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 경찰서가 5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집행부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지난 5월 21일 정영하 노조위원장, 강지웅 사무처장, 이용마 홍보국장, 김민식 부위원장, 장재훈 정책교섭국장 등 5명 전원에 대해 청구된 영장을 기각한 지 2주 만이다.

"구속영장 신청할 대상은 노조 집행부 아니라 김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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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정영하 위원장을 비롯한 강지웅 사무처장, 이용마 홍보국장, 장재훈 정책교섭국장, 김민식 부위원장이 5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남문 광장에서 남부지방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나서자, 도열한 조합원들이 박수를 치며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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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는 경찰의 구속영장 재신청에 대해 "파업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노조를 파괴하고 원천적으로 노조 활동을 봉쇄하려는 공작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영장기각 이후 MBC 노조는 '무용가 J씨와 김재철 사장이 아파트 3채를 공동 구입·관리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김 사장을 업무상 배임과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사측은 박성호 기자회장 해고를 비롯한 중징계로 맞섰다. 지난 1일에는 조합원 35명을 무더기 대기발령 하기도 했다. 노조는 "사측이 사태해결은커녕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탄압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집행부에 대한 영장 재신청은 사측에 편향된 사법 기관의 검은 속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주 금요일 노조는 사측에 대화를 공식 요청했고 사측 역시 이를 받아들인 상태에서 경찰의 구속영장 재신청은 어렵게 시작되려던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경찰 수사의 편향성도 지적했다. 이들은 "MBC 노조는 지난 3월부터 이미 세 차례에 걸쳐 김재철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면서 "그런데도 경찰은 지금까지 김 사장을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단 한차례만 형식적으로 소환 조사했을 뿐 이후 수사를 전혀 진행하지 않아 전형적인 봐주기 수사, 편파 수사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 영등포 경찰서가 지금 당장 구속영장을 신청할 대상은 노조 집행부가 아니라 속속 범죄 혐의가 드러나고 있는 김재철 사장"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변호사 협의를 거쳐 오는 9일 또는 10일 영장실질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조는 지난 영장실질심사 당시 집행부 구속에 대비한 2선 집행부를 구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