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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인 2월 16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생중계된 육·해·공·군 장병들의 열병식에서  김정은 부위원장이 리영호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북한은 이날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개칭했다. < 조선중앙TV >
▲ 리영호와 이야기하는 김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인 2월 16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생중계된 육·해·공·군 장병들의 열병식에서 김정은 부위원장이 리영호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북한은 이날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개칭했다. < 조선중앙TV >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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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업무 20여 년 했지만,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 해임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16일 새벽 북한의 리영호 총참모장 해임발표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가 한 말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오전 6시 4분에 "조선 리영호를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이라는 제목으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가 15일에 진행되었다"며 "회의에서는 리영호를 신병관계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남한의 합참의장격인 리 총참모장은 2010년 9월 27일 차수에 올랐고, 다음 날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1위원장 (조선노동당 제1비서)과 함께 신설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 때는 김정은 제1위원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운구차를 호위한 '8인'에 속하기도 했다. 영구차 진행 방향으로 오른쪽에는 김 제1위원장이 가장 앞에 섰고, 맞은편 군부 인사들 중에서는 리 총참모장이 선두였다.

김 1위원장의 군부장악에 큰 역할을 하면서 '김정은 시대의 오진우(전 인민무력부장)'로 꼽히기도 했던 인물이 '신병관계'라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물러난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사례를 보면 통상 인사 교체할 때 '신병관계'라고 내세웠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가 많이 있었고, 실제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연형묵 전 총리 같은 경우 해임하기보다는 상당기간 지켜보면서 유예기간을 둬왔던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건강 이상? 일주일 전에도 멀쩡해"

게다가 리 총참모장은 해임 결정 일주일 전인 지난 8일 김일성 주석 18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때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바로 왼편에 서는 등 특별한 건강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또 "정치국에서 '신병'과 관련해 인사문제 다루는 일은 별로 없으며, 일요일(15일)에 회의하고 바로 다음날 새벽에 공개하는 일도 드물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리 총참모장의 해임을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한 가장 큰 이유다.

그는 리 총참모장의 해임이 어떤 체제상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 바로 그 답을 할 수는 없는데, 확실한 특징은 공개 부분에 있는 것"이라며 "회의 하고 바로 공개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고, 그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본다"고 답했다. 정치국 회의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사실상 회의 직후라 할 수 있는 다음 날인 16일 오전 6시 4분에 발표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정치국 회의가 열렸다는 점에서 절차상으로는 해임의 형식을 갖췄다면서도 "북한 주민으로서는 운구차 (8인)의 상징성이 있는데 7개월여 만에 군령권을 가진 사람의 계급장을 다 떼고, 바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평범하게 김정은 체제 권력개편의 하나로 보기에는 사안이 엄중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북한 정세로 봤을 때 불안정한 부분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운구차 상징성 있는데, 계급장 다 떼고 바로 공개"

한편, 리 총참모장의 전격 해임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리영호가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통한 당의 군부 장악에 저항하다가 해임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군이 과거처럼 군 총정치국이 군대의 정책 결정을 주도하는 '정상적인 상황'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과거 군부 제1인자 지위에 있었던 리영호가 최룡해를 통한 군대에 대한 당의보다 확고한 장악과 통제에 대해 저항 또는 반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군 내부에서 당의 정치사업을 총괄하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정치국 상무위원)에게 밀렸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 같은 시각에 대해 "여러 가능성 중 하나"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태그:#리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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