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개막식-불꽃놀이. 수많은 시민들이 모인 5월 5일 개막식은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공연 등으로 뜨거운 축제의 현장을 이루었다.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개막식-불꽃놀이. 수많은 시민들이 모인 5월 5일 개막식은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공연 등으로 뜨거운 축제의 현장을 이루었다.
ⓒ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관련사진보기


지금 경기도 의정부에서는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집행위원장: 최진용, 예술감독: 홍승찬)가 한창이다. 의정부의 문화를 대표하는, 올해로 11회를 맞는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올해는 주빈국 카탈루냐의 개막작 <플렉스>와 폐막작 <싱!싱!싱!>으로 하고, 국내 자체제작공연을 4개로 늘리는 등 더욱 다채로운 내용으로 돌아왔다.

5월 5일 '개막행사'는 의정부 시장의 가두행진과 시민들의 열띤 호응으로 불꽃놀이와 함께 축제분위기를 이루었다. 5~6일 공연된 개막작 <플렉스>는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와 아크로바틱 댄스가 음악안에서 어우러지며 색다른 체험을 가능하게 했다. 슬로베니아 팀의 <핑크노이즈>(5~6일), 호주팀의 <루프 더 루프>(10~11일), 프랑스 팀의<자전거피아노>(12~13일) 모두 음악에의 색다른 접근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외 야외광장과 시청 등에서 음악, 인형극, 마임 등 다양한 프린지 무대와 공연에 관한 워크숍, 심포지엄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예술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의 내용과 서사민요 '진주난봉가'의 형식, 전통 가락과 가요, 재즈, 랩까지 녹여낸  합창뮤지컬 <현제와 구모텔>(6일) 또한 일품이었다. 작년에도 공연된 <현제와 구모텔>을 2011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제1회 국제음악극어워드' 우수상 수상으로 이끈 주역이었던 김나니는 올해 <현제와 구모텔>에서 더욱 성숙해진 혼신의 연기와 맛깔스런 소리로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관람온 어린이층의 공감을 얻어냈다. 형식면에서 동서양과 고전과 현대를 접목한 부분도 의미있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현제 역할의 김나니의 1인 다역으로 채워진 무대를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발레뮤지컬 '에디트피아프의 사랑의 찬가'.전설의 프랑스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생애를 무언의 춤과 발레로 표현하며 중장년층에게 모처럼의 휴식을 제공하였다.
 발레뮤지컬 '에디트피아프의 사랑의 찬가'.전설의 프랑스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생애를 무언의 춤과 발레로 표현하며 중장년층에게 모처럼의 휴식을 제공하였다.
ⓒ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관련사진보기


10일~12일에 공연된 발레뮤지컬 <에디트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는 비운의 삶을 마친 재능과 열정의 프랑스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삶을 무언의 '발레'라는 몸짓 언어로 표현한 이색적이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공연이었다. SEO(서) 발레단(단장: 서미숙)과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오랜 기획과 노력끝에 성사된 이번 작품은 노래나 연극, 뮤지컬처럼 가사나 대사 없이 장면의 흐름과 춤만으로도 한 무용수를 통한 인생의 역정과 삶의 기쁨과 환희, 슬픔을 표현해 내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근현대 시대의 옛 거리를 배경으로 에디트 피아프의 회상장면과 당시의 풍경들이 우아하면서도 우수어린 감성을 자극하며 다채로운 장면들의 발레 독무와 군무로 꾸며져 있었다.
한국의 현대사회를 바쁘게 달려온 중년층의 휴식을 위하여 만들었다는 이 작품은 춤이기 때문에 그 의도대로 대사와 노래가 없어도 그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면 되는 공연이었다. 요사이 7080세대를 겨냥한 대중가요와 뮤지컬 공연 등이 유행을 하는 분위기에서, 발레에서도 이 중년층을 위한 쉼터를 제공한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겠다.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프랑스 여배우 피아프 델핀헥끄(에디트 피아프 역)는 에디트 피아프의 정열적인 사랑과 삶을 잘 그려내고 있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가 흘러나오며 그녀가 생의 모든 감정을 담은 강렬한 붉은 표정을 지을 때는 가슴이 뭉클했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노에서 지금은 중견안무가로 활동중인 이원국(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보여준 멋진 탱고 춤도 반갑고 인상적이었으며, 여성주역무용수인 전효정과 장운규의 화려한 춤 개인기 또한 돋보였다.

이탈리아 팀의 '칼로니 이발소'. 마임과 코미디,서커스가 결합하여 음악안에서
이야기를 구성하며 눈과 귀가 즐거운 공연이었다. 후반부에 관객에게 직접 이발을 해주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탈리아 팀의 '칼로니 이발소'. 마임과 코미디,서커스가 결합하여 음악안에서 이야기를 구성하며 눈과 귀가 즐거운 공연이었다. 후반부에 관객에게 직접 이발을 해주며 웃음을 자아낸다.
ⓒ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관련사진보기


12일~13일에 공연된 <칼로니 이발소>는 음악과 마임, 서커스가 만나 이발소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더블베이스, 클라리넷, 색소폰, 드럼 등 다양한 악기가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클래식부터 재즈까지 다양한 레파토리를 수준급으로 연주하며, 서로간의 질투를 표현하는 코믹한 마임동작과 거기에 고공 서커스급의 몸동작까지 소화해 귀와 눈을 만족시키며 웃음을 선사하였다.

마지막에는 관객을 무대로 초대하여 이발을 해주는데, 한국식으로 가격 흥정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였다. 처음엔 이발 비용 만원이 비싸서인지 용기 때문인지 관객석에서 아무도 무대로 올라가지 않고 서로 올라가라며 긴장감이 감돌았는데, 이것 또한 무대의 현장감을 느끼게 해주며 무척 흥미를 더하였다. 용기를 내어 무대로 올라간 관객의 머리를 감길 때에는 약간은 짖궂게 대하며, 고공으로 의자가 솟는 등 갖가지 서커스 요소가 등장하며 재미있는 풍경을 연출하였다. 공연 후에는 친절하게 다양한 포즈로 관객과의 포토타임을 가지는 등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기도 했다.

'칼로니이발소' 공연후에는 배우들이 친절하게 관객들과 다양한 포즈로 기념촬영을 해주어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었다.
 '칼로니이발소' 공연후에는 배우들이 친절하게 관객들과 다양한 포즈로 기념촬영을 해주어 즐거운 추억을 남겨주었다.
ⓒ 문성식

관련사진보기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0여 명의 남녀노소 의정부 시민이 함께 모여 만든 자체제작 합창뮤지컬 <의정부사랑가>(13일)는 작년 11월부터 7개월간의 의정부 시민들, 그리고 연습과 공연을 이끈 홍준철(성공회대 교수) 지휘자의 땀과 노고를 느낄 수 있는 훌륭한 공연이었다.창작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작곡가 노선락의 작품으로 전통가락과 가요, 재즈, 랩까지 동서양의 음악이 다양한 합창곡으로 녹아나며 가슴 찡한 눈물과 웃음을 선사했다.

주인공인 순정의 '시집살이 노래'와 신나는 리듬의 '떡두꺼비' 노래, 그리고 '상여소리' 등의 주옥같은 레퍼토리가 여주인공 순정과 남편 문중, 자식을 둘러싼 가족의 진솔한 이야기로 풀어지며 자연스럽고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었다. 단원들은 옛 시집살이와 부모자식 간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 등 우리들의 진짜 이야기이기에 더욱 공감을 가지고 무대에 임하고 있었다.

삶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아마추어가 아니기에 이 작품 <의정부사랑가>에서는 시민단원들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이들이 만든 아름다운 화음과 연기는 그 어느 프로 가수나 연기자도 만들 수 없는 그들만의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찬 무대로 전달되고 있었으며, 특히 순정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부르는 애절한 마지막 노래는 가슴을 울리며 가슴깊은 감동을 남겨주었다.

5월 15일 공연된 <조수미스페셜콘서트>는 "보헤미안"이라는 부제로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진솔하고 쾌활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귀중한 공연이었다. 이번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명예위원장이기도 한 그녀는 공연전 어머니와 함께 <조수미 특별전-아름다운 도전>을 둘러보았다. 조수미의 성장과정 사진, 무수한 상패, 읽었던 음악악보 등 어린시절부터 지금껏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전시장에서 관객들은 세계적인 음악가 조수미를 인간 조수경(조수미의 본명)으로서 바라볼 수 있었고, 그녀 자신은 모처럼 어머니와의 오붓한 시간으로 즐거워하였다.  

'조수미스페셜콘서트' 공연에 앞서 '조수미특별전-아름다운 도전'을 찾은 조수미와 그녀의 어머니가 상장 앞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조수미스페셜콘서트' 공연에 앞서 '조수미특별전-아름다운 도전'을 찾은 조수미와 그녀의 어머니가 상장 앞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관련사진보기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음악공연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와 부대행사로 축제 분위기를 이루고 있었다. 날마다 지역의 여러 유명인사가 번갈아 제공하는 막걸리 파티 "오늘은 내가 쏜다"로 음악회 관람 후 시원하게 저녁밤의 만찬도 가능하다. 정규 음악회 공연 외에 의정부 예술의 전당 로비와 야외무대, 행복로,시청광장 등에서는 음악회, 인형극, 마임, 국악, 재즈 등 32개팀 58회 공연으로 다채롭고 수준높은 프린지 무대가 진행되고 있으며, 벼룩시장, 먹거리 장터 등 신나는 현장분위기가 축제를 이룬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뿐 아니라 개관 이후 2002년도 러시아 타캉카극장, 2003년도에는 프랑스 빠사제 극단의 레시프, 2004~2006년도에는 보리스에이프만 발레단, 미국의 놀라운 만찬 등 수많은 세계적인 화제작을 국내최초로 소개하였다.

또한 시즌별 공연으로 송년시즌 공연, 여름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시리즈, 가정의 달 공연, 방학시즌 우수어린이극 시리즈, 서머페스티벌 등 시즌별로 공연 기획을 정례화해 관객층 확대를 도모하며, 2004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특성화 연극제 육성사업 선정(문화관광부), 2007년 올해를 빛낸 단체(헤럴드경제), 2008년 국제음악극축제 경기도 대표 10대 축제 선정, 2009~2010년 국제음악극축제 국고지원 공연예술행사 최우수평가를 수상하는 등 모범적인 공연장 운영사례로 귀감이 되고 있다.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오늘은 내가 쏜다'의 현장. 지역의 명사가 대접하는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음악회 후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오늘은 내가 쏜다'의 현장. 지역의 명사가 대접하는 시원한 막걸리 한잔으로 음악회 후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 문성식 기자

관련사진보기


오는 20일 폐막하는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홍보대사 <타이거 JK & 윤미래 피날레 콘서트>(20일), 국민화가 이중섭의 삶을 그린 창작오페라 <나는 이중섭이다>(18~20일), 영국호주팀의 장소특정적 몸짓 퍼포먼스 <파밀리에>(18~20일), 그리고 폐막작인 신나는 스윙 빅밴드 콘서트 <싱!싱!싱!>(19~20일)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특별전-아름다운 도전>과 <김병호 사운드 설치전 'INTERFACE'가 계속되며, 소극장 대극장 앞에서 '카네이션 팬 만들기','악기만들기','데코찰흙아트','사파리여행','네일아트' 등 프린지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아직 가보지 못했다면 이번주말 활기찬 음악속 의정부 예술의 전당으로 하루쯤 시원한 나들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KNS서울뉴스(http://www.knsseoulnews.com)에도 함께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하여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홍승찬 최진용, #조수미 타이거JK 윤미래, #이원국 서미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