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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통합진보당 원내대표가 10일 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며 향후 당 운영 계획등을 밝히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참석의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합의추대됐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원내대표가 10일 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며 향후 당 운영 계획등을 밝히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참석의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합의추대됐다. ⓒ 남소연

"누가 확실히 재벌과 맞서 싸울 수 있나. 재벌개혁을 확실히 해낼 수 있는 건 누구인가. 지금은 재벌에 맞서 헌신적으로 투쟁할 잔다르크가 필요하다. 통합진보당이야말로 재벌에 맞서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잔다르크당이다. 재벌의 앞잡이를 솎아낼 의지가 없는 정당이 과연 경제민주화를 책임질 수 있겠나." 

국민에게 신뢰받는 진보정치인 심상정이 '심다르크'가 돼 돌아왔다. 8년 전, 17대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을 주도하며 '진보정치의 상징'이 됐던 그가 4년 만에 통합진보당의 원내 전략을 총괄하는 사령탑에 앉았다. 취임 첫 일성은 '경제민주화와 생명노동권의 회복'이다. 경선부정으로 촉발돼 폭력사태까지 빚어 219만 국민(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던 통합진보당. 심 원내대표는 '통진당 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국민의 마음을 녹여낼 수 있을까.

심상정 원내대표는 10일 밤늦게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경제민주화와 민생진보를 실행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자임했다. 원내대표에 취임한 뒤 언론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민생진보야당'이야말로 통합진보당이 가야 할 '진보정치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재창당 수준의 혁신으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당내 민주주의 회복과 정책정당 복원이라는 혁신을 통해 선명한 진보야당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통합진보당 회생 불가론'에 대해 "국민들은 통합진보당이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낼 세력으로 거듭나기를 원하고 있다"며 "정권교체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이 '대한민국 민생특별본부'라는 생각으로"

심상정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는 시장에 대한 정치의 개입과 자본-노동 간의 균형이 확립된 상황에서 재벌개혁과 노동·생명권 확립이라는 두 축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며 "통합진보당이 가장 치열하게 싸워서 실현해낼 수 있는 정당"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경제민주화와 민생 의제의 99.9%가 17대 국회에서 저와 (통합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에서 제기한 것이다, 국민들은 어느 당이 지금껏 비전을 제시해왔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제 다시 또 한발 앞서서 민생의 물길을 내겠다, 통합진보당은 '대한민국 민생특별본부'라는 생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비판적 의견을 내놓았다. 심 원내대표는 "17대 국회에서 재벌과 맞서는 일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의 재벌계와 맞서는 일이었다"며 "(재벌개혁에) 제일 먼저 칼을 들었던 사람으로서, 재벌을 '나라 집어삼키는 공룡'으로 키운 당의 후보가 재벌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재벌을 비호하고 재벌을 위해 법과 제도를 앞장서서 만든 사람들이 재벌 개혁의 중심에 설 수 없다"며 "그런 재벌의 앞잡이들을 솎아낼 의지가 없는 정당에서 사회·경제 민주화를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4년 만에 와보니까 격세지감이 느껴진다"며 "17대 국회만 하더라도 복지 얘기하면 늘 '병'자가 붙었지만 지금의 시대정신은 사회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회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정치의 개입이 확립돼야 하고,  또 다른 하나는 자본과 노동의 균형"이라며 "재벌을 비호하고 재벌을 위해서 법과 제도를 앞장서서 안내해온 자들이 재벌 개혁 중심에 설 수 없다"고 일축했다.

심 원내대표는 또한 "(재계는) 박근혜 진영의 경제민주화를 당선을 위한 선거 전략상의 레토릭(수사학)이라고 보는 것 같다"며 "그동안 유착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실제 제도가 만들어지거나 실행될 때 얼마든지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안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 원내대표는 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가 보고서에서 재벌해체론으로 알려진 '계열분리명령제'에 대해 실현가능하고 타당한 정책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보고서의 평가는 대마불사로 상징되는 재벌의 시스템 위기 문제를 통합진보당이 '나이브하게' 생각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삼성이 잘못되면 나라 전체가 망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 금산분리 등과 같은 계열분리 정책은 여전히 유효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선명한 진보야당 위상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겠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원내대표가 10일 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며 향후 당 운영 계획등을 밝히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참석의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합의추대됐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원내대표가 10일 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며 향후 당 운영 계획등을 밝히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참석의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합의추대됐다. ⓒ 남소연

심 원내대표는 당 정상화와 혁신 방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최근 지역구에서도 '당에서 나와라'라는 말이 나왔다, 또한 우리 당이 원내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어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며 "선명한 진보야당 위상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겠다, 그런 점에서 혁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 방안으로 당내 민주주의 회복과 정책정당 복원을 꼽았다. 그는 "당 운영을 철저히 공식적이고 투명하게 해서 당내 민주주의를 복원하겠다"며 "그 과정을 통해서 당원들과도 소통하고, 대중정당으로서의 소통 시스템도 정착시키겠다"고 전했다.

정책정당 복원과 관련, 심 원내대표는 "17대 국회의 1기 민주노동당 이후 새롭게 개발된 정책이 없다, 정책 개발을 소홀히 했거나 유능한 정책전문가가 진보정당에 결합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공채 방식과 같은 인사제도 개선으로 정책전문가를 뽑겠다"고 강조했다.

구 당권파의 심상정 원내대표 선출 무효 주장에 대해 "엄중한 상황에서 의원 개개인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모여 결정한 것"이라며 "(구 당권파가) 당의 공식기구가 내린 적법한 절차와 결정을 일일이 정쟁의 소재로 삼으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전했다.

그는 구 당권파를 향해 "국회의원은 지역주민이나 국민들로부터 일거수일투족을 통제받는 자리로, 당내 정파적인 이해나 논리만 고집한다면, 공직자로서의 존경과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에 대해서는 "겸허히 저에게 주어진 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통합진보당이 회생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 "국민들의 바람은 통합진보당 문을 닫고 민주통합당으로 가라는 것이 아니고, 보다 과감한 변화를 통해서 더 많은 희망을 줄 수 있는 세력으로 거듭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입당에 대해서는 "총선 때 통합진보당을 지지해준 219만 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 전략에 대해서는 "절박한 노동자·서민의 이해와 요구에 가장 밀착함으로서 진짜 선명한 진보야당의 위상을 회복하겠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적 지지 속에서 야권연대를 회복하고 정권교체를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이후 재창당 수준의 이념·노선 논쟁을 예고했다. 그는 "진보진영의 지식인을 모두 불러 전당적인 논의를 통해 이념과 노선을 결정하겠다"며 "그에 동의하는 사람들과 함께 힘 있는 대중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심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소속 의원들에게 공부를 강조했다. 그는 "의원들이 공부를 많이 해서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과정 속에서 국정 능력, 대안,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주민들 얘기를 항상 듣는 검증받는 의원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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