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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계양산 골프장 저지 시민산행. <부평신문 자료사진>
 2006년 계양산 골프장 저지 시민산행. <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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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진산으로 불리는 계양산 개발을 놓고, 롯데와 인천 시민·사회는 짧게는 6년, 길게는 14년간의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시민의 승리로 끝났다.

롯데건설은 1998년 골프장을 건립하는 개발제한구역 1차 관리계획을 인천시에 제출했지만, 시는 이를 보류했다. 2000년에도 롯데는 골프장 건립을 골자로 한 계양산 관광 단지 조성이 추진했지만, 이 당시에도 40여 개 시민·사회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2006년 6월 롯데는 다시 계양구 다남동 일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안을 제출했다. 시민·사회의 반발로 초기 27호 규모에 해당하는 골프장을 15호로 축소했지만, 결국 6년 만에 계양산은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도 지난해 6월 22일 계양산 골프장 관련하여 체육 시설로 돼 있는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시는 30일, 롯데건설이 소유한 부지를 포함한 계양산 일대에 골프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폐지하고 친환경적인 공원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고시했다. (관련기사: 인천에서 3연패... 야구 얘기가 아닙니다)

시는 계양산 환경파괴와 주민반대, 환경적 가치와 중요성 등의 이유로 골프장 폐지 당위성을 밝혔다. 계양산 북쪽 롯데 소유의 대지 290만㎡를 포함한 계양구 다남동, 목상동 일대 자연녹지를 공원 부지(717,000㎡)로 용도 변경해 공원화를 추진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시는 2016년까지 휴양림(190만9000㎡), 역사공원 3곳(72만3000㎡), 테마공원 2곳(156만6000㎡)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6년 동안 계양산 골프장 반대 싸움을 벌여 온 '계양산시민자연공원추진위위원회(이하 시민위원회)'는 바로 환영 의사를 밝혔다.

시민위원회는 "인천시민과 함께 골프장시설 폐지 고시를 환영한다"며 "이번 결정 고시로 2006년부터 롯데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은 행정적 절차에서까지 완전히 폐지되었음을 의미한다"면서, "시민위원회는 계양산을 '주민참여형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시와 협력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대적 흐름은 자연환경의 파괴를 동반하고 우수한 생태를 소수 가진 자만 향유하는 골프장이 아니라 다수 시민과 자연 생태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롯데는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행정심판 행위를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위원회는 계양산 롯데 부지를 자연 공원 부지로 시민에게 양보하는 '통 큰' 결정을 롯데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재성 시민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계앙산 골프장 반대 운동이 인천시민의 힘으로 승리했다"며 "6년 동안의 땀, 눈물, 좌절, 희망,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또 "오늘따라 계양산이 더 환하게 웃는 거 같다"고 기쁨 마음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인천시당도 이날 "계양산 골프장 건설 문제는 단순히 계양산이나, 인천에 국한된 작은 환경문제가 아니다"며 "계양산은 인천시민 모두의 재산이며 야생동식물의 마지막 삶터로 소중히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당은 계양산을 후손에게 물려줄 책임이 있는만큼 인천 시민들과 함께 인천의 진산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계양산은 395m에 불과한 작은 산이지만 인천의 허파 역할을 해왔으며, 생태와 문화의 보고로 인천시민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계양산은 1989년 대양개발이라는 건설사가 최초로 골프장 및 위락단지를 조성하려 해 개발 논란의 한 가운데 놓여 있었다. 이후 롯데가 3차례나 골프장 등으로 개발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인천지역 시민·사회 등 반대 때문에 개발 사업이 좌초됐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계양산, #롯데건설, #골프장, #시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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