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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의 어깨를 두드려 드리고 있는 손녀와 할머니는 전생에도 사이가 좋은 관계였을 겁니다.
 할머니의 어깨를 두드려 드리고 있는 손녀와 할머니는 전생에도 사이가 좋은 관계였을 겁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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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짙은 애정의 끈으로 이어져 있는 어떤 어머니와 아들은 전생에서도 모자간이었다. 마찬가지로 아주 다정한 아버지와 아들은 전생에서 형제간이었다.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어머니와 딸은 전생에서 아무 관계도 없었다. 딸이 어머니에 대해 매우 냉담한 어떤 모녀는 전생에서 아주 사이가 나쁜 자매간이었다."(<윤회> 262쪽)

참으로 알 수 없는 게 인간 사이며 인간관계입니다.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운 짓을 해도 별로 밉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벼락이라도 콱 맞아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못된 짓을 저지르는 데도 버젓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법 없이도 살 만큼 착하게 사는데도 보기에 딱할 정도로 어렵게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이유 없이 밉고, 무조건 좋은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못된 짓을 하는데도 왜 잘살고 있는지... 그토록 착하게 사는데도 어찌 그리 고통을 받으며 사는지도 알 수 없는 인간사나 인간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윤회설을 인정하는 방법뿐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윤회설을 인정하는 것은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인생 무대의 배경에 조명을 비추는 것과 같다. 그렇게 해서 비치는 광경에는 그 자체의 이상한 매력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특성이나 능력, 심리적 태도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천천히 거쳐 온 구불구불한 경로를 그 속에서 더듬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비유를 든다면, 윤회설을 인정함으로써 마치 10분의 9가 구면 아래에 숨어 있는 빙산의 전모가 드러나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 심리학자들은 많은 노력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10분의 1인 수면 위의 부분을 연구해 온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 된다." (<윤회> 147쪽)

기독교 신자가 22년 동안 투시해 기록한 '윤회'

 <윤회> 표지
 <윤회> 표지
ⓒ 파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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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서미나라가 쓴 <윤회>는 에다가 케이시가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호텔방에서 최면 상태에 들어가 사람들의 인생을 투시한 결과, 윤회가 자연적인 사실임을 암시한 기록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윤회'하면 불교가 먼저 연상되니 에드가 케이시 역시 불교 신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케이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입니다. 목사를 꿈꾸기도 했고, 10세 때 성서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그 후 해마다 한 번씩은 <창세기>에서 <묵시록>까지를 체계적으로 읽고 있는 신실한 기독교 신자입니다. 

"1923년에서 1945년 사망할 때까지의 22년 동안에 케이시는 약 2천 5백 건의 리딩을 했다. 피지컬 리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기록 역시 주석을 달아 잘 보존해놓았다. 편지나 그 밖의 서류들이 리딩의 정확성을 달아 잘 보존해놓았다. 그것을 직접 조사해 보고 싶은 사람은 자유롭게 접근할 수도 있다."(<윤회> 76쪽)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케이시는 21살 때 후두염에 걸려 말을 못하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최면치료를 받으며 자신에게 투시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처음엔 병원(病源)을 찾아내는 육체적 투시, 피지컬 리딩(Physical reading)을 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의 전생도 투시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라이프 리딩(Life reading)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기록한 윤회와 관련한 내용이 2천5백 건이나 됩니다.

케이시의 기록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인간관계, 가족 관계, 정신 이상, 부부 관계, 불륜과 이혼, 보복, 직업, 성격 등 우리가 인간사에서 떠올릴 수 있는 모두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사들이 연출하고 있는 모든 삶은 전생과 관련돼 있으며, 윤회의 굴레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케이시의 파일은 결코 거짓이거나 허풍이 아닙니다. 시간을 두고 확인하며 추적한 결과, 대부분이 일치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발달된 의료기술, 현대과학, 심리학 등 어떤 것으로도 설명하거나 입증 할 수 없었던 현실이나 증상이 전생의 업, 카르마(Karma)에 기인 한 것임이 사례 별로 설명됩니다.

돌고 도는 게 인생, 그래서 더 잘 살아야 해

 불타고 있는 연화대를 떠나지 않고 있던 개와 스님도 전생에 어떤 인연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불타고 있는 연화대를 떠나지 않고 있던 개와 스님도 전생에 어떤 인연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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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우연히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구는 인과 관계의 세계이므로... 지구에서는 인과율이 자연법칙입니다. 영혼이 물질계로 육체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그 자신의 사람의 목적과 더불어 다른 영혼이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 또한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런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입니다."(<윤회> 376쪽)

케이시가 말하는 인생은 연속적이고, 영겁을 통해서만이 완성되는 것이 의식입니다. 착하게 살고 있지만 고통을 받고 있는 삶은 전생에 지은 업을 빚 갚는 중이며, 못된 짓을 하고 있지만 당장은 잘살고 있는 사람의 내생은 고통스럽거나 비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짐작하게 합니다.

근거를 대지 못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던 '윤회'라면 케이시의 리딩, 사람들의 전생을 투시해 기록한 2천5백 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윤회>에서 윤회의 근거와 설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소개된 사례들에 비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내생을 위해 잘 살아가는 것인지, 돌고 돌며 완성해 나가는 인생에서 잘 살아가는 것인지를 되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케이시는 사람들의 고난의 궁극적 원인은 모두 그 자신 속에 있다고 한 결 같이 타이른다. 이것이야말로 괴로움 속에 있는 사람들이 받아들여야 할 첫 번째 교훈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모든 문제는 결국 자기 자신이 일으킨 문제이며 자기 자신이 보상해야 할 일인 것이다. "(<윤회> 370쪽)

현생으로만 봐서는 조금 불공평해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다생을 통해서 보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죄지으면 벌 받고 선(善)하게 살면 복을 받는 게 우리네 인생임을 <윤회>를 통해서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돌고 거듭하며 조금씩 완성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 윤회의 굴레를 따르고 있는 것이 의식의 궤적임을 자각할 때 좀 더 이상적인 건강과 행복을 영위하는 그런 내생으로 귀결되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윤회>(지나 서미나라 씀 | 강태헌 옮김 | 파피에 | 2012.06 | 1만8000원)



윤회의 진실

지나 서미나라, 정신세계사(1995)


#윤회#카르마#파피에#강태헌#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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