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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된 곤충파충류 체험박람회 포스터 사진
논란이 된 곤충파충류 체험박람회 포스터 사진 ⓒ 이정민

인천교통공사는 7월 13일부터 9월 2일까지 '곤충파충류 체험박람회'를 인천도시철도 1호선 문학경기장역 대합실에서 개최한다고 지하철 광고에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연의 생명들을 경시하는 행위라며 중단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에서 활동하는 박아무개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스터 사진과 함께 불만의 목소리를 남겼다.

'인천지하철 탔다가 광고판에 있는 문구를 보고 경악을'이라는 부제로 쓴 그의 글에는 "박람회 기간 동안 '매일 오전 선착순 어린이 200명에게 왕귀뚜라미 성충 한 쌍 증정'이라는 내용에 놀랐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70여 일 동안 1만4천 쌍. 2만8천 마리가 선물로 증정? 자연에서 살아야 할 생명들이 갇혀 살아야 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일 텐데"라며 "생명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단순 호기심이나 체험은 자연을 하나의 이용대상으로만 볼 가능성이 높다. 제발 이런 것 좀 안 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제언했다.

이를 두고 한 누리꾼도 "학교에서 체험이랍시고 나누어주는 생명들. 아이들이 과연 자연에 대한 관심보다는 생명에 대한 하찮음을 생각할 듯싶어 걱정"이라며 "생태계는 또 얼마만큼의 교란이 일어날 것인가. 제발 이런 행사는 더 이상 안 했으면 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왕귀뚜라미는 순수 파충류 먹이용...생명존중사상 높일 것"

이에 대해 문영준 체험박람회 팀장은 15일 기자와의 전화에서 포스터상의 안내가 미흡해 작은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며 문 팀장은 이번 체험전은 아이들에게 생명존중사상과 생명의 소중함, 친숙함 등을 일깨워주기 위한 교육적 측면이 오히려 강하다고 해명했다.

문 팀장은 "(아이들이 도시에 살다보니) 평상시에 생명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그런 의미에서 귀뚜라미를 직접 키워보며 혐오생물의 이미지를 버리고 인간과 항상 교감하며 존중할 수 있는 소중한 친구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화답했다.

문 팀장에 따르면, 이번에 들여오고 나눠줄 왕귀뚜라미는 양서류와 파충류의 먹이용으로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 일부를 아이들에게 나눠줘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생명의 친숙함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팀장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생물존중의 발전도가 늦다. 이유는 친숙도가 그만큼 떨어지고 혐오생물에 대한 거리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것 말고도 20여 가지의 멸종위기 생물을 복원하려는 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물론 자연에 있어야 할 생명이지만 그 다양성을 보존하는 측면에서 잘 키워서, 다시 원시상태로 돌려놓자는 의미가 더욱 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귀뚜라미를) 안 가져가는 학부모도 있고, 또 키워서 한 번 해보겠다는 시민도 있다. 설명서도 나눠주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전해드리면 아이도 엄마도 매우 좋아하신다"고 한 뒤 "일부는 학교에다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를 통해서 생명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경종을 울리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설명에 따르면, 왕귀뚜라미는 사람들이 풀밭이나 밭에서 여름철에 흔히 볼 수 있는 절지생물이다. 수컷은 땅에 구멍을 파고 집을 짓고 살며, 그 속에서 울음소리를 내어 암컷을 불러들여 짝짓기를 한다. 이 생물은 알 상태로 겨울을 나며, 부화한 애벌레는 식물질을 먹고 여러 번의 허물을 벗은 후 어른벌레가 된다. 돌 밑이나 풀뿌리 둘레에 난 구멍에 주로 서식하고 있다.

한편 이번 행사 프로그램으로는 ▲ 누에고치를 활용해 명주실 뽑기 ▲ 황소개구리, 미니돼지, 도둑게 잡기 ▲ 방귀쟁이 스컹크 안아보기 ▲ 도마뱀 만져보기 ▲ 애벌레 그리기 ▲ 곤충모형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제공된다.


#인천교통공사#곤충파충류 체험박람회#왕귀뚜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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