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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세상에 저항하기
미친 세상에 저항하기 ⓒ 마티
앨 고어는 노벨 평화상 수상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래가 지금 우리의 현관문을 노크합니다.(중략) 후손들이 우리에게 던질 질문은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습니까.' 혹은 '수많은 사람들이 해결 불능으로 여겼던 위기를 그렇게 박차고 일어나 성공적으로 해결하다니 어디서 그런 도덕적인 용기를 얻었습니까?'" - 책 본문에서

문명은 발전하고 있지만 모순적이게도 인간의 권리와 자유는 억압되고 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한국에서도 흔한 일이다. 자동차 회사 직원들이 파업했다는 이유로 고무총탄을 맞고, 무고한 철거민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헌법상의 시위할 권리를 행사하는 시민들이 물대포에 젖는 풍경은 자주 신문 일면을 장식한다.

정말 심각한 것은 국민들의 소리, 여론과 언론이 탄압받는 것이다.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쓰거나 현 대통령을 야유하는 그림을 그렸다고 국가보안법을 씌워 국정원에 데려가거나, 심하면 수년 형을 선고한다.

이런 현실을 보고만 있어야 할까? 가만히 있으면 세상은 나아지지 않는다. 우리가 의심하고 발전시켜야 사회가 더 올바른 길로 나아갈 것이다. 커다란 변화일지라도 개개인이 행하는 조그마한 행위를 그 시작으로 한다.

이 책 <미친 세상에 저항하기>는 민주주의를 지켜낸 진정한 활동가, 운동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거창한 영웅이 아니라 고등학교 학생, 흑인 시민들, 도서관 사서들 같은 평범한 시민들이다.

이들의 사례를 접하고, 몇 가지로 정말 놀랐다. 하나는 '이 미국이 우리가 알던 자유와 평등의 국가가 맞는가'이다. 아랍어로 쓰인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에 끌려가고, 유색인종이라는 까닭으로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것.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어떻게 평범한 시민들이 이런 용기를 가지고 국가, 사회를 상대로 투쟁하지?'였다.

책은 나무그늘 아래에서 쉴 권리를 위해 싸운 여섯 흑인 소년들도 소개한다. 이들은 학교에서 백인들만 쉴 수 있는 나무그늘에서 쉬었다는 게 빌미가 되어 백인 학생들과 마찰을 빚게 된다. 곧 백인 학생들이 이들에게 협박을 가하면서 사태는 두 인종 학생들의 격한 싸움으로 발전하게 되고, 이는 법원까지 가기에 이른다. 사태의 원인은 백인에게 있었음에도 백인 판사는 여섯 명의 흑인 소년들에게 수십 년 형을 선고하려 들었다. 그들은 투쟁했고, 몇년 형으로 감형되었으며, 마침내 보석금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교육의 잘못일까. 차츰 한국, 특히 한국의 청소년들이 저항과 활력을 잃는 느낌이다. 교육이 자유의식과 저항, 노동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버린 게 그렇게 된 까닭은 아닐까. 조금 격하게 말하자면,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 사람들이 고분고분 따르도록 틀에 박힌 교육으로 청소년들을 몰고 가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들이 이런 교육방식을 벗어나 다른 면에서 바라보고, 평범한 사실들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면 우리 삶이 어디로 갈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언젠가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마을 대표 회의에서 대표자들이 시민들이 길을 비켜주지 않자 "비키시오. 우리는 시민의 대표요" 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시민들이 "당신들이 비켜 가시오. 우리가 시민이요!"라고 했다. 그렇다. 우리가 시민이며, 우리가 곧 국가이다.

국민들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국가와 정치인들이 왜 국민을 위하지 않는가.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인데 이 원칙이 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가.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평시에는 1%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다가 선거가 다가오면 갑자기 99%의 서민으로 돌변한다. 정치인들이 선거철에만 서민들에게 굽실대지 말고 진심으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어디 나만의 마음이겠는가.

우리는 정말 이 책의 제목처럼 이 미친 세상에 저항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권리를 얻고, 세상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 저항하자!

덧붙이는 글 | <미친 세상에 저항하라>(에이미 굿맨, 데이비드 굿맨 지음/마티)
류옥하다 기자는 열네 살 학생기자입니다.
[라이브러리&리브로]에도 보냈습니다.



미친 세상에 저항하기 -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8가지 행동들

에이미 굿맨 & 데이비드 굿맨 지음, 노시내 옮김, 마티(2011)


#평등#민주주의#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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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골에서 일하는 일차, 방문, 응급 의료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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