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공연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황금빛 의상을 한 장흥사 부설유치원 꼬마들의 천수관음상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한 동안 박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 정도길
오는 5월 28일(음, 4월 8일)은 불기 2556년 되는 해로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기 위해 거제불교사원연합회에서는 지난 23일(수) 오후 6시 거제시체육관에서 봉축행사가 성대히 열렸습니다. 거제도내 사찰과 암자의 스님을 비롯한 관내기관단체장과 불자 1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봉축식이 열렸으며, 거제 시가지 제등행렬도 이어졌습니다.
▲제등행렬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마치고 거제시가지 제등행렬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 정도길
제1부 식전행사, 제2부 봉축법요식 그리고 제3부 제등행렬을 하는 내내 불자들은 저마다 불심을 가득 안은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이날 봉축식은 축하행사를 불자들이 직접 만들어 선을 보였다는 점에서 예년과 특별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불자들로 구성된 여성 합창단의 하모니는 체육관 내부를 돌고 돌아, 세상 밖 온 누리에 목탁소리로서 깨달음을 깨우치게 하고도 남았습니다.
▲천수관음상 공연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황금빛 의상을 한 장흥사 부설유치원 꼬마들의 천수관음상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한 동안 박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 정도길
정말 아름다운 모습은 또 있었습니다. 몸의 균형을 잡기도 어려운 꼬마아이들이 펼치는 연기는 순수함 그 자체였습니다. 연신 허공에 손을 휘저으면서도,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 내겠다는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황금빛 의상과 모자 그리고 손 장갑을 두른, 천수관음상을 한 아이들은 진정 부처의 모습이었습니다.
▲스님과 불자들지난 5월 23일 거제시체육관에서는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봉축법요식이 성대히 열렸습니다. 어린이들의 무대공연을 기념하기 위해 부모님들은 사진을 찍기 바빴습니다. ⓒ 정도길
식전행사는 사물놀이(거사연풍물단), 불교합창단 공연(계룡사/용주사/장흥사), 어린이집, 유치원 공연(계룡사 선재어린이집/용주사 룸비니유치원/장흥사 부설유치원)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큰 박수가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큰 감동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육법공양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서 육법공양을 올리고 있습니다. ⓒ 정도길
다음으로, 봉축법요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봉축법요식은 무대장엄용 연등 점등식, 육법공양, 개회사, 삼귀의례, 반야심경봉독, 내외빈소개, 봉축사, 축하인사, 인사말씀, 청법가, 법어, 발원문낭독, 사홍서원 그리고 폐회로 이어졌습니다.
▲제등행렬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거제시가지 제등행렬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 정도길
열기가 찬 봉축행사로 시간은 당초 계획된 것 보다 다소 늦어지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야간 시가지 제등행렬은 이날 봉축행사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마음에 평화를! 세상에 행복을!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 열린, 거제불교사원연합회가 주관한 봉축행사는 밤 10시를 넘겨 성대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합창단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서 어린이 합창단 공연이 있었습니다. ⓒ 정도길
이날 호석 스님(총명사 주지, 장승포동 소재)의 봉축사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나'를 존귀하게 여기듯이, '남' 또한 존귀한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가족의 행복이 소중하듯이, 이웃의 행복이 소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중략) 상대가 아닌 '우리'가 되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때 평화가 찾아옵니다. 나의 주장을 멈추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 소통이 시작되고, 스스로를 조용히 관조하며 끝없이 되묻는 성찰이 새로운 관계를 이루어 냅니다. 기쁨으로 맞는 초파일. 우리 사부대중은 오늘을 동체대비와 중생구제의 큰 발심을 하는 날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합창단 공연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서 계룡사 동백 합창단의 합창 공연이 있었습니다. ⓒ 정도길
불, 법, 승 삼귀의례와 사홍서원 낭독 그리고 반야심경봉독도 이어졌습니다. 불심이 부족한 탓일까요, 노력이 부족한 탓일까요? 반야심경을 아무리 외워도 중간 부분에는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고 맙니다.
▲제등행렬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봉축법요식을 마치고, 거제시가지 제등행렬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 정도길
그런데 앞줄에 연세가 많아지면서, 키도 등치도 작아지는 듯 보이는, 한 할머니는 반야심경을 한 부분도 빠트리지 않고 끝까지 따라 합니다. 부끄럽다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초등학교 다닐 적, 국민교육헌장 외우듯, 반야심경을 외워 볼까 합니다.
▲제등행렬부처님 오신 날 제등행렬. ⓒ 정도길
이날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 참여를 통해 '나'의 어리석음과 부족함을 조금이나마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리석음과 부족함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나 자신을 존중하고, 남을 배려하는 자세를 배워 보려 합니다.
오는 사월 초파일(5월 28일)에는 작은 등 하나라도 달아 세상의 밝은 빛을 내는데 동참하리라 다짐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