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아웅산 수치
ⓒ World Economic Forum	관련사진보기

24년 만에 역사적인 해외 방문에 나선 미얀마(버마)의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미얀마 민주화 개혁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며 주목을 받았다.

태국을 방문한 수치 여사는 1일(한국시각) 수도 방콕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회의 연설에서 "최근 미얀마의 개혁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낙관론(reckless optimism)을 경계해야 한다"며 "낙관론은 좋은 것이지만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낙관론보다는 건강한 회의론(healthy skepticism)이 미얀마에 더욱 적절할 것"이라며 "국제사회도 미얀마 민주화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는 시각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 운동을 이끌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수치 여사는 그동안 가택 연금과 해외 출국 후 군부의 귀국 불허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얀마 밖을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어 의회 입성에 성공했고, 미얀마도 군부 통치를 끝내고 민간 정부가 출범해 정치범 석방, 경제 개방 등 다양한 개혁 정책을 시도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수치 여사는 24년 만에 해외 방문에 나선 연설에서 미얀마의 미래에 대한 지나친 낙관과 과대평가를 경계하며 올바른 개혁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얀마는 미국-중국 싸움터 아니다"

수치 여사는 군부 독재와 경제 제재 탓에 산업화가 늦은 미얀마에 대해 해외 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수치 여사는 "무엇을 하겠다는 말보다 무엇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해외 기업들의 투자로 인해 미얀마에 더욱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치 여사는 "부정부패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투자는 원치 않는다"며 "미얀마에서 투자로 이윤을 내는 만큼 일자리와 직업교육 기회 제공 등을 우선으로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치 여사는 "미얀마가 미국과 중국의 싸움터가 되는 것을 우려한다"며 최근 미얀마의 경제 개방과 자원 확보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두 나라에 경고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