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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지방일간신문인 <동양일보>(이하 <동양>) 직원이 기사 내용에 항의 전화를 한 독자에게 욕설을 해 말썽을 빚고 있다.

<동양>은 지난 7일자 <충북교육청-비정규직노조 교섭권자 놓고 '갈등'> 제목의 기사를 통해 '충북도내 일선학교의 일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비정규직 교섭권자와 관련해 법원과 고용노동부의 엇갈린 판단으로 충북도교육청과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0명이 가입돼 있는 충북도내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교섭 대상이 도교육감이라는 고용노동부의 회신에 따라 도교육감이 직접 교섭주체로 나설 것을 요구하며 도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반면 도교육청은 '법원이 비정규직 단체교섭권자를 학교장으로 규정했고, 실제 학교장이 모든 권한을 행사한다'며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동양>은 비정규직 노조의 요구를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다른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익명으로 등장시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 데 이어 몇몇 학교 비정규직 직원들의 말을 인용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왜 불만을 갖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른 기업체 계약직에 비해 월등히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  "노조원들의 무리한 주장 때문에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피해볼까 걱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와 충북도교육청과의 갈등보다는 같은 비정규직 근로자들 간 확인되지 않은 갈등을 전하는 데 치중했다는 비판을 샀다.

'왜곡보도' 항의 전화했더니... 돌아온 건 반말과 욕설

보도를 접한 한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가 8일 오전 <동양>에 전화를 걸어 한 직원에게 '왜곡보도'라고 항의했다. 교섭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어떤 근거로 '무리하다'는 것인지, 교육감을 만나고 싶다는 요구가 무리한 것인지, 10년차 급식조리원의 기본급이 100만 원인 현실이 '좋은 대우'인지를 따지기 위해서였다.

이에 대해 전화를 받은 신원을 밝히지 않은 <동양> 직원은 반말과 욕설로 응대했다.

녹음된 <동양> 직원과 일부 대화내용이다. 

동양일보(이하 동양) 직원 : 이게 이 건방진 게 '이따위'라고 누가 먼저 말했어? 이런 마개 빠진 X. 당신이 먼저 '이따위'라고 했쟎아?
비정규직 근로자 : 지금 계속 반말하시는 거예요?
동양 직원 : 내가 너한테 반말을 못할 이유가 뭐 있어? 당신 연락처 줘봐. 여보세요.
<중략>
비정규직 근로자 : 그러면 처음부터 화를 내시지 않고 이년 저년 하실 게 아니라 상황이 이차저차하다 설명을 해주시면 되는 거쟎아요
동양 직원 : 여보세요
비정규직 근로자 : 예 듣고 있습니다.
동양 직원 : 뭐 뭐 이거 민노 진보당의 순 쓰레기들 아냐 이거? 너 어느 학교 누구야?
비정규직 근로자 : 어느 학교 누군지 알아서 뭐하시게요?
동양 직원 : 찢어진 입이라고 그렇게 막말할래? 당신 지금 몇 살이야?
<중략>

<동양> 편집부국장 대신 사과 vs "폭언자 나서지 않은 사과, 못 받아"

 민주노총, 진보정당,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은 9일 오후 2시 <동양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민주노총, 진보정당,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은 9일 오후 2시 <동양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민주노총, 진보정당, 충북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은 9일 오후 2시 <동양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노동자에 대한 (언어)폭력은 용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욕설을 한 직원과 대표이사의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동양> 측은 편집부국장이 나서 "직원의 전화응대 및 욕설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당사자를 대신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욕설을 한 직원에 대해서는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신원공개조차 거부했다.

이에 대해 채려목 학교비정규직노조 조직부장은 "최소한 폭언을 한 직원과 대표이사의 사과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폭언을 한 사람이 나서지 않는 사과는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폭언을 한 당사자와 대표이사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온라인 홍보 등 대응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첨부파일
동양일보2.wav


#동양#학교비정규직#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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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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