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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엑스몰 입구쪽에 서 있는 안내판
코엑스몰 입구쪽에 서 있는 안내판 ⓒ 추광규
2000년 국내 최초의 도심형 복합 엔터테인먼트 상업시설로 개관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이 개장 12년 만에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것과 관련하여, 한국무역협회는 15일 오전 코엑스 위즈윗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코엑스몰 리모델링 완공 후 청사진은 장밋빛이다. 하지만 현재 코엑스몰을 임차해서 영업하고 있는 상인의 걱정은 깊어가고 있다.

상인들의 사정은 이렇다. 리모델링 공사 시작과 함께 가게를 비워줘야만 하는데, 공사를 마친 후 재입점과 관련하여 한국무역협회측이 불투명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기자간담회가 열린 회의실 장소 앞에는 임차 상인들 수십여 명이 몰려와 일방적인 계약기간 만료 및 갱신거절 통보에 대해 항의에 시위하기도 했다.

무역협회.. 코엑스몰 12년 만에 새단장 현대화 시설 도입

한국무역협회무역센터발전추진단(이하 추진단)이 밝힌 코엑스몰 공사대상과 규모는, 공항터미널과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을 제외한 총 15만2116㎡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코엑스몰의 매장 면적은 축구장 24배 규모인 17만3025㎡로 늘어난다. 총 사업비는 1800억 원 규모로 오는 10월 착공해, 2014년 11월 완공 예정이다.

추진단은 "코엑스몰은 전시컨벤션 지원시설로 개관한 지 12년이 지나 시설이 노후화돼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세계적인 위상에 걸맞는 현대화된 시설 도입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하철 9호선 개통과 GTX 통과로 연결 동선 및 새로운 MD 기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리모델링 후 코엑스몰은 현재 부족한 갤러리, 문화 스쿨, 세미나 룸 등의 문화시설과 극장 등 공연시설도 대폭 확대한다. 이 밖에도 친환경 개념을 강조하면서 지열시스템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 적용, LED 조명 사용 등 현재 에너지 소비량의 25%를 절감한다.

이왕규 추진단장은 "이번 리모델링은 G20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등으로 세계적인 명소가 된 코엑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상권의 활성화를 통해 입점 상인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공익적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코엑스를 찾는 주 연령층이 10~20대 층인데, 이들에게 코엑스가 단순한 쇼핑 장소에 머물지 않고 문화를 느낄 수 있게끔 접목할 예정"이며 "코엑스가 비즈니스의 장소를 넘어서 문화의 장소로 남게 하겠다"며 리모델링 완성 후의 장밋빛 청사진을 밝혔다.

리모델링 후 청사진은 장밋빛... 임차 상인들 반발 무마가 선결 과제 

 코엑스몰 리모델링후 조감도. ASEM광장의 이미지다. 이곳은 지하철 9호선과 연결되는 곳이다.
코엑스몰 리모델링후 조감도. ASEM광장의 이미지다. 이곳은 지하철 9호선과 연결되는 곳이다. ⓒ 무역협회 제공

이창선 추진단 실장은 동영상이 포함된 약 10분여 동안의 설명을 마친 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임차 상인과의 갈등과 관련하여 상당한 시간을 갖고 토론에 임했다. 다음은 이 실장과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 내용 정리다.

- 리모델링 완공 후에는 '공개경쟁 제안입찰 방식'으로 바뀐다고 하는데, 그 차이점은 무엇인가. 
"기존의 '임대료 최고가 입찰 방식'은 금액을 많이 적어내는 사람에게 임차를 주는 방식인데, 완공 후 입찰 방식은 '공개경쟁 제안입찰방식'이다. 이는 가격으로만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임차인이 얼마나 상권을 활성화를 했느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 상인의 협조가 절실했던 핵안보정상회담이 끝나는 날에 맞춰, 기습적으로 3월 27일 계약종료 및 갱신거절 안내 통지문을 보냈다. 이에 임차 상인들이 더 격양된 것 같은데,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가. 
"5월 30일 계약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2개월 전에는 법률 행위를 해야만 한다. 즉, 3월 말에 핵안보정삼회담이 끝나자마자 보낸 것은 법률적인 기한 때문이었다. 임차인들을 목 죄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다."

- 임차 상인은 직원이 리모델링 후 재입점을 약속한 후 막상 공사 시기가 닥치자 말을 바꿔 일방적 계약해지를 통보해 왔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인가?
"저희 직원이 상인들에게 재입점을 보장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 재입점 과정에서 입찰 참여 기회를 오픈하겠다고 설명했었다. 임차인이 오해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공사가 시작되면, (전체 매장을) 셧 다운을 해야 한다. 설계가 끝나고, 공사가 시작되는 올해 10월 말까지 최대한 무리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합의서를 작성하는 임차인의 경우, 단계가 늦어지는 곳은 최고 7~8개월까지 더 영업할 수 있는 곳이 있다."

- 임차 상인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향후 리모델링 공사 완료 후 임차 상인이 재입점을 희망할 경우 10%의 가산점을 줄 예정이다. 또 재창업을 포기하고, 타 상권으로 이전을 희망할 경우에는 부동산 상권 분석 등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 리모델링 후 대형화한 후 수수료 매장을 꾀하고 있다는 임차 상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매장을 대형화 하고 수수료 매장화를 하는 것은 연구 중이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몰을 연구하면서 코엑스를 대한민국과 서울을 대표하는 몰로 만들 것인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

- 리모델링을 꼭 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코엑스는 서울을 대표하는 몰이다. 통상적으로 쇼핑몰의 경우, 보통 10년 정도면 리모델링을 많이 한다. 지금한다고 해도 완공이 되는 2014년에는 15년이 된다. 코엑스몰은 이미 명소다. 많은 외국인이 찾고 있어, 리모델링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 9호선 개통과 기존의 지하철 동선을 생각했을 때, 시민이 편하게 갈 수 있게하고 경제 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가꾸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 2000년 개장시에는 에너지-환경-안전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역협회 기자 간담회 후, 상인들 불안은 여전...

 무역협회의 리모델링과 관련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임차상인들
무역협회의 리모델링과 관련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임차상인들 ⓒ 카페 '코엑스몰임차인연합회' 누리집 이미지

15일, 기자간담회는 사실상 리모델링 공사가 확정된 후 이루어진 최초의 공개적인 설명회였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도 무역협회가 그리는 리모델링 공사 후 청사진과 임차 상인 간의 괴리는 여전해 보였다. 이는 임차 상인의 불안이 가시지 않은 듯 보였기 때문.

불안을 정리한다면 무역협회측은 리모델링 후 현재의 MD를 맡은 현대백화점 측에 공간 대부분을 맡기기로 내정한 후, 형식적으로 현재의 임차 상인에게 재입점을 희망할 때 가산점 10% 등을 운운하면서 사탕발림 식으로 유혹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즉, 이 같은 계획을 숨긴 채 공사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임차 상인을 먼저 내보내야만 한다. 이에 협회측에서는 상인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이자, 개별적으로 설득해서 집단 반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분열을 꾀하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와 관련, 한창규 코엑스몰 비상대책 위원회 위원장은 "무역협회측이 공사 완공 후 매장 배치 등과 관련해 밝히지 않은 것이 문제다"며 "기자간담회도 중요하겠지만,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인과 먼저 머리를 맞대고 전후 사정을 설명하면서 대책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떳떳한 입장을 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무역협회는 동반성장과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라"면서, "무역협회와 코엑스의 위상을 높이고, 상권 활성화를 시킨 임차인의 피와 땀을 인정하고, 리모델링공사 후 재입점을 보장하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현재 코엑스몰에서 영업하고 있는 임차상인은 "무역협회의 자회사인 코엑스(주)가 오는 5월 31일자로 만료되는 시점에 맞추어, 지난 29일 '임대차계약 종료 및 갱신거절'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기존입점자에 대한 재계약을 보장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임차 상인측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여,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코엑스몰#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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