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 4일 오전 9시 30분]전국 광역·기초 자치단체와 민간 교향악단 단원들이 뭉쳤다. 3일 한국교향악단 단원협회(회장 김태일)는 하루 전날인 2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창립 발기인대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사회는 이현자 민주노총 일반노동조합 창원시립예술단지회 부지회장이 봤다.
전국 교향악단은 30개 정도다. 이 가운데 12개가 참여하고 있는데, 인천·성남·광주·KBS·강남·전주·대전·충남·창원·포항·경기시향으로 결성되었다. 부산시향을 비롯한 10여개는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우리나라 교향악단 60년 역사인데, 단원들의 연합체가 결성되기는 처음이다. 전국 대부분 교향악단 단원들은 고용불안을 겪고 있으며, 임금 등 처우도 매우 열악하다. 여기에 최근 KBS교향악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단원들이 뭉친 것이다.
단원협회는 지난 5월부터 '전국교향악단 음악예술인 협의회', '전국 교향악단 단원협회' 등의 이름으로 세 차례 준비모임을 가진 뒤, 이날 발기인대회를 가진 것이다.
단원협회에 따르면, 창립 발기인대회에 참석했던 민주통합당 최민희 국회의원은 "직접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단체가 되어야 한다"고, 유전식 한양대 교수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교향악단 발전에 기여해 달라"고 축하·격려했다.
이날 단원협회는 "21세기 문화 한국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 역군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침체기를 걷고 있는 교향악단의 발전과 단원들의 처우, 공연 환경 등의 개선을 통해 양질의 클래식 작품을 만들어 가자"고 다짐했다.
단원협회는 서울경기·강원·충청·전라·경상제주지부를 두기로 했다. 단원협회에는 전국 국·공립과 민간 교향악단 상임단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교향악단들이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발전해 가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초대 협회장을 맡은 김태일 회장(성남시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한국 교향악단의 양적인 팽창과 함께 제기되어 온 질적 향상을 위해 보다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김태일 회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비정규직인 셈인데, 정규직화를 해야 한다. 대개 보면 1~2년마다 한 번씩 '정기평가(정평)를 한다면서 오디션을 보는데, 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공무원과 비교할 때 형평에도 맞지 않다. 오디션 제도를 폐지 내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향악단 단원들의 처우도 열악하다. 김 회장은 "공무원과 같이 우리도 하루 8시간 일한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다 우리는 특수한 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전국 단원들의 임금 수준을 보면 너무 열악하다. 한 달에 200만 원 받는 단원이 없을 정도이고, 5년째가 되어야 150만 원 정도다. 처우 개선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악 레슨(교습)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단원들이 레슨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한다고 하지만, 모두가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 국한돼 있다. 전국 단원들이 다 레슨을 할 정도로 우리나라 청소년 음악 인재가 많은 것도 아니다"면서 "서울보다 지방은 더 열악하다"고 대답했다.
KBS교향악단 사태에 대해, 그는 "밖에서는 단원들이 자기 밥 그릇 챙기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하는데, 오해다"면서 "제가 볼 때는 지휘자의 기량 때문에 발단이 시작되었고, 법인화 등으로 추진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무리수가 생기면서, 단원들이 더 뭉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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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향은 한국교향악단단원협회 참여단체가 아니기에 "이 가운데 12개가 참여하고 있는데, 인천·성남·광주·KBS·강남·전주·대전·충남·창원·포항·경기·원주시향으로 결성되었다"를 "이 가운데 12개가 참여하고 있는데, 인천·성남·광주·KBS·강남·전주·대전·충남·창원·포항·경기시향으로 결성되었다"로 바로잡습니다. |
김태일 회장은 "전국 교향악단에 보면 노동조합이 있는 데가 있지만, 아직 없는 데는 사측이 눈치를 본다. 노조 가입 여부를 떠나 장기적으로 보고 단원들이 한 목소리를 갖고 나아가야 한다"면서 "감독과 운영자 등과 마찰이 많이 생기는데, 단원들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마찰을 해소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