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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윤 통합진보당 당원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내홍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병윤 통합진보당 당원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내홍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이주빈

29일 오후 광주시의회 기자실, 오병윤 통합진보당 당원비상대책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애초 기자회견의 취지는 30일 개원하는 19대 국회에 임하는 포부를 밝히기 위해서였다. 오 위원장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야권단일 후보로 광주 서구을 선거구에서 당선했다.

 

하지만 오 위원장의 기자회견은 통합진보당 '내홍'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장이 되고 말았다. 그 역시 이를 예상하고 온 듯 때론 설명하는 방식으로, 때론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솔직하게 밝혔다.

 

오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내홍과 관련 "광주시민들께서 야권이 단결해서 대선에서 정권교체해야 하는데 그 일익을 담당할 통합진보당이 당 내부 문제로 이를 어렵게 만드는 것 아니냐고 걱정과 우려를 많이 하시고 있다"고 지역 인사들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했다.

 

오 위원장은 "시민들로부터 당 내분을 빨리 수습해 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았다"며 "(통합진보당 내홍과 관련) 죄송하다"고 다시 정중하게 사과했다.

 

"공식 기구는 혁신 비대위... 당원 비대위는 자발적 모임"

 

그는 당내 경선 부정 의혹과 관련 "일부 부실이 있었고 일부 부정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진상보고서가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 조사해서 발표하랬더니 정황만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 위원장은 "당시 진상조사단이 문제를 제기한 후보 측 인사들로 구성됐었다"며 "오래 걸릴 일도 아닌 만큼 이번에 새로 꾸린 진상조사특위에서 정확하게 조사해서 책임질 내용과 선을 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당원 비대위가 혁신 비대위에 맞서는 구 당권파의 당내 조직이 아니냐는 질문에 "통합진보당의 공식 기구는 혁신 비대위"라며 "당원 비대위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당원과 당 내분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자발적 모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그는 "당원 비대위가 활동시한을 새로운 당 지도부가 선출되는 6월 말까지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당원 비대위는 새로 꾸려진 진상조사위가 활동을 마치는 6월 말 안에 정치적 해법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즉 새로 꾸려진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책임의 폭과 수위를 정하되 당내 세 계파(구 민주노동당계·국민참여계·진보신당 탈당파)가 막 가지는 말자는 것이다. 오 위원장이 변함없이 "선 진상조사"를 강조하면서도 "비례후보 사퇴에 대한 당원 비대위의 입장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은 정치적 해석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그는 활동시한이 정해진 당원 비대위의 역할은 "정확한 진상조사를 통해 후보 개인이 져야 할 책임과 당의 부실한 관리가 가져온 책임, 국민정서와 당원의 요구를 신속하게 종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확한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면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비례대표 후보들도 그 결과와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의 발언을 풀이하자면 구 당권파 비례대표 당선자들이 막무가내로 버티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당원 비대위의 역할 중 하나로 "국민정서와 당원의 요구를 신속하게 종합하는 것"이라고 밝힌 대목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구 당권파 인사들은 그동안 '당원의 명예'를 줄곧 강조해왔다. 오 위원장은 여기에 '국민 정서'를 덧붙이며 정치적 해결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만 보면 울렁증... 대선 승리 위해 당원 비대위원장"

 

오 위원장은 '광주지역 시민사회가 당원 비대위원장을 사퇴하라고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시민사회와 대화하고 충분하게 소통해서 이해를 구하겠지만 그것이(당원 비대위장 사퇴가) 시대적 요구라면 받아들이겠다"며 "진보정당도 정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가 "언론만 보면 울렁증이 난다"고 표현할 만큼 당 내홍을 극렬한 계파투쟁 정도로 치부하는 언론보도 양태에 대해 통합진보당 역시 정당의 정치력이 자율적으로 작동되는 정당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오 위원장은 "대선만 아니면 당원 비대위원장도 하지 않는다"면서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때부터 야권연대 실현을 위해 노력해온 사람으로서 12월 대선을 국민이 이기는 선거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야 하고, 이 과정에서 이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통합진보당 구 당권파 한 관계자는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로 대화를 해야 하는데 그 대화 채널로 세 계파가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이는 오병윤 위원장뿐"이라며 "본인이야 힘들겠지만 그래도 오 위원장이 당원 비대위장을 맡고 나서부터 혁신 비대위와 물밑 대화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정치적 합의점도 찾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종북 세력 운운하는 것에 대해 "자기중심도 없이 쫓아다니는 것이 종북일 텐데 그런 표현 자체가 옳지 않다"며 "정말 그런 세력이 있을까, 남한 내에는 있지도 않다"고 가볍게 받아 넘겼다.

 

또 언론에서 집중 부각하고 있는 이석기·김재윤 당선자의 거취와 관련 "(이석기 당선자는) 조만간 결론이 날것"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김재윤 당선자는 경쟁 후보가 아니라 전략 후보로 찬반을 묻는 후보자였는데 무조건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진보의 가치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비상대책위#오병윤#종북 세력#이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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