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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6일 오전 금융위원회가 솔로몬, 한국, 미래, 한주저축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결정하고 6개월 영업정지와 경영개선명령을 내린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솔로몬 은행앞에 경영개선명령 공고가 붙어있다.
지난 5월 6일 오전 금융위원회가 솔로몬, 한국, 미래, 한주저축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결정하고 6개월 영업정지와 경영개선명령을 내린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솔로몬 은행앞에 경영개선명령 공고가 붙어있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29일 오후 4시 15분]

검찰의 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뿐 아니라 야당 원내대표와 여당 3선 의원에게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를 따지지 않고 로비를 벌였다는 점에서 '임석 게이트'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이상득 전 의원에 두고 있는 혐의는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수억 원의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것. 이 돈 중에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임 회장을 통해 건넨 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돈을 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 자금 및 불법 정치자금으로 보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제일저축은행 등이 퇴출될 때 대상에서 제외됐다가 올해 5월 영업정지 당했다.

이 전 의원은 차명계좌를 통해 코오롱 측으로부터 1억5000만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국철 SLS 회장 사건 수사과정에서 이 전 의원의 비서 계좌에서 발견된 7억 원의 출처를 캐는 작업도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의원에게 다음달 3일까지 출두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일단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 전 의원측은 소환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검찰에서 충분하고 성실히 소명하겠다. 많은 의혹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정두언 "임석 알지만, 돈 받은 적 없다"

그런데, 검찰조사가 현 정권 실세 중의 실세인 이상득 전 의원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임석 회장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에게도 돈을 줬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이 두 사람도 소환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임 회장이 줬다고 진술한 돈이 단순한 정치자금인지, 저축은행 퇴출저지 로비 자금인지는 확실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정권 실세뿐 아니라 제1 야당의 원내대표와 집권 여당의 3선 의원이 저축은행 퇴출저지 로비에 연루된 정황이 제기된 것.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두언 의원은 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수사중인 사안이어서 (혐의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29일 민주통합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국민의 정부' 5년 동안 다른 분들이 임석 회장을 만나보자고 했지만 거절하고 만난 적이 없다. 2007년으로 기억하는데 내가 (수감생활 등) 어려움을 겪은 데 대해 목포 후배들이 나를 위로한다고 하면서 저녁을 먹자 해서 그 자리에서 임석 회장을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18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낼 때 저축은행연합회 간부들이 찾아와 '낙하산 연합회장은 안 된다'는 얘길 했고, 임석 회장 역시 원내대표실로 혼자 찾아와 잠깐 얘길 나눈 적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임 회장으로부터 돈 한 푼 수수한 게 없었다"며 검찰이 자신의 소환가능성을 비친 데 대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비대위원장, 검찰에 눈엣가시로 박혀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임석이 (돈을 줬다는) 진술을 하긴 한 것 같은데, 언제 왜 줬는지 상세한 얘길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검찰 쪽도 '보도가 너무 나간 것 아니냐'고 당혹해 하는 분위기"라고 금품수수설을 일축했다.

정두언 의원은 임 회장을 알지만,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대선 정국에서 지인의 소개로 임 회장을 알게 됐고,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뒤 임 회장의 부탁으로 이상득 전 의원을 소개해준 일은 있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정 의원 측은 현재 임 회장으로부터 합법적인 후원금이라도 들어온 게 있는지 후원금 내역을 확인 중이다. 정 의원 측은 "관련 보도가 나간 뒤 합법적인 후원금이라도 임 회장으로부터 받은 게 있는지 자료를 뒤져봤지만 없었다"고 밝혔다.

'마당발'로 평가받는 임석 회장은 고려대 박물관 문화예술 최고위과정이나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소금회) 등 각종 친목단체 활동을 통해 현 정부 실세 인사들과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지런하고 친교관계에 적극적이어서 정·관계 고위인사들의 경조사에서는 어디서나 임 회장을 볼 수 있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임 회장은 현 정권 실세들뿐 아니라, 호남 출신인 점을 이용해 구 여권인사들과도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임 회장이 저축은행 퇴출저지 로비를 위해 여야 정치인에게 공히 돈을 줬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으로 봐선, 무차별 정·관계 로비로 정치권에 핵폭풍을 몰고 온 '박연차 게이트'처럼 전개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임석#저축은행퇴출저지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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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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