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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왼쪽은 진영 정책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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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을 두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했지만, 실제 원내대표단이 교체될지는 미지수다.

11일 이 대표 등의 사퇴결정에 대해 새누리당 내 주요 인사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당 내에서조차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책임론이 전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사퇴선언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유력한 대선주지인 박근혜 의원은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 아무런 의사도 표시하지 않았다. 친박계의 반응을 봐도 원내대표단이 급작스레 사퇴를 결정한 건 박 의원의 뜻과도 전혀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단 사퇴할 사안은 아냐" 중론

박근혜 캠프의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은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는 좋지만, 원내대표직을 사퇴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당론투표로 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었고, 각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의한 결과인데 원내대표가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원내대표단이 사퇴할 사안은 아니다'라는 생각은 계파를 떠나 중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친이계 조해진 의원도 "국회에선 충분히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번 일을 참고해서 원내 운영방식을 보완하면 되는 것이지, 원내대표가 사퇴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나는 사퇴를 만류할 생각"이라며 "당론투표로 갈 사안도 아니었고, 자유투표로 갔다면 이런 상황도 나올 수 있는 게 민주정당의 모습 아니냐"고 했다.

1심 판결에서 징역형이 나온 박주선 의원의 건과는 달리 정두언 의원의 경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데에 의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던 만큼, 정 의원 체포 동의안 부결을 '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로 곧장 연결시킨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견해도 있었다.

새누리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정두언 의원 건은 구속시킬 사안도 아닌데 검찰이 '어떻게든 잡아넣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던 것 아니냐"며 "박 의원 건과는 내용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데 그걸 똑같이 밀어붙인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원내캠프' 이끈 이한구, 의총 재신임으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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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한구 원내대표가 피곤한 듯 손으로 얼굴을 지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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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내에선 자칫 원내대표단의 공백으로 대선전략 차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원내대표단의 공백은 반값등록금, 전 계층 육아수당 지급 등 4·11 총선 때의 공약 이행을 위해 진행 중인 정부와의 예산협의가 중단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 각종 입법이 필요한 공약들도 일시정지된다. '박근혜의 경제 가정교사'라고 불렸던 이한구 원내대표는 박근혜 캠프의 일을 맡고 있진 않지만, '무노동 무임금 세비반납'이나 각종 공약 입법을 주도하면서 사실상 '박근혜 원내캠프'를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 내 압도적 다수인 친박계 입장에선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원내대표를 대신할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원내대표 선거 전 후보로 거론돼 왔던 서병수 의원은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고, 최경환 의원은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내부 분위기와 이 원내대표를 대체할 마땅한 인사도 없는 상황 등을 고려할때, 실제 원내대표단 교체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고위당직자는 "의원총회가 열리면, 의원들이 '그렇게 할 사안이 아니었는데 왜 독단적으로 밀어붙였느냐'고 따끔하게 질책하면서도, 이 원내대표를 재신임해서 사퇴를 막는 식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