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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석학 놈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
 세계적인 석학 놈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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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위험한 지경인데, 남한도 말려들어 파괴될 수 있다. 한마디로 불을 가지고 장난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 놈 촘스키(Noam Chomsky)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중국을 군사기지로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모종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촘스키 교수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보스턴 MIT 연구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제주 강정 해군기지는 분명히 중국을 협박하고 봉쇄하려는 미국 태평양 체제의 일환"이라며 "이 기지는 불행히도 남한이 참여하고 있는 미국의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으로 말하자면 일본, 호주, 남한 등 이른바 미국의 앞잡이 국가(client states)들에게 봉쇄되어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 근해에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면?"

촘스키 교수는 "중국으로서는 당연히 주변 해역을 통제하려고 하고 있다"며 "교역국가로서 주변해역을 통제해야 중동에서 원유도 들여오고, 여러 지역으로부터 다른 자원들도 들여올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중국은 그들의 무역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교역을 위해 자유롭게 미국의 통제 하에 있는 해상로를 접근할 수 있느냐이다. 촘스키 교수는 미국의 전략을 다룬 간행물들을 예로 들며 "안보의 고전적 딜레마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문제로부터 야기되는 두 가지 측면을 보여준다. 중국이 중국 근해를 통제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이 중국 근해를 통제할 것인가가 그것이다. 미국에게는 그것에 상응한 문제가 없다. 말하자면, 중국이 카리브해 근교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는가? 이것을 해양의 자유라고들 이야기하는데, 사실상 미국의 해상 통행 통제를 의미한다."

촘스키 명예교수가 "구럼비를 죽이지마라"라고 적힌 노란 티셔스를 입고 인터뷰에 응했다.
 촘스키 명예교수가 "구럼비를 죽이지마라"라고 적힌 노란 티셔스를 입고 인터뷰에 응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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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는 공개적의로 전략의 중심을 태평양체제로 옮겼다고 공언했다"며 "이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고, 강정 해군기지는 그 전략의 일부"라고 말했다. 촘스키에 따르면 북부 호주나 필리핀의 미 해병기지도 이런 전략의 일부이다.

그는 "일본이야 기본적으로 미국의 앞잡이 나라"라며 "오키나와 주민들은 수십 년간 미군기지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그 기지들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가 가끔씩 오키나와 주민들의 요구에 호응하려고 했지만, 미국의 압력 때문에 일본 수상이 실각하기도 했다"며 "오키나와는 중요한 갈등지역"이라고 말했다.

촘스키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괌과 여타 다른 태평양의 열도를 관할하고 있다"며 "세계는 열강이 자유교역과 해양로 접근 때문에 충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이른바 태평양 전략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거듭 상기 시켰다.

"사실상 강정 해군기지 같은 것이 매우 분명한 이유로 중국을 자극할 것이다. 말하자면, 미국이 중국과 같은 적성국가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해 보라. 중국이 미 근해의 섬을 장악하고, 해군기지를 건설한다고 상상해 보라. 그리고 미 근해를 장악하려 한다고 생각해 보라. 거의 즉각적으로 핵전쟁이 날 것이다."

"제주 해군기지의 위험성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 필요"

촘스키 교수는 제주 해군기지의 위험성을 설명하기 위해 "역사상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라는" 50년 전 쿠바 미사일 기지 사태를 예로 들었다.

촘스키 MIT 명예교수.
 촘스키 MIT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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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10월이면 50년이 된다.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했었다. 당시 미국은 쿠바를 1963년 12월에 침공한다는 계획을 갖고 테러행위를 자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남한에 테러행위를 자행하고 있지도 않다. 1962년 10월 당시, 미국은 공격무기와 핵무기로 소련을 둘러싸고 있었다.

예컨대 쿠바 미사일 위기의 이슈 중 하나는,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설치하지 않는 조건으로 터키의 미군 미사일을 철수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 조건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터키에 배치된 미사일은 이미 구식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폴라리스 미사일을 갖고 있었다. 이것은 러시아를 봉쇄하는데 더욱 효과적이었다."

촘스키 교수는 "물론 당시 상황과 지금의 강정 해군기지 상황이 동일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그러나 그 배후의 논리는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어느 나라도 공격무기와 위협으로 둘러쌀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에는 터키 주변의 지중해이고, 이번에는 중국 근해이다. 중국은 아무런 위협을 가하고 있지 않는데도 말이다."

촘스키 교수는 "제주 해군기지 찬반 논란이 지난 4.11 총선에서 진보 진영에 불리한 이슈로 작용하고 보수층의 결집 효과를 낳았다"는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남한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제주 해군기지의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태그:#놈 촘스키,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오바마, #4.11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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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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