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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010년 11월 11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에서 열린 서울 G20 비즈니스서밋 공식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010년 11월 11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에서 열린 서울 G20 비즈니스서밋 공식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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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당(기민당)이 지방선거에서 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몰렸다.

기민당은 지난 14일(한국시각) 치러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26.3%의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39.1%를 득표한 사회민주당(사민당)에 완패했다.

기민당은 지난 6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 지방선거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다수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이 부진하면서 사민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패하고 말았다. 

더구나 1320만 명의 유권자가 있는 독일 최대 선거구이자 산업의 중심지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열린 이번 지방선거는 내년 총선의 표심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예비 총선'으로 불렸기에 패배의 충격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내년 총선 3선 도전에 '빨간불'이 켜진 메르켈 총리는 15일 선거 결과가 발표된 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쓰라리고 고통스러운(bitter, painful) 패배"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번 선거는 나에 대한 투표가 아니었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언론의 분석은 다르다. 메르켈 총리의 긴축정책이 더 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영국 BBC는 "독일 유권자들이 메르켈 총리의 긴축 정책에 명확한(clear)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고 이번 선거 결과를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주도하며 정책 연대를 펼쳐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데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연달아 패하면서 독일에도 정권 교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긴축정책에 피로... 독일 유권자의 표심은?

반면, 사민당은 지난번 선거보다 4.6%가 오른 39.1%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도 11.3%를 득표하며 승리를 거뒀다.

사민당의 승리에는 한네로레 크라프트 주 총리의 활약이 가장 컸다. 연방정부의 긴축정책과 대립하며 주 정부 지출을 확대해 고용과 복지에 힘쓴 덕분에 비록 재정적자는 늘었지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사민당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으로 떠오른 크라프트 주 총리는 같은 여성인 메르켈 총리와의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 역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크라프트 주 총리의 승리"라고 평가할 정도다.

한편, 해적당도 7.8%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원내 입성에 성공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스웨덴 해적당'을 본보기로 삼아 지난 2006년 창당된 신생 군소정당인 해적당은 전 국민 기본소득제, 인터넷 자유, 정치 투명성 등을 강조하며 기존 정당들의 예상을 깨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리스에서도 해적당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적당의 돌풍이 사민당과 녹생당 연정의 진보층 표심을 분산시켜 오히려 내년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태그:#앙겔라 메르켈, #독일 지방선거, #기독교민주당 , #사회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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