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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박종철 인권상' 수상자로 김석진(52)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이 선정됐다. 6일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이사장 안승길)는 올해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김석진씨는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해고된 뒤 오랜 투쟁 끝에 복직했고,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앞장서 왔다. 그는 1980년 현대미포조선에 입사해 노동조합 체육부장과 대의원·운영위원 등을 지낸 뒤 1996년 현대미포조선 민주노동자동지회 초대 의장을 지냈다. 이듬해 노조 활동을 하다 부당해고됐고, 2000년 180일간 철야노숙투쟁과 43일 단식투쟁을 벌였다.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김석진 의장이 '제8회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징계해고 당한지 8년 3개월, 소송을 낸 지 5년 5개월만에 복직 확정판결을 받았던 2005년 7월 22일 대법원 판결 직후 밝게 웃고 있는 김석진 의장의 모습.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김석진 의장이 '제8회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은 징계해고 당한지 8년 3개월, 소송을 낸 지 5년 5개월만에 복직 확정판결을 받았던 2005년 7월 22일 대법원 판결 직후 밝게 웃고 있는 김석진 의장의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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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씨는 울산지역해고자 협의회 의장, 용인기업 불법파견인정과 고용승계 울산대책위원회 공동대표, 현대미포조선 단협·규약 사수 현장조직 공동투쟁본부 공동대표, 사내하청 용인기업 복직연대투쟁 정규직 현장대책위원회 대표 등을 지냈다.

2005년 해고무효화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판결해 원직복직했던 그는 현대미포조선 하청인 '용인기업' 복직연대투쟁과정에서 2009년1월17일 현대중공업 경비대로부터 심야테러를 당한 뒤 1년간 병원통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현재 그는 '중등도 우울증에피소드 병명'으로 산재요양 중이다.

박종철인권상 심사위원회는 "고심 끝에 자본과 권력의 유착에 맞서 장기간의 해고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복직한 이후에는 정규직의 신분임에도, 테러를 당하면서까지도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과 정규직화를 위해 헌신해 온 김석진씨에게 격려와 연대의 뜻을 전한다는 의미로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는 "회사에서는 동료들과 심지어는 사내하청 노동자들까지 그와 접촉을 꺼리고 피하면서 '왕따' 신세를 감내해야 했다"며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며 노동운동에 뛰어든 민주노조운동가 김석진은 자본과 권력의 횡포 앞에 노동운동가 김석진은 물론 한 인간 김석진의 존재마저 위협받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심사위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현장을 먼저 생각하고 동료를 먼저 생각하면서 변함없는 연대의 의지, 투쟁의 의지를 밝히고 계시는 김석진씨는 모든 이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보다 많은 이들의 따뜻한 연대의 손길이 전달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이 상이 김석진씨와 그의 가족, 그리고 동지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심사위는 진관 스님(위원장,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김거성 한국투명성기구 회장, 박동호 천주교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정도 스님(양산 전법회관 주지), 조국 서울대 법대교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로 구성돼 있다.

소감은? ... "자본에 빼앗기고 당하고 ..."

김석진 의장은 수상 소감으로 "감사드린다. 이에 힘입어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밝혔다. 그는 "해고된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해, 현대중공업 경비대의 살인적 폭력과 사측의 반인권적 노무관리를 규탄하며 회사와 투쟁해오는 동안, 저들은 저를 보고 거짓과 음모를 꾸며 선동하고 있다고 고립시키려 해왔다"며 "그러나 어떤 노동자도 자신의 인간다운 삶을 놓고 거짓과 음모를 꾸미지 않습니다. 자본에 빼앗기고 당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거짓과 음모를 꾸밀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계로 수출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세계를 선도하는 일등기업의 허상 아래에는 비정규직 차별과 정리해고 위협, 장시간 노동, 산재라는 이름의 기업 살인, 반인권적 노무관리의 진실이 짓눌리고 은폐돼 있다"며 "이 모순된 현실 앞에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결코 내려놓지 않으려 합니다. 또 투쟁의 의무를 벗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투쟁만이 야만에 짓눌려있는 노동자의 진실을 바꿔낼 수 있다. 노동자가 하나 되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올 때까지 열사의 정신을 가슴에 담고, 머리가 희어질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을 열사 앞에서 다시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철 인권상은 이인영 전대협 초대의장, 윤기진·황선 부부(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과 대변인), 이동진 한총련 조국통일위원장(경상대 총학생 회장), 최승환 한총련 의장(부산대 총학생 회장), KTX여승무원 노조, 이시우 사진작가, 도한영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사무처장,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등이 받았다.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박종철인권상'은 지난 2003년에 제정된 이래 국가권력의 부당한 폭압에 맞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이나 단체, 소수자·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지키고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이나 단체를 선정하여 시상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7일 오전 경찰청인권보호센터(옛 남영동대공분실) 7층 강당에서 열린다.


#박종철인권상#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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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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