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창포는 한자로 '무창포(武昌浦)'자를 쓴다. '무(武)'자는 '굳셀 무'요, '창(昌)'은 창성할 창으로 '창성함이 강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창성함이 강하다는 뜻을 가진 무창포는 조선시대 세곡을 모아 바다를 거슬러 한강을 타고 마포나루까지 옮겨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였다고 한다.
그러니 그 옛날 조선시대는 물론이요, 일제시대에도 무창포항은 이래저래 민중들이 수탈당한 것들이 모이는 곳이었을 터이다. 양반은 혹은 임금은 일하지 않아도 진상품을 받아 먹고, 민중들은 땀흘려 일해도 세곡이다 뭐다 바치고 나면 보릿고개를 넘기기 일쑤인 삶을 살아야 했던 것이 아닐까?
일제가 다스릴 때에도 다르진 않았을 것이다. 서해안 해수욕장 중에서 원조가 일제시대 개장한 무창포해수욕장이라니 지리적인 요건 때문에라도 충남서부의 곡창지대를 약탈해가는 항으로 손색이 없었을 터이다. 물론, 군산항처럼 더 큰 항이 있었겠지만 말이다.
안개가 자욱한 날 새벽 무창포항은 쓸쓸했다. 아직도 그 옛 기운을 다 잃어버리지는 않았겠지만, 조용한 무창포항에선 수탈의 역사가 떠올랐다.
누군지 모르겠다. 무창포를 '無窓浦'라고 하여, 창이 없는 포구라고 했던 이가. 안개 자욱한 무창포항, 어쩌면 그 이름을 더 닮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