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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정권의 '3인자격'이었던 리영호 총참모장의 전격해임 문제에 대한 정부의 상황인식이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관계자는 리 총참모장 해임에 대해 17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권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정치적 숙청사건으로 보인다"며 "그 이면에 김정은 제1비서의 친족과 신군부간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평가"라고 밝혔다.

 

전날 통일부 당국자가 "리 총참모장의 건강이상 징후가 없었고, 일요일(15일)에 회의하고 바로 다음날 새벽에 공개하는 일도 드물다는 점에서 대단히 이례적"이라면서도 해임배경에 대해서는 말을 삼가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정부관계자는 "김정은 제1비서로서의 세습절차 완료 전에는 활용도가 컸지만 오히려 지금은 '김정은 1인 독재체제' 강화에 잠재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신군부 세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담은 조치"라면서 "실제 정통당관료 최룡해의 총정치국장 임명을 필두로 군 외화벌이기구의 내각이관, 김정은의 군부대 방문 감소 등에서 '군부 힘 빼기' 작업은 이미 예고되어 왔다"고 전했다.

 

김정은 제1비서가 군보다는 당중심 운영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리 총참모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타 부처 업무에 간섭하는 등 내부갈등을 야기하고, 군 인사·통제권을 두고 최룡해와 마찰을 빚자 해임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민간인 출신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최룡해 총정치국장(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김정은 제1비서의 동의를 얻어 신군부의 상징인 리 총참모장에 대해 치밀한 내사를 진행, 비리를 적발하여 숙청한 사건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흥미로운 사실은 2009년 (1월) 김정은 제1비서의 후계자 지명 이후 권력을 장악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미 20여 명에 달하는 고위간부들이 리 총참모장과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해임조치 '당정치국회의 명의' 발표, 당의 군에 대한 통제 강화 의도"

 

그는 그 사례로, 화폐개혁 실패책임을 쓰고 2010년 3월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이 처형됐고, 홍석형 경제담당비서가 정책에 대해 비판적 언동을 한 사실이 탄로나 2011년 6월 해임됐으며, 김격식 전 총참모장이 4군단장으로 밀려난 뒤 입지 회복을 위해 연평도 포격을 기획·지휘했지만 원래 자리에 복귀하지 못한 채 군 중앙기구를 전전하고 있는데다, 국가안전보위부 류경 부부장은 처형(2011년 1월)됐는가 하면 보위부  제1부부장은 (김정일 장례식 때 운구차를 직접 호위한 8인중 1인) 올 3월 이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제1비서 등장 이후 북한 권부내에서 상당한 숙청작업이 진행됐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리영호의 해임은 그 시기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고 그 대상이 최고위급인 정치국 상무위원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면서 "리영호 해임에 불만을 품고 있을 군부가 수세국면 탈피후 장성택-최룡해 인맥에 본격적 반격을 감행, 심각한 정치 불안이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북한이 리 총참모장 해임조치를 '당정치국회의 명의'로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당직을 해임한 데 따른 조치로서, 당의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김정은제1비서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함께 공연 관람·유치원 방문 등 가벼운 공개활동 와중에 조치를 발표한 행태도 의도된 연출이라는 분석"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한편 리 총참모장의 후임은 이날 차수 승진이 발표된 현영철 대장이 맡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명의로 현 대장에게 차수칭호를 수여했다고 발표했다. 현 신임 차수가 총참모장에 임명됐는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백두산에서 신의주에 이르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수비를 담당하는 8군단장 출신인 그를 최고위직에 앉혔다는 점에서 그가 총참모장에 임명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많다.


태그:#리영호 총참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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