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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의 원류

몇 차례 일본 역사탐방에서 느낀 바지만, 일본 문화의 원류는 우리나라로 일본에게 한국은 문화의 아버지다. 최근 일본 한 문인단체의 초청으로 정용국·홍일선 두 시인과 함께 잠시 일본에 다녀왔다. 두 분과 동행하게 된 계기는 지난 5월에 내가 살고 있는 원주로 찾아온 때문이었다.

나는 원주시민이 된 지 이태가 지났지만 아직도 원주의 뿌리문화를 잘 모르고 있었는데, 두 분이 해월 최시형 선생이 피체된 곳과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무덤을 찾고자 오셔서 같이 탐방한 인연으로 시작됐다.

그때 나는 재일 종소리 회원들로부터 시지 5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을 받은 터라 동행을 제의하자 마침 두 분이 일본의 옛 문화와 고서(古書)에 관심을 가진 터라며 선뜻 따라 나섰다. 우리 일행은 행사 다음 날인 2012년 6월 10일 오전 내도록 숙소 가까운 우에노 공원 안에 있는 동경국립박물관을 두루 살펴보았다.

도쿄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고려상감청자
 도쿄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고려상감청자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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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국립박물관은 1872년에 개관된 역사가 매우 깊은 일본 최고의 박물관으로 약 1만 3천여 점의 문화재를 수장하고 있다는데 일본 국보 87점과 중요문화재 631점 등 평소에는 2~3천여 점을 전시한다고 안내 팸플릿에 나와 있었다. 동경 국립박물관은 그 규모가 대단히 방대하고 기념관 및 자료실이 여러 곳이라 시간 관계로 가장 중요한 자료를 전시한 본관과 정문 어귀에 있는 법륭사보물관만 살펴보았다.

나는 2004년 후쿠오카 박물관 견학 때도 느꼈던 바지만, 일본 고대 문화재들은 대부분 우리 문화재와 그 유형이 비슷하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그들은 그 시절 대부분 선진문화를 한반도에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오전 내내 전시된 수천 점의 문화재들을 수박 겉핥기로 훑는데, 내 눈에 번쩍 띄는 게 있었다. 바로 우리나라 고려의 청자들이었다. 다행히 박물관 내에서 사진 촬영이 허용돼서(플래시 사용은 허용치 않음) 카메라에 담아 왔다.

도쿄 국립박물관 전경
 도쿄 국립박물관 전경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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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한 자부심

일본이 자랑하는 그들 문화재는 내 눈에는 어딘가 조악해 보였다. 그런 가운데 우리 고려 청자를 보니까 마치 보리밥을 먹다가 쌀밥을 본 듯, 우리의 고대 문화는 분명 그들보다 두세 수 위였다.

일본은 무사의 나라답게 도쿄 국립박물관 전시실에는 각종 도검류(刀劍類)와 갑주(甲胄)도 전시하였다. 나는 조명에 번쩍이는 시퍼런 칼날을 보니까 1895년 고종 32년 일본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가 주동이 되어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이 떠올랐다. 일본의 흉악한 무리들은 남의 나라 대궐에 함부로 침입하여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시체에 석유를 뿌려 불사르는 만행을 서슴없이 저질렀다.

일본 무사들의 갑주(15세기)
 일본 무사들의 갑주(15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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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무사들의 도검(칼)
 일본 무사들의 도검(칼)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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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일본은 비행기를 타면 두 시간 남짓한 거리로 매우 가까운 거리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나도는 이 시대에 서로 왕래 교류해야 하는 이웃 나라지만 일본은 우리에게 임진왜란, 을미사변, 일제강점기 등 너무나 많은 아픈 상처를 남겨 주었다. 나는 동경 국립박물관을 관람하는 내도록, 아니 떠나온 뒤에도 이런 점들 때문에 마음이 매우 편치 않았다.

사실 그들 때문에 우리 겨레가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아직도 서로 반목질시하고 있지 않은가. 더욱이 해외에서조차 동포들 끼리도 서로 경계를 해야하는 가슴 아픈 상처를 남긴 당사자가 일본이 아닌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동경 국립박물관에서 가장 큰 볼거리는 우리나라 고려의 청자였다는 사실에 마음 뿌듯했으며, 우리의 몸속에는 그 뛰어난 솜씨와 높은 예술성이 녹아있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꼈다.

도쿄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고려청자
 도쿄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고려청자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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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국립박물관 관람을 마치고(오른쪽부터 정용국, 홍일선 시인 그리고 안내를 해준 재일 동포시지 대표 오홍심 시인, 필자)
 도쿄 국립박물관 관람을 마치고(오른쪽부터 정용국, 홍일선 시인 그리고 안내를 해준 재일 동포시지 대표 오홍심 시인,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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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동경 국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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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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