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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왼쪽은 진영 정책위의장.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왼쪽은 진영 정책위의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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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1일 오후 5시 55분]

"수첩 결재가 나겠어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부결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이 총사퇴한 데 대해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이 같이 말했다. 친박(박근혜)계인 이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한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의 '허가'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일갈이다.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퇴 기자회견 직후 <오마이뉴스>기자와 만난 박 원내대표는 원내 상황이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한구 원내대표는 돌아올 것"이라며 "생쇼"라고 규정했다.

그는 "집권여당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지, 떳떳하지 못하다"라며 "사퇴하는 건 책임지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스스로 특권을 내려 놓겠다고 하고는 여당은 지키고 야당은 내려놓게 한 것이 새누리당"이라며 "우리는 원칙대로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포 동의안 처리는 무노동 무임금에 이은 새누리당의 두 번째 생쇼"라고 덧붙였다.

[1신 보강: 11일 오후 5시 30분]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앞서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같은 당의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오후 4시 4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다"며 "국민 여러분들께서 갈망하는 쇄신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한구 의원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국회 쇄신은 중단 없이 지속돼야 한다, 향후 유사사례가 없기를 바란다"며 "저는 비록 원내대표직을 사퇴하지만, 앞으로도 백의종군하며 국회 쇄신을 위해서 계속 노력해나가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국회 쇄신에 대한 채찍을 들어주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원내지도부 총사퇴에 대해 아무런 배경 설명 없이 기자회견 자리를 떴다. 그는 어느 선까지 사퇴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모두 사퇴한다"며 "원내대변인이 설명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홍일표 "부결 전혀 예상 못해... 사전모의 없었다"

다음은 기자들과 홍일표 원내대변인이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박주선과 정두언 사이의 상황이 서로 다르고, 법률적 위치도 서로 다르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분명 그런 설명도 했지만 그렇더라도 체포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정두언 의원에 대한 영장심사가 진행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이 상황에서 체포 동의를 해주지 않을 수 있겠느냐, 이렇게 판단하리라고 기대를 했었다."

- 의총에서는 반대 발언이 있었나.
"물론 반대 발언이 있었다."

- 부결 가능성을 판단하지 않았나.
"이미 늦었고. 의총에서 그런 발언이 있을 수 있지만 표결 결과처럼 찬성표가 적으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 의총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바로 사퇴한 이유는 뭔가.
"사퇴는 의총에서 물을 필요도 없다. 정두언 체포 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와 함께 진심어린 호소를 했지만 의원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설득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리더십의 한계를 느꼈다고 판단하고 결과가 나오자마자 (이한구) 원내대표는 바로 사퇴하겠다고 했다."

- 의총에서 부결되면 사퇴한다고 했나.
"그런 얘기는 없다."

- 야당의 전략적 투표라고 보는 의견도 있나.
"박주선 의원에 대한 부결표도 대부분 민주당에서 던진 것이고, 정두언에 대한 부결 표도 민주당에서 전적으로 주도했고, 새누리당도 거기에 일부 가세했다고 판단한다."

- 원내지도부 어디까지 사퇴하나.
"정책위의장과 정책위부의장 및 수석원내부대표 선이다."

- 원내 지도부 회의에서 다른 의견 없었나.
"사퇴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 없었다."

-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이 있었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정두언 의원의 경우 법률 제도상의 미비점이 있다. 판사가 영장 실질심사를 판단해서 구속사유가 있다고 했을 때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구하는 게 순리에 맞다. 이 사건에서는 그런 판단 전에 구인하기 위해 체포동의를 요구하다 보니 만일에 국회가 체포동의해 줬는데 판사가 영장 실질심사 결과 구속사유가 없다고 해서 영장 기각하면 국회 동의는 너무 모양이 안 선다. 의원들이 체포동의를 위해 고심과 고뇌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담긴 체포동의안이 이렇게 형식적 절차에 그치냐는 문제점이 있다.

동의를 해줄 경우에도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도 영장실질심사 자체가 이뤄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것들 너무 모순이다. 정두언은 본인 스스로 가겠다고 하는데도 부동의되니 영장실질심사를 할 수가 없다. 이런 것들은 고쳐야 한다. 어쨌든 부결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제도상의 미비에 함부로 합류할 수 없다. 이대로 방치해서 한 사람의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에 타격주는 행보에 동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 지도부 리더십 문제는 아니지 않나.
"비록 제도가 미비하지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이 이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기 어려우니 형식적 절차일 수 있지만 체포동의해 주는 것이 쇄신이라는, 쇄신 드라이브에 일관성 있는 태도 아니냐고 판단해 주길 주문했는데 새누리당 의원 마음을 충분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책임을 진 거다."

- 민주당이 부결을 주도했다고 하는데 근거는.
"표 상황 보면 박주선 의원의 경우에 새누리당에서 정두언과 다르니 형의 집행을 위해 동의안을 요구했으니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박주선에 부결표를 던질 의원은 많지 않았다. 부결표 93표는 대부분 민주당 표라 추정한다."

- 이언주 민주통합당 의원은 사전 모의 있었다고 하던데.
"의원총회 했다는 얘기다. 의원 총회에서 오히려 주로 반대하는 것이 옳지 않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의원총회가 길어진 이유도 그 때문이다."

- 지도부에서 설득을 위한 발언했나.
"원내대표가 마지막에 반대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고 한 사람 희생될 수 있다는 제도의 문제점을 알지만 당이 해온 입장을 고려해서 최대한 당이 살 수 있는 방향으로 하자고 호소했다."

- 당론을 미리 정하고 갔어야 하지 않나.
"당론을 미리 정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 결과 예측했나.
"예측 못했다. 어차피 우리가 일정을 조정할 수 없다. 정부에서 체포 동의서를 국회에 보내오면 첫날 보고하게 되고 24시간 후 72시간 내에 본회의를 해야 한다. 일정 조정할 여지가 없었다."

- 부결될 거라고 느낀 최초의 시점이 의총인가.
"예상하지 못했다."

민주당 "국회 의사일정 마비... 정치적 쇼"

반면,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원내지도부 총사퇴를 두고 "정치적 쇼"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체포동의안을 표결처리한 지 1시간 만에 총사퇴를 결정했다, 상식적으로 원내지도부 총사퇴 안건이 어떻게 한 시간 만에 결정될 수 있느냐"며 "일사천리로 진행된 사퇴 결정 역시 일련의 시나리오 속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대변인은 이어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와중에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함으로써 국회 의사일정이 마비되게 생겼다"며 "개원 지연을 두고 세비 반납 등등을 떠들더니 이제 의사일정이 마비된 것은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치적 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새누리당의 쇄신에 대해 믿을 국민 한 명도 없다, 진정성을 보이려면 국회의원직이라도 반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도 "오늘 국민을 두 번 우롱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총사퇴는 오히려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은 논평을 통해 "겉으로는 책임정치를 실현한 것처럼 보이나, 오히려 국회운영 전반을 마비시키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며 "이는 새누리당이 책임지려는 태도가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대국민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원내지도부 총사퇴는 오히려 무책임하다, 새누리당은 오늘 국민을 두 번 우롱했다"며 "국민을 바보로 만든 새누리당은 진정성있는 책임정치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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