로보노(전문적인 능력을 활용해 봉사를 하는 재능기부 활동)운동과는 어떻게 다른가.
"관이 주도하는 프로보노협회와는 연관성이 없다. 광주시는 시자원봉사센터 안에 법률과 경영 분야 등 전문가를 통해 프로보노협의체를 운영하는데, 기부자의 참여 폭과 분야에 한계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는 동시에 어려움에 처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서비스 제공, 기부자와 신청자를 단순히 연결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싶어서 찾아 오곤 한다."

- 재능기부센터 창립 이전에도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기부문화 확산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딸아이가 선천성 지적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그래서 장애인운동을 했고 장애인뿐 아니라 조손가정 아동, 한부모 아동, 다문화가정의 어려움, 이러한 가정의 청소년 문제 등에 눈을 뜨게 됐다. 그래서 이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거의 활동이 재능기부를 받아서 추진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재능기부의 소중함과 힘을 느겼고 이것을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시키고 싶었다.

장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했고 다문화오케스트라를 만들고 대학생 멘토단을 운영하면서 취약계층 아이들의 무상 학원 교육 등을 추진하다 보니 복잡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가정의 문제가 연쇄적으로 해결되는 사례를 봤다. 재능기부가 한 사람뿐 아니라 한 가정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 다른 시도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온다고 했는데, 민간이 주도하는 재능기부센터가 없나.
"민간이 주도하고 다양한 영역에 걸쳐 체계적인 재능기부를 제공하는 센터는 광주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영역에서 혹은 봉사단체 개별적인 차원의 재능기부단체들은 많지만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재능기부단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

"집안 청소를 잘하는 것,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는 것 무엇이든 재능"

 28일 광주 호남신학대 티브라운2관에서 열린 오프닝파티에서 하상용(사진 왼쪽) 김유정(가운데)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하상용(앙코르52 CEO) 대표는 "대표 제의를 받고 내가 무슨 재능이 있으며 자격이 되나하는 생각에 망설여졌다"며 "무엇이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손만 잡아주어도 힘이 되고 제 경험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28일 광주 호남신학대 티브라운2관에서 열린 오프닝파티에서 하상용(사진 왼쪽) 김유정(가운데)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하상용(앙코르52 CEO) 대표는 "대표 제의를 받고 내가 무슨 재능이 있으며 자격이 되나하는 생각에 망설여졌다"며 "무엇이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손만 잡아주어도 힘이 되고 제 경험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 뉴스원 김태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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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재능기부센터가 창립한 이후 이미 300여 명이 재능기부와 후원회원으로 등록할 정도로 관심이 매우 높다. 법률, 의료, 문화예술, 교육, 체육과 건강, 번역 등 다양한 분야의 재능기부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벌써 한 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직업교육을 위해 재능기부 30여 명을 신청하기도 했고 미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한 고등학생에게는 중견 작가의 도움으로 미술 교육을 정식으로 받게 된 사례도 있다.

그리고 나눔행사를 진행해 보면 타 시도에 비해 광주시민들이 나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적 삶은 어렵지만 나눔의 정신이 저변에 많이 확산돼 있다는 점도 센터를 창립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 특정분야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내가 무슨 재능을 가지고 있지', '내가 자격이 되나'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는 특별한 자격을 갖춘 전문가의 손길만 필요로 하지도 않고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어떤 도움이든 필요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재능은 잡아줄 손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주는 것이다.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재능이다.

예를 들면 특정 영역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기부자-신청자를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문제가 한 가지 어려움만 겪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곤경에 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조언을 해주고 어떤 부분은 상담도 필요하고 심각한 우울증이 온 가정주부를 위해서 특별한 재능이 없더라도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눠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재능이다. 시민들이 기부를 어려워하지 말고 센터의 문을 두드려줬으면 좋겠다. 오히려 기부자들이 더 많은 행복을 느낄 것이다."

- 도움이 필요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본인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는 20% 정도이고 주위에서 요청하는 경우가 80% 정도이다. 그리고 전체 신청 건 수 중 90% 정도는 기부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도움을 요청하기 곤란한 분들은 5개 구의 사회복지사들과 종합사회복지관 소속 복지사 등의 정기 모임을 통해서 추천을 받아 희망원정대를 파견한다.

집안 청소, 음식 해주기 등 전문적 기술이 없어도 도움이 줄 수 있는 일이 많다. 특히 우리는 희망원정대를 통해서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 재능뱅크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재능을 기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기부를 한 자체를 포인트로 적립해 재능기부자 역시 자신이 필요로 분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화폐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기부자도 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재능을 주고 받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기부문화를 확산하자는 것이다."

 '편안한해우소'. 독거노인들을 위한 재래식 화장실 개선 프로젝트로 손잡이가 있는 수세식 변기를 설치해 주고 있다. 광주재능기부센터는 매월 2차례 정도 전문기술을 가진 기부자들과 집안일 등을 도울 기부자들을 통해 수세식 변기 설치해 주고 있다.
 '편안한해우소'. 독거노인들을 위한 재래식 화장실 개선 프로젝트로 손잡이가 있는 수세식 변기를 설치해 주고 있다. 광주재능기부센터는 매월 2차례 정도 전문기술을 가진 기부자들과 집안일 등을 도울 기부자들을 통해 수세식 변기 설치해 주고 있다.
ⓒ 다음카페 편안한해우소·광주재능기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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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의 역할이 일반적인 재능기부뿐 아니라 특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사업이 있나.
"특별사업 역시 재능기부를 통하는 것이다. '사람을 빌려주는 도서관' 행사가 그런 종류의 활동이다. 도서관에서 책 대신 사람을 빌려주는 것이다. 음악과 미술, 영상 등 5개 팀으로 구성된 '사람책'을 준비해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독거노인들을 위한 '편안한해우소' 활동, 한 가정을 위한 콘서트 등이 있다.

그리고 재능발견 프로젝트, 재능기부 아카데미, 재능기부축제 등을 통해 재능기부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 '편안한 해우소' 운동은 무엇인가.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기거하시는 독거노인분들이 많으신데 말 그대로 좁은 낡은 화장실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재래식 화장실을 수세식 화장실로 개선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령의 노인층이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할 경우 손잡이 등이 없어서 일어나는데 어려움을 겪고 혈압이 올라 쓰러지는 일도 있다. 그래서 수세식 변기에 장애인용 변기처럼 손잡이를 달아주고 있다.

대개의 경우 독거노인 분들은 말벗도 필요하고 집안 청소도 필요해서 편안한해우소는 공사를 직접 하실 분들 뿐 아니라 공사하는 동안 목욕탕에 함께 가서 말벗을 해줄 수 있는 분, 집안 청소 등을 해줄 수 있는 분들이 함께한다. 그 동안은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분들이 필요한 자재를 직접 구입해서 진행해왔는데 모금 운동을 통해서 자재를 구입하려고 한다."

-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재능기부는 젊은 층, 중장년층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실버층의 경우 여러 분야의 노하우를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도 있다. 기부하시는 분들도 기부를 받을 수 있다. 나누고 싶은 마음들이 모여져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그 마음만을 갖고 계신 분들도 센터의 문을 두드리길 희망한다."

 28일 광주 호남신학대 티브라운2관에서 광주재능기부센터 오프닝파티에는 80여 명의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28일 광주 호남신학대 티브라운2관에서 광주재능기부센터 오프닝파티에는 80여 명의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 뉴스원 김태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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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문의 : 광주재능기부센터 062-431-0918, http://www.Nanumnjoy.com 페이스북 : 광주재능기부센터.
편안한해우소 인터넷 카페 : http://cafe.daum.net/lovehaewooso



#광주재능기부센터#장우철 사무처장#편안한해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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