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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군의회에서 6대 기초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한 구의원이 금품을 제공, 의장직을 샀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5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도 한 구의원이 3000만 원을 주고 의장직을 샀다는 의문이 제기돼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장직 약속 받고 1000만 원 줬는데 떨어져

장대복 의원이 쓴 편지 내용. 본인이 의장이 되기 위해 1000만 원을 건넸지만 의장이 되지 못한 데 대해 분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장대복 의원이 쓴 편지 내용. 본인이 의장이 되기 위해 1000만 원을 건넸지만 의장이 되지 못한 데 대해 분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 경북일보 이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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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5일 치러진 예천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정영관(새누리당) 의원에게 1표 차로 떨어진 장대복(무소속) 의원은 "물불 가리지 않고 자기 욕망을 이루려는 자가 진정으로 주민의 대변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용서할 수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동료의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대복 의원은 편지 문건을 통해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경 정영관 의원한테 전화가 와 지보의 한 게이트장에서 (정영관 의원을) 만났다"며 "(정 의원이) 돈 500만 원을 준비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의원은 "정 의원이 5백만 원을 이아무개(새누리당)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에 따르면, 이후 정 의원에게 전화가 와 이아무개 의원이 '500만 원은 약하다, (추가로) 500만 원을 집으로 찾아가 전달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후 장 의원의 부인이 돈을 들고 이아무개 의원을 찾아가 직접 전달했다. 장 의원은 "정 의원이 '선거 끝나고 돈을 달라,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정 의원은 이아무개 의원에게 "당 눈치 볼거 뭐 있냐, 다음 박근혜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되면 모두가 새누리당이 된다"며 무소속인 장 의원을 지지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또한 장 의원은 "정 의원이 군수에게 전화해 '후반기 의장은 장대복 의원이고 부의장은 이아무개 의원'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장 의원은 "지금 생각해보니 다 짜고 양심도 없는 짓을 했다"며 정 의원을 비난했다.

2008년에도 3000만 원 주고 의장직 매수 의혹

예천군의회 장대복 군의원이 작성한 문건. 6대 기초의회 하반기 의장단 선거뿐만 아니라 5대 하반기 의장선거가 있었던 2008년도에도 돈이 오갔음을 폭로하고 있다.
 예천군의회 장대복 군의원이 작성한 문건. 6대 기초의회 하반기 의장단 선거뿐만 아니라 5대 하반기 의장선거가 있었던 2008년도에도 돈이 오갔음을 폭로하고 있다.
ⓒ 경북일보 이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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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복 의원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정영관 의원이 지난 2008년 5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3000만 원의 돈을 의원들에게 주고 의장직을 샀다'는 내용의 문건을 동료의원들에게 돌렸다.

'정영관 의원은 이런 사람이다'라는 제목으로 된 문건에는 "(정 의원이) 지난 5대 의장단 선거에서 남아무개 의원에게 1000만 원, 김아무개 의원에게 1000만 원, 내게 1000만 원씩 전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장 의원은 직접 돈을 받고 검은 비닐봉지에 싸서 돌렸다고 한다.

장 의원은 문건에서 "위 내용은 사실이고 법적 효력도 유효하다"며 "정 의원이 7월 10일까지 의장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때에는 유인물을 인쇄해 군 전역에 배포하고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쓴 자필 편지는 모두 진실"이라며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반면,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아무개 의원은 "지난 8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돈을 받은 적은 없다,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경북 예천경찰서는 문건을 확보하고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에천경찰서 관계자는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불러 조사했다"며 "모두 돈을 받은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압수수색을 하고 증거를 보강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영관 의원은 "이번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장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고, 2008년에도 내가 동료의원들에게 돈을 준 적은 없다"며 "경찰의 조사를 받고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해명했다.


태그:#에천군 의회, #돈봉투, #의장직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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