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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당 대표 경선출마를 선언한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절차 등 당내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으며 목을 축이고 있다.
 통합진보당 당 대표 경선출마를 선언한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절차 등 당내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으며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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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어서 올 것이다. 대표가 돼도 그렇고 떨어져도 그렇다. 나는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 내가 특정 정파를 옹호하며 혁신을 거부할까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걸 잘 안다. 그러나 우리 당은 구 당권파가 잡아도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만, 혁신을 얼마나 신속하게 해내느냐 그것이 지도력의 척도가 될 것이다."

강병기 전 경남부지사가 통합진보당 새 지도부 경선에 도전장을 냈다. 당대표가 되겠다고 결심한 게다. 상대방은 30년지기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이다. 둘은 농민운동가 출신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 함께 일한 동지다. 둘이 격전의 현장에서 맞붙게 됐다. 동지끼리 피의 전투를 벌여야 하는 씁쓸한 상황이 작금의 통진당 현실인가.

강 전 부지사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났다. 눈매가 서글서글해 '하회탈'이라는 별명이 있는 그는 1시간쯤 이어진 인터뷰 도중 동공에 이슬이 맺힐 만큼 격정적으로 말했다. 변방의 이름 없는 농민운동가가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가감없이 고백했다.

그는 이날 가장 먼저 지난 4월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을 지지했던 220만 유권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일말의 기대를 걸고 국민이 지지를 보내줬는데 우리가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일들이었다. 하루 빨리 당을 혁신하지 않으면 (유권자들에게) 손도 내밀 수 없는 지경이 된다.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 이건 부차적인 문제다. 구 당권파 vs 혁신비대위 대결로 가면 결과는 빤하다. 당이 깨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깨지지 않아도 그에 버금가는 후유증이 남을 것이다."

제법 가슴을 흔드는 호소였지만 그는 소위 옛 민노당 구 당권파가 미는 후보다. 불편한 속내도 감추지 않았다. 강 전 부지사는 "선거 공학적으로 봐도 내가 흔쾌히 그쪽 편을 드는 게 아니니 당권파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나를 밀어주겠나"라며 "객관적인 선거구도 상으로는 (내가) 유리하다 말할 수 있지만, 이번 선거는 모바일 투표도 있고 당심도 한 정파에만 쏠려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치열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진보당 사상 처음 도입되는 모바일 투표결과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전 부지사는 "모바일로 누가 얼마나 투표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라며 "내가 질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북한의 3대 세습문제와 북한인권, 북한 핵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고도 분명한 노선을 밝혔다. 강 전 부지사는 "민주통합당이나 새누리당에게 '북한의 3대 세습, 인권, 핵 문제'에 대해 당론으로 정한 뒤 입장을 밝히라고 말하나?"라며 "새로나기 특위가 왜 이 시점에 그 문제를 쟁점화 하는지 매우 일방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석기·김재연' 두 의원에 대한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두 사람이 자진사퇴했다면 깔끔하게 정리됐겠나"라며 "경기 광역권 당원들을 만나보면 이석기·김재연이 사퇴하고 물러났다면 다음 타깃으로 넘어가 당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을 거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자신도 "이렇게 당의 사태가 장기화 되고 왜곡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는 '외부의 보이지 않는 개입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긴 하다"고 말했다. 외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통합진보당 사태를 여기까지 몰고 왔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으로 그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중립지대인 내가 대표 맡는 게 맞다"

통합진보당 당 대표 경선출마를 선언한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당내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당 대표 경선출마를 선언한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당내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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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야겠다고 결심한 동기가 무엇인가.
"많은 분들이 최근 통합진보당 일들에 대해 '마주 달리는 두 기관차, 백척간두' 이런 표현을 쓴다. 양 세력들이 한 치의 양보 없이 서로의 불복을 강요하는 분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틈을 이용해서 보수 진영은 총 공세를 펴고 있다. 이걸 중단시키고 화합의 기초를 세우기 위해 당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화합이 기초가 되지 않으면 혁신도 불가능하다. 양 세력 중 어느 쪽이 당권을 잡아도 곤란하다. 중립지대인 내가 대표를 맡는 게 맞다."

- 통합진보당 사태가 종북논란으로 비화됐지만 애당초 문제는 비례대표 부정선거 문제였다. 제1차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나.
"결과는 두번째고 당과 의논 없이 발표한 것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진상조사 후 '이런 걸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겠냐, 발표 후 (우리 당이) 결과를 감수하더라도 이렇게 하는 게 맞다' 등 당내 정치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 그런 논의를 거치는 게 상식이다. 내가 알기로는 당내에서 이런 과정이 없었다. 문제가 발생된 뒤에는 일파만파로 사건이 커졌다. 당내에서 수습할 방안도 없다. 구도에 갇혀 이렇게 말하면 구 당권파, 저렇게 말하면 신 당권파가 되는 아주 이상한 상황에 빠졌다."

-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앞뒤가 다 같다거나 소스코드가 열렸다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진보정당의 선거과정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믿기 어려운 정도로 심각한 일이 발생한 건데, 그런 사실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다.
"그 부분은 이제 한 풀 지나간 것 아닌가? 그리고 주민번호 등에 대해서는 이미 (구당권파의) 반박이 있었다. 1차 진상조사가 일정 부분 부실이 있으니 중앙위원회에서도 재조사하라고 결정난 것 아니냐."

- 5·12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폭력사태는 당 안에서 그 어떤 누구도 그 부분이 억울하다,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분이 없다. 회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어도 폭력은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다. 폭력사태 이후 흔히 말하는 구 당권파 분들을 만나봤는데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더라. 폭력 사태 때문에 당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이 불가능하게 될 정도로 상황이 격화됐다. 국민들에게 통합진보당은 부정부실한 정당에다 폭력까지 저지른 당이 돼버렸다. 종합세트로 매도당하게 됐다."

- 폭력을 행사한 당원에 대한 징계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징계 양형은 말하기 어렵지만, 당의 규율에 맞게 할 수밖에 없다."

- 당일 발생한 폭력사태에 대해 소위 옛 민노당 당권파의 사과나 반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누가 구 당권파를 대표하나. 분명한 세력이 있다면, 자기들이 저지른 폭력이라는 근거가 분명하면 사과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다."

- 민노당 당권파를 상징하는 인물은 이정희 전 공동대표 아닌가. 
"그럼 그 양반이 사과하면 해결되나. 애매한 것 같다."

- 강기갑 위원장은 출마 선언 당시, "야권연대를 복원시킬 진보적 대중정당을 추구하는 세력과 낡은 정파 연대를 강화하려는 세력의 경쟁"이라고 이번 선거 구도를 평가했다. 어떻게 보나.
"선거를 하다 보면 상대를 몰아가는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분답지 않게 철저하게 파를 나눠서 대립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왜 저렇게 됐을까. 만일 내가 이번 선거구도를 '진보정치가 이뤄놓은 근본 뿌리를 흔들려는 세력 대 진보정당과 진보정치가 걸어온 정체성을 지켜온 세력의 싸움'이라고 하면 자기들은 뭐라고 하겠나."

- 그럼, 강 전 부지사가 규정하는 이번 당대표 경선의 선거 구도는 무엇인가.
"특정 그룹과 정파를 완전히 강압적으로 굴복시키고 내치는 것만이 혁신의 전부인 것처럼 하는 부류와 혁신을 위해서라도 당의 화합과 통합을 해야 한다고 보는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혁신 비대위는 경기동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구 당권파는 혁신 비대위에 대해 엄청난 분노를 갖고 있다. 강기갑 위원장은 이미 대결 당사자의 축이 됐으니 당 대표에 나오시지 말라고 설득했던 것이다."

- 현재는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게 아닌가, 화합이라는 메시지로 봉합될까.
"쉽지 않은 숙제임은 분명하다. (혁신비대위의 혁신안은) 내용이 별로 없다. 그런 방식으로 혁신하면 되겠나. (혁신비대위로부터) 지목 받은 사람들이 '죄송하다, 시키는대로 하겠다' 하겠냐. 극렬한 저항이 일어날 것이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혁신을 하기 힘들다. 부산울산경남 당원들은 이 사태에 있어서 중립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통합진보당 당 대표 경선출마를 선언한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출마의 변을 밝힌뒤 환하게 웃고 있다.
 통합진보당 당 대표 경선출마를 선언한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출마의 변을 밝힌뒤 환하게 웃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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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나서게 됐다. 당원들은 계속 싸워서 뭘 하려고 하냐고 한다. 국민들은 두달째 진보당이 싸우는 것에 짜증이 나 있다. 이틀 전 혁신 비대위를 지지하는 비대위원들이 혁신안을 당 게시판에 올렸다. 우리와 생각이 다른 게 거의 없다. 이 혁신을 하겠다고 당을 여기까지 이 모양으로 만들었나, 허탈하고 허망했다. 누구도 '혁신이 불필요하고, 옛날 식으로 되돌아가자'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이석기·김재연 초기에 자진사퇴 했어야"

- 통합진보당의 근본 문제가 뭐라고 보나.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해왔던 관행과 일하는 방식들이 정당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못하거나 국민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힘든 방식이 존재해왔다. 이것이 문제의 근본이다."

-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퇴 건을 어떻게 처리하냐도 중요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언론이 자꾸 그 부분에 대해 공격적으로 물어오는데, 나는 초기에 두 분이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제명은 다른 국면이다. 그분들이 '1차 진상조사에 문제가 많다, 제2차 조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질 게 있으면 지겠다'고 했다. 2차 조사 결과가 며칠 있으면 발표된다. 2차 조사 결과 나오면 거기에 근거해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 방법 아니겠나."

- 최종조사 결과 나오면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했다, 처리의 수위는 어디까지인가.
"결과가 나오면 징계 받아야 할 부분은 정확히 받고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처리해줘야 한다. 당을 위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 분들이 얼마나 많나. 그분들이 억울할 수도 있다. 특정인이나 대상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

- 만일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선거부정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 즉시에 그 문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면 이번 사태가 어떻게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랬으면 깔끔하게 정리됐을까, 누구도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매우 예민한 부분이다. 구 당권파를 설득해보기도 했는데 그분들의 생각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 이석기·김재연이 사퇴하고 물러서면 다음 타깃으로 넘어가 공격이 이어졌을 거라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더라. 당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왜곡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외부의 보이지 않는 개입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긴 하다. 보수언론에서부터 시작돼 부정부실이 종북주의에 애국가까지 번지는 게 정상적인가."

- 애국가 논쟁은 기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석기 의원의 발언들을 볼 때 상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보나.
"해당 발언은 기사화 하지 않겠다는 합의 아래에 편하게 얘기했는데 기사로 나왔다고 한다. 애국가 관련해서, 당에서 애국가가 나쁘니 부르지 말자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단지 작곡가 문제라던가 가사 내용과 관련해서 진보진영이 그래도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나. 더불어 진보당 안에서는 애국가에 대해 국가주의적 문화냐 아니냐를 갖고 논쟁하고 토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애국가에 대해 토 달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다. 그게 현실인 게 돼버렸다."

- 북한의 3대 세습, 인권문제, 핵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자는 새로나기 특위 보고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발표 시점 등을 봤을 때 상당히 걱정된다. 민주통합당이나 새누리당에게 '북한의 3대 세습, 인권, 핵 문제'에 대해 당론으로 정한 뒤 입장을 밝히라고 말하나? 그에 대한 당론을 정하고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에 찬동하는 건가? 우리 당은 이미 비핵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입장은 이미 나와 있다.

그런데 왜 지금 이 시점에 새로나기 특위가 해당 문제를 전면 쟁점화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특위에서 입장을 밝히자고 하면, 국민들은 1970년대 미군 철수를 외치던 세력이 통합진보당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매우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특위가 발표했다."

- 만일 당 대표가 된다면 새로나기 특위 보고서는 전면 폐기되는 것인가.
"공적 기관이 내놓은 보고서다. 당원과 토론을 통해 이 보고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함께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 마음에 안 든다고 폐기하는 건 옳지 않다. 보고서 내용 중 당의 정파를 깨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국민 참여 경선도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당원들이 함께 토론해 일치점을 찾아야 한다."

- 비례대표 경선 폐지 주장은 어떻게 보나.
"보수 정당들이 그렇게 한다. 당원들의 정서 봤을 때 과도한 접근이다."

- 당 대표가 되면 대선 후보도 관리해야 한다. 당대표가 된다면, 통합진보당의 대선전략을 어떻게 세우겠나.
"우리 당의 대선 후보감으로 이정희·유시민·심상정 세 대표들이 거론됐는데, 과연 우리 당이 대선후보를 내는 게 맞느냐는 걱정이 나온다. 우리도 다른 당들처럼 하루 빨리 대선 국면으로 가야 하는데 문제다."

- 지난 총선에서 220만 명의 유권자들이 통합진보당에 표를 줬다. 그 유권자들이 오늘날 통진당 사태를 기대하고 표를 던진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유권자들에게 통합진보당은 무슨 호소로 대선에서 표를 달라 요구할 수 있겠나.
"제일 통탄스러운 게 그 지점이다. 일말의 기대를 걸고 국민이 지지를 보내줬는데 우리가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일들이다. 하루 빨리 당을 혁신하지 않으면 손도 내밀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 이건 부차적인 문제다. 그래서 내가 나섰다. 통합진보당이 왜 위기냐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내가 출마한 것이다. 당이 정상적인 상황이면 나같은 사람이 나왔겠나. 만일 내가 출마하지 않은 가운데 구 당권파 vs 혁신비대위 대결로 가면 결과는 빤하다. 당이 깨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깨지지는 않아도 그에 버금가는 후유증이 남을 것이다.

그런 절박감이 30년 지기인 강기갑 위원장이 있음에도 나를 출마하도록 만들었다. 지역에서 올라오며 같이 일해 온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죽어서 올 것'이라고. 대표가 돼도 그렇고 떨어져도 그렇다. 나는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 그런 심정으로 왔다. 내가 특정 정파를 옹호하며 혁신을 거부할까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걸 잘 안다. 그러나 우리 당은 구 당권파가 집권해도 당을 혁신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모두 안다. 다만, 혁신을 얼마나 신속하게 해내느냐가 지도력의 척도일 것이다."

- 사실상 구 당권파가 미는 후보로 규정됐다. 부담스럽지 않나.
"그렇다. 선거 공학적으로 봐도 내가 흔쾌히 그쪽 편을 드는 게 아니니 당권파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나를 밀어주겠나. 강기갑 후보 쪽에서는 나를 당권파 쪽에 가져다 붙여야 유리하다고 보지 않겠나. 당권파 쪽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아 더 그런 구도가 됐다.

이번 선거에서 객관적인 구도 상으로는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번 선거에는 모바일 투표도 있고 당심도 한 정파에만 쏠려 있는 게 아니다. 당내 정파에 소속된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다. 중립적인 당원이 많다.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치열한 선거가 될 것이다. 모바일 투표도 중요하다. 누가, 얼마나 투표하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내가 질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태그:#통합진보당, #강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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