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학벌 차별 해소 정책으로 '블라인드 채용제' 추진을 약속했다. 블라인드 채용제는 입사 지원 서류에 출신학교를 밝히지 않게 해 차별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이다.
문재인 고문은 17일 제주대에서 열린 제주지역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서류전형에서 지방대학 출신 또는 비명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원자를 배제하면 실력과 상관없이 학력·학벌 차별이 생기고 모순되는 문제점이 파생한다"며 "학력란을 입사원서에서 없애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고문은 "KBS의 경우 정연주 전 사장이 실제 실행한 블라인드 채용 이후 지방대 출신이 30%로 늘어났다"며 "공기업과 공공기관부터 블라인드 채용제를 적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시절 대학 등록금 폭등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문 고문은 "참여정부 기간에 대학 등록금을 시장만능주의에 맡긴 탓에 등록금이 많이 올라 미안하다"며 "국공립 대학부터 반값등록금을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은 대학 서열화 해소 방안에 대해서도 "서울대를 비롯한 거점 국립대학 10곳을 하나의 연합대학으로 만들어 공동입학, 공동학위 수여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안이 '서울대 폐지론'으로 공격 받는 것에 관련해 문 고문은 "서울대 폐지가 아니라 10개의 서울대를 만드는 것"이라며 "본부 역할을 해야할 서울대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 때 부동산 폭등해 죄송한 마음... 장기적으로 낮춰가야"부동산 정책에 대한 생각도 내비쳤다. 문 고문은 "참여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국민들이 고통을 많이 겪게 해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참여정부가 끝내는 부동산 가격을 잡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처음에는 보유세를 높이는 등 과거에 해왔던 식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결국 부동산 담보 대출은 가격과 소득 대비 일정 비율로만 할 수 있게 해 버블이 더 생기는 것을 막았고 그 정책 효과를 이명박 정부가 잘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도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또 많은 문제가 생기니 장기적으로 연착륙시켜 낮춰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중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민주개혁 정부가 수립되면 한중FTA를 임기 내에 타결하려 하기 보다 긴 안목으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