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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3일 오전 10시  50분]
 

법원이 11일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의 회사 출입과 직무 수행을 막아달라는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동안 이정호 편집국장과 <부산일보>노조는 정수재단으로부터의 <부산일보> 독립을 요구하며 사측과 싸워왔다.
 
이 국장이 지난해 "박근혜 전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었던 정수재단의 부산일보 지분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라는 요지의 기사를 신문에 내자 <부산일보> 사측은 해당 신문 (11월 30일자)의 발행을 중단시켰다. 이후 사측은 이 국장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고 책상마저 편집국에서 빼내갔다.
 
하지만 이 국장이 다른 자리에서 계속 업무를 수행하자 사측은 법원에 '직무수행 및 출입금지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가처분 신청 이후에도 출근을 강행할 경우 이 국장은 1회당 100만 원씩을 사측에 지급해야 한다.
 
정수장학회로부터 <부산일보>의 독립을 요구하며 싸워 온 7개월의 싸움은 일단 사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그러나 <부산일보> 노조는 법원의 판결과는 무관하게 정수장학회 설립 50주년 (14일)에 즈음해 투쟁을 계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수재단 환수·공정방송 염원 부산언론문화제 열려
 

한편 12일 저녁 7시 30분 동구 초량동 <부산일보> 앞에서는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가 주최한 '정수재단 환수·공정방송 염원 부산언론문화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부산일보>노조, 부산MBC 노조·야당·시민단체에서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법원의 가처분 조치를 성토했다.
 
행사 도중 <부산일보>가 벌여온 투쟁 영상이 나오자 참석자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화면을 지켜봤다. 사상 초유의 신문 발행 중단을 겪고 함께 싸워왔던 편집국장마저 물러나는 것을 지켜보게 된 노조원들을 위로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부산일보> 기자출신인 배재정 민주통합당 의원은 정수장학회 사회환원과 <부산일보> 독립의 각오를 다지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 국장을 몰아냈다고 희희낙락하고 있을 사장 이하 간부들에게 경고한다"며 "반드시 당신들은 이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호진 <부산일보>노조 지부장은 "<부산일보>의 투쟁은 편집권 독립 뿐 아니라 소유주로부터의 간섭도 막는, 한발 더 나아가는 투쟁"이라며 "이를 성취한다면 언론노조 전체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끝까지 언론독립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자리였지만 틈틈이 준비된 공연이 이날 행사를 때론 음악회로, 때론 춤판으로 만들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풍물패 공연을 시작으로 달아오른 현장은 비보이 공연에서 절정에 달했다.
 
참석자들은 비보이 공연에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이뿐 아니라 공정방송을 목표로 130여 일째 파업을 하는 부산 MBC 노조의 프로젝트 그룹 'MB스트라이커'의 무대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문화제는 오후 10시께 정수장학회 사회 환수를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부산일보> 노조 측은 일단 이 편집국장의 천막 사무실을 회사 앞에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태그:#부산일보, #부산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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