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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울산지역 당원대회에서 당 비례대표 선거 이후 불거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무슨 할말이 있겠나. 당원들을 붙잡고 함께 통곡하고 싶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울산지역 당원대회에서 당 비례대표 선거 이후 불거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무슨 할말이 있겠나. 당원들을 붙잡고 함께 통곡하고 싶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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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이란 이름 석 자를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아마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은 다 알 것입니다. 지난 2008년 4월 18대 총선에서 이방호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누르고, 경남 사천에서 당선되면서 2선 의원이 되었습니다. 당시 동생과 함께 나눴던 이야기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강기갑'이 될 것 같다. 2000표 차 이상으로 이기고 있는데, 개표소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하다."
"응! 좋다."
"강기갑 의원 되면 혁명이다, 혁명."
"그래, 혁명이다."
"야 '사천' 사람 대단하다. 강기갑 의원도 대단하고. 오늘 당선되면 한 판 신나게 놀아라."

2008년 강기갑 당선, 가슴은 뜨거웠고 눈물이 났다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눈물이 다 났습니다. 강기갑 전 의원은 금배지를 달고 농촌과 농민 그리고 농업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기 바빴습니다. 노동자와 약자가 있는 곳에 갔습니다. 집권 권력과 특권 세력이 농민에게 희생을 강요할 때마다 곡기를 끊었습니다.

"쌀 때문에 국회에서 단식을 꼬박 31일 동안 했어요. 한미FTA, 이때 또 단식을 시작하고, 광우병 쇠고기 때문에 청와대 앞에 주저 앉았고, 촛불 일어날 때 또 단식하고, 18대 국회 시작하기 전인 2008년 6월까지, 17대 국회 활동 기간 동안 총 86일을 했죠. 내가 56kg까지 나갔는데 지금은 51kg입니다."-2011.09.29 <오마이뉴스> 노무현이 강기갑을 아주 망쳐놓았던 사연

사람들은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강 전 의원을 좋아했고, 존경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강기갑은 보수언론과 세력에게는 눈엣가시였습니다. 18대 당선 직후 검찰은 총선기간 중 비당원이 참석한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주최로 사천실내체육관에서 '당원필승결의대회'를 열었으며, 이것을 이유로 사전선거 운동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친이 핵심인 이방호 전 의원을 위한 기소라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2008년 12월 31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열렸던 1심 선고공판에 참관했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재판 결과는 강 의원은 벌금 80만 원, 조수현 선거사무장에게 벌금 25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재판장에서는 "이겼다"는 환호가 울려퍼졌습니다. 아직도 그 울림이 귀에 생생합니다.

2008년 12월 31일 "이겼다" 환호 아직도 귀에 생생

강기갑 전 의원이 2008년 12월 31일 1심 선고공판을 받기 위해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강기갑 전 의원이 2008년 12월 31일 1심 선고공판을 받기 위해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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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까지 원심을 확정함으로써 강 전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또 다시 칼을 겨누었습니다. 지난 2009년 1월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민노당 당직자의 농성을 국회 사무처가 강제로 해산시키자 국회 사무총장실을 찾아가 항의했습니다. 이른바 '공중부양'사건입니다. 

박계동 당시 국회 사무처장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모욕죄, 폭력죄 등으로 고발하려 한다고 발언하였으며, 한나라당 당시 안경률 사무총장은 강기갑 의원을 '폭력 주범'으로 규정하고 국회의원에서 제명하겠다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새누리당은 그때나 지금이나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명'운운입니다.

강기갑 잡기 위해 보수세력은 온 힘을 다해

검찰은 공무집행 방해 및 공용물건을 손상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고, 1심은 2010년 1월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은 같은 달 19일 원내대책회에서 "일부법관의 판결이 공정하지 않고 이념적, 편향적, 독선적이 되면 그 피해는 모두 우리 국민들이 입게 된다"며 "양형의 불균형, 법관의 독선과 오만, 젊은 법관의 경륜과 경험부족, 정치적 이념의 편향 등이 지적되어왔고 이것에 대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참고로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해 11월 22일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었습니다.)

강 위원장은 저들 공세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지난 4월 11일 총선에서 '사천시남해군하동군'지역구에서 새누리당 여상규 후보와 무소속 이방호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해 3선에 실패했습니다. 강 전 의원 패배 이후 사천지역 농민들은 박탈감에 시달렸습니다. 농민를 위한 후보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판사출신이 농민 마음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강기갑 같은 의원 10명만 있어도 농촌과 농민을 집권세력이 이렇게 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강기갑은 세번째 국회 입성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가 또 다른 도전과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때문입니다. 보수세력과 농민과 농촌을 파괴하는 세력에 저항했던 그가 자신이 몸담았고, 대표로 있었던 진보당이 부정선거로 좌초 위기를 겪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습니까. 가슴이 찢어졌을 것입니다.

사태 해결을 위해 혁신비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이석기·김재연 두 의원과 비례대표 경선 후보자들이 사퇴를 거부함으로써 문제는 꼬였고, 수구세력은 민주적 절차는 도외시 하고 색깔론이란 붉은 덧칠로 맹폭격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박근혜 의원-황우여 대표-이한구 원내대표 등 대통령과 지도부가 한몸이 되어 종북좌파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강기갑 눈물, 누가 닦아 줄 것인가

부정선거라는 본질은 오간데 없고, "너 빨갱이지"라는 색깔론만 난무하는 대한민국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들이 버티면 버틸수록 수구세력은 진보당 당권판-진보당-진보세력을 넘어 이제는 민주당까지 싸잡아 매카시즘으로 단죄하고 있습니다.

결국 강 위원장은 7일 울산시당에서 열린 중구 당원대회에서 "당원들을 붙잡고 함께 통곡하고 싶다"며 "침몰위기를 맞고있는 당을 살려달라고 호소했지만 몇분은 동의하고 어떤 분은 문제를 제기·저항하면서 자폭이 일어났다"고 탄식하면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강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눈물을 보인 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누가 강 위원장 눈에 눈물을 고이게 했습니까? 수구세력이 아니라 바로 보다 더 나은 사람사는 세상을 함께 꿈꿨던 이들 때문이 흘렸다는 것이 더 통탄할 일입니다.

그럼 누가 강 위원장 눈물을 닦아 줄 것입니까? 강 위원장은 "당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 국민은 실망하고 당원들은 상처를 입었다"며 "당이 국민의 머리 위에 올라가려는 모습이 오늘날의 통합진보당의 모습"이라는 것에서 그 답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바로 이석기와 김재연 두 의원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입니다.

두 의원은 "군사독재와 같은 결정"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명 결정에 불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면 이럴수록 수구세력은 더 색깔론으로 진보개혁세력을 옥죄일 것입니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사상 검증 방법으로 "천주교들이 십자가를 밟고 가게 한 방법(후미에)"을 사용하자는 섬뜩한 주장까지 했습니다.

더 이상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두 의원과 비례대표 경선 후보자들이 물러나는 길입니다. 그렇게 할 때만 진보정당이 다시 살 수 있고, 국민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강 위원장 눈에 감격과 기쁨의 눈물이 흐를 수 있도록 자신을 버리십시오. 그래야 두 의원도 살고, 진보당도 살고, 민주개혁세력도 살고, 서민들도 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상 사냥으로 다시 집권하려는 수구세력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습니다.


태그:#강기갑, #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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