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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심상정-유시민 의장단이 13일 전날 중앙위가 폭력사태로 무기한 정회된 것에 대해  "진보당의 혁신과 거듭남을 기대했던 많은 국민여러분께 큰 충격과 상실감을 드렸다"며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심상정-유시민 의장단이 13일 전날 중앙위가 폭력사태로 무기한 정회된 것에 대해 "진보당의 혁신과 거듭남을 기대했던 많은 국민여러분께 큰 충격과 상실감을 드렸다"며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대체 : 13일 오후 7시 40분]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단상 난입으로 무기한 정회된 중앙위원회가 13일 저녁 8시 온라인을 통해 속개된다. 오프라인에서 중앙위를 다시 속개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회의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중앙위 의장단 및 중앙위원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앙위 의장인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13일 저녁 8시부터 14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남아 있는 안건(당헌 개정안, 당 쇄신안, 혁신비상대책위 구성안)들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심 공동대표는 "저는 아직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이고 중앙위 의장이다, 저를 포함한 의장단 어제 처리하지 못한 의제들을 마무리 할 때까지 책임 있게 의장단 직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인터넷 토론회로 의견 수렴... "당 표류 막아야"

심 공동대표를 비록한 중앙위 의장단은 이날 오후 2시 인터넷 토론회를 통해 중앙위 속개 방안에 대한 중앙위원들의 의견을 모았다. 이후 공동대표단 논의를 거쳐 전자회의를 통해 중앙위를 속개하고 전자투표로 안건을 의결하기로 결정했다.

중앙위 부의장인 유시민 공동대표는 "우리 자신을 쇄신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주체가 없이 당이 표류하는 상황을 막아야한다는 데 의장단이 의견 합치를 보았다"며 "당 쇄신을 위한 결의안과 혁신비대위 구성 안건을 중앙위원들의 뜻을 모아서 결정해야만 하기 때문에 전자투표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부실과 부정, 또 전국운영위와 중앙위에서 벌어졌던 도저히 용납되어서도 안되고 될 수도 없는 민주주의 파괴행위에 대해 책임 있게 대처할 수 있는 주체를 세우겠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심상정 의장을 중심으로 한 의장단이 당을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위 의장단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자투표가 당의 공식 전자회의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의 조직적인 비토 때문이다. 당권파는 중앙위 속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인터넷 토론회 진행도 방해했다. 심상정 공동대표 등 당 대표단의 지시로 당 홈페이지에 게재된 토론회 관련 공지사항이 삭제됐고 장원섭 사무총장은 심상정 대표가 소집한 토론회를 "사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장원섭 사무총장이 버티고 있는 사무총국의 협조를 얻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중앙위 의장단은 별도의 전자투표 시스템을 이용하기로 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전자투표는 당 홈페이지에 연동해서 하는 게 정상적이지만 사무총장이 대표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 시스템을 이용해 안전하게 온라인 투표를 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별도의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유 공동대표는 "중앙위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넣고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할 것"이라며 "사후 검증이 가능하도록 데이터 관리를 하겠다, 완벽한 전자투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권파 "전자투표 인정할 수 없다"... 유시민 "당헌 파괴행위"

하지만 당권파는 중앙위 전자투표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장원섭 사무총장은 "중앙위 전자회의를 당 시스템이 아닌 (온라인) 카페 등을 이용한 유사 행위를 통해 진행한 결과는 인정될 수 없는 사적 행위이자 단순한 의견 개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시민 대표는 "당헌 파괴 행위"라며 맹비난했다. 유 대표는 "당 사무총장이 실무를 지휘하는 권력관계를 이용해 당 대표를 부정하고 당의 지도체제를 파괴하는 것은 당원을 모욕하는 일"이라며 "중앙위 의장단의 권한을 거부하는 것은 당헌을 거부하는 것으로 당장 당기위원회에 제소돼 중징계를 받아야할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장원섭 사무총장은 통합의 세 주체가 합의로 임명했지만 사실상 이정희 대표와 정치적 진퇴를 같이해야할 사람"이라며 "아직도 사무총장 자리에 남아있는 것은 정치적 양식의 결여"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당권파에서 제기하고 있는 중앙위 의장 및 당 대표 자격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당권파들은 현재 심 대표가 중앙위를 정회하면서 속개 시간을 공지하지 않은 점을 들어 중앙위가 마무리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위가 마무리 됐으니 심 대표는 의장 자격을 상실했고 중앙위 후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했으니 대표 자격도 없다는 것이다.

심 공동대표는 "당규에 정회를 선포할 때 속개 시간을 밝히도록 돼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제 중앙위는 폭력으로 중단돼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속개 시간을 '무기한'으로 한 것이고 추후에 속개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 대표는 또 "중앙위를 마무리한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중앙위는 아직 끝난 게 아니라 진행 중"이라며 "저는 적법한 중앙위 의장이고 공동대표"라고 밝혔다.

비당권파 수적 우세, 비대위 가능...당권파 반발로 내분 격화, 분당될 수도

전자투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중앙위 세력 분포상, 경선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를 핵심으로하는 당 쇄신결의안과 혁신비대위 구성안은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혁신비대위는 '강달프' 강기갑 원내대표가 위원장으로 내정된 상태로 과도기 당 쇄신을 이끌고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할 임무를 맡는다.

하지만 당권파들이 일부 중앙위원 자격 문제를 물고늘어지고 중앙위의 원천 무효를 주장하면서 비대위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통합진보당의 내분은 사실상 분당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또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자 총사퇴 결의안은 당권파의 반발로 실효를 거두기 힘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퇴 뜻이 전혀 없음이 확인된 당권파인 이석기(비례대표 2번), 김재연(비례대표 3번) 당선자가 19대 의정활동 시작 시점까지 버티기로 일관해도 마땅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유시민 대표는 "당이 결정을 내리면 당원이 따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할 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 때 가서 필요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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