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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한국전력공사가 주민 분신사태로 중단됐던 고압 송전탑 공사를 재개하기로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어 또 다시 마찰이 우려된다.

정부는 부산 '신고리' 지역에 2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추가 건설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 송전선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송전탑은 울산 울주 정관면을 거쳐 경남 양산·밀양, 경북 청도 등에 걸쳐 총 161개가 세워지며, 총 송전선로는 90.5km다.

밀양에만 총 69개의 송전탑이 세워지는데, 현재까지 6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송전탑은 965kv로, 주민들은 송전탑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밀양 단장·산외·상동·부북면 주민들은 대책위를 꾸려 활동하고 있다. 반면 밀양 청도면 주민들은 한전 측과 송전탑 공사에 합의했다.

밀양 주민들은 고압 공전탑 건설 공사재개에 반대하며 오는 7일 밀양강 둔치에서 집회를 연다. 사진은 송전탑 반대를 외치며 지난 1월 16일 고 이치우씨가 분신 자살한 뒤 밀양시청 앞에 마련된 빈소
 밀양 주민들은 고압 공전탑 건설 공사재개에 반대하며 오는 7일 밀양강 둔치에서 집회를 연다. 사진은 송전탑 반대를 외치며 지난 1월 16일 고 이치우씨가 분신 자살한 뒤 밀양시청 앞에 마련된 빈소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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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측의 밀양지역 송전선로 공사는 지난 1월부터 중단됐다. 주민 고 이치우(74)씨가 올해 1월 16일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 다리 입구에서 송전선로 공사에 반대하며 분신 자살한 것이다.

고 이치우씨 장례는 지난 3월 7일 치러졌다. 한전 측은 장례 이후 90일 동안 공사를 중단했으며, 오는 8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한전 측은 "대책위와 합의대로 장례 후 애도기간을 거쳐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65kv 송전탑 반대 주민대책위'와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는 7일 오전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 앞에 있는 밀양강 둔치에서 "765kv 송전탑 공사재개 한국전력 규탄 및 송전탑 경과지 주민 단결대회"를 연다.

이날 주민들은 집회를 연 뒤 한전 밀양지사 앞까지 거리 행진한다. 분신대책위는 애초 요구했던 지식경제부 장관의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 이치우씨가 분신한 뒤 지식경제부 차관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밀양을 방문했지만, 장관은 방문하지 않았다. 분신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이치우 어르신 분신 이후 지식경제부와 한전은 한번도 성의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송전탑으로 인해 주민들이 하는 걱정에 대해 정부는 한번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전은 90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공사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주민들은 송전탑 백지화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또다시 공사를 재개할 경우, 갈등이 불가피 할 것이다. 정부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밀양시의회 허홍 의원은 "주민들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속에 송전탑 공사를 재개할 경우 갈등이 유발될 것이다. 답답하다.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문정선 의원은 "이치우 어르신 분신 이후 장례를 치른 사실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장관은 밀양 주민들과 만나지도 않았다. 개선 방안이 없는 속에 공사 재개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진선미, 김광진 등 국회의원들은 지난 5월 23일 밀양시 상동면 고답마을을 찾아 송전탑 민원 현장을 살피기도 했다.


태그:#송전탑, #고 이치우 어르신, #지식경제부, #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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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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