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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가운데)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가운데)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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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인사청문회가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그의 연임 반대와 각종 의혹이 '홍수' 수준이어서 날 선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만족', '독재' 등 반인권적 발언 도마에 오를 듯

우선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전문성'문제다. 2009년 7월 첫 취임때부터 인권과 전혀 상관없는 그의 경력을 두고 논란이 거셌다. 현 위원장이 교수시절 남긴 연구실적 21개 중 인권과 관련된 논문이나 서적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인권 관련 단체에서 활동한 이력도 전무했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는 현 위원장의 '반인권적 행적'이 비판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민간인 사찰, <PD수첩> 수사 등 인권 관련 현안 앞에서 여러 차례 침묵해 비판 받아왔다. 현 위원장의 운영 행태에 반대해 인권위를 그만 둔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현 위원장이 내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올리지 말라'고 부탁했었다"고 증언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현 위원장이 '용산참사' 관련 안건을 두고 보인 행태다. 2009년 12월에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과반 이상의 인권위원들이 '경찰 진압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의견제출 안건을 마련하는 데 찬성했다. 그러나 현 위원장은 "독재라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독단적으로 폐회를 선언해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 외에도 2010년 4월 재한몽골학교를 방문해 몽골 학생들을 앞에 두고 "야만족이 유럽을 200년이나 지배한 건 대단한 일"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같은 해 7월에는 사법연수생들과의 간담회에서 다문화 사회를 언급하며 '흑인'을 '깜둥이'라고 표현해 곤욕을 치렀다.

민주당에서 내놓은 각종 비리 의혹들도 현 위원장에게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문회 날짜가 다가오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현 위원장과 관련해 논문 표절, 위장전입, 아들 병역비리, 로비성 기부금 등 여러 의혹을 들춰내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비리 의혹 연이어 제기... '아들 병역의혹' 집중제기

박기춘 의원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 위원장 아들의 병역 연기 과정이 병역비리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연예인 MC몽의 사례와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MC몽은 해외출국대기 사유로 입영을 연기했으나 실제로는 출국하지 않았고, 공무원시험 등의 응시 사유로 병역을 연기해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았다.

박기춘 의원실에 따르면, 현 위원장 아들의 병무청 병적조회자료에 기록된 4차례의 입영 연기 중 3번째 사례가 MC몽과 같은 해외출국대기 사유였다. 그러나 현 위원장의 아들은 실제로 출국하지 않았다. 4번째 사례 역시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중 전공과 무관한 정보처리기능사 응시 사유로 입영을 연기했다. 현 위원장의 아들은 2011년 7월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다.

또한 박 의원 측이 국민연금공단에 문의한 결과, 현 위원장 아들은 복무중인 2012년 6월 9일부터 25일까지 16일간 베트남 해외여행까지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공단은 현 위원장 아들에게 일반 공익근무요원 1년차 법정 휴가일수 15일과 관련 없는 특별휴가 5일을 부여했다. 박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장관급인 현 위원장의 자식임을 감안해 의도적으로 편의를 봐 준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기춘 의원은 13일 "현 위원장의 아들은 19세이던 고교 3학년 때 체중이 100kg이었으나 1년 후 병무청 신체검사에서는 113kg으로 불어나 4급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면서 "검사 당시 체중이 4급 보충역 판정 기준 113kg과 일치해 의도적으로 기준선에 맞춘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박 의원은 현 위원장이 친 이명박 대통령 성향 교회에 로비성 기부금을 줬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현 위원장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명성교회에 매년 1200만 원에서 1500만 원씩 4년 동안 5500만원을 기부했다. 명성교회는 이 대통령가 가까운 김아무개 목사가 재직 중인 곳이다.

그는 또 현 위원장이 한양대 법대 교수 시절 단 한 차례의 강의도 하지 않고도 억대 연봉을 챙긴 사실을 공개했다. 박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현 위원장은 2007년과 2008년 한양대 법대 교수와 한양사이버대 학장을 겸직하면서 2년간 강의 없이 양쪽에서 각각 1억여 원, 2000만 원을 받았다.

진선미 의원은 지난 12일 현 위원장이 쓴 17편의 학술논문 가운데 7편의 논문이 명백한 표절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현 위원장이 다른 논문에 사용된 사례를 그대로 옮겨쓰거나 기존에 발표한 논문을 제목만 바꾸는 식으로 표절해왔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민주당 김관영 의원은 "현 위원장은 1983년 서울 장안동의 3㎡(약 1평)짜리 땅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살지도 않으면서 '알박기'를 위해 주소를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현병철 "인사청문회 때 성실히 답변 하겠다"

이와 관련해 현 후보자 측은 "(논란이 된 토지에는) 1982년 이미 18가구로 구성된 건물이 준공돼 1983년 전세 세입자로 전입했다"며 위장전입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3㎡의 토지에 전입신고가 된 것에 대해서는 "건물이 들어선 4필지의 토지 중 대표지번인 1필지의 지번으로 신고했기 때문"이라며 알박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 외 각종 논란 및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인사청문회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내에서도 현 위원장 연임을 두고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홍일표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9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부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제기' 내용에 대해서 "현 위원장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들이 사실이라면 문제라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현 위원장의 연임에 의견을 표명할 수는 있지만, 연임 여부를 결정할 구속력은 없다. 임명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청문회 경과보고서를 부결시켜도 이 대통령은 현 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다.


태그:#현병철, #인사청문회, #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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