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을 둘러싸고,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다. 한중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는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민주노총, 환경농업단체연합, 한살림 협동조합 등 시민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협상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박석운 범국본 공동대표는 "정부의 말과는 달리 한-EU FTA 발효 이후 수입 가격이 내리기는커녕 오르고 있다"며 "졸속으로 FTA 협상 추진한 이들이 책임도 안지고 있는데 한중FTA도 졸속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임기가 6개월도 안 남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적 동의 없이 서둘러 FTA를 추진하는 걸 보면서 심각한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이상국 환경농업단체연합 대표는 "한중FTA가 체결되면 농·축·수산업은 절단 날 것"이라며 "25%밖에 안 되는 식량자급기반과 함께 농민들은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는 셈"이라고 평했다. 그는 "정부가 자기 역할을 잊고 있다"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FTA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꼬집었다. 평균 300%가 넘는 관세에도 국내시장을 위협하는 중국산 농작물에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 농업은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위두환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104년 만의 가뭄이 농작물을 죽이고, 이명박 정부는 농민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FTA로 올해 농민숫자는 300만 명 이하로 내려갔다는 게 위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농민들은 내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4일에는 제주도로 내려가 투쟁할 예정"이라며 "즉각 협상이 중단되지 않으면 동학농민운동이 돌아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근혜 의원 등 주요 대선주자들에게 한중FTA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힐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정의석 부위원장은 한중FTA가 재벌특혜라고 지적했다. 정 부위원장은 "KTX민영화와 인천공항 매각, 영리병원 등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재벌 퍼주기의 결정판이 한중FTA"라며 "민주노총은 농민들의 생존을 위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