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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인 지난 2월 16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생중계된 육·해·공·군 장병들의 열병식에서  김정은 부위원장이 리영호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북한은 이날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개칭했다. 2012.2.16 < 조선중앙TV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0회 생일인 지난 2월 16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생중계된 육·해·공·군 장병들의 열병식에서 김정은 부위원장이 리영호와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북한은 이날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개칭했다. 2012.2.16 < 조선중앙TV >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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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권력 지형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오랜 시간 김정일을 보좌하며 북한 군부를 이끌었던 리영호 총 참모장을 모든 직위에서 해임하더니, 바로 얼마 뒤 그 자리에 야전에서 활동하던 현영철이라는 인물을 앉혔다. 또 18일에는 '중대 발표'가 있음을 미리 예고한 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공화국 원수 칭호를 수여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정일 사망 7개월만에 원수 칭호를 수여받은 김정은의 내부 권력 장악이 본격화를 넘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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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는 19일, 이봉조 도산통일연구소장과 함께 최근 진행되고 있는 북한 내 권력 지형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바 있는 이봉조 소장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공식발표에 대해 "리영호의 해임은 권력 투쟁이 아니라 노선 투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소장은 "김정은 정권 교체 후 최대 화두가 바로 인민 경제 생활 향상"이라며 "군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따져본다는 측면에서 (리영호의 해임은) 노선투쟁의 일부"라고 말했다. 경제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을 때 현재의 선군정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데, 군에서 내각으로의 권력 이양의 차원에서 김정은이 군부의 상징적 인물로서 리영호를 해임하는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이다.

이 소장은 "그동안의 군부 내 특권을 위축·조정시키려면 군부 내 반발이 충분히 예상되니 그를 잠재우고자 리영호를 내린 것"이라며 "앞으로는 선군정치가 구호로 존재하면서 선경정치, 선민정치로 넘어가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이 앞으로는 내각이 진행할 실질적 경제정책을 위해 군부의 힘을 조금 빼면서도, 다만 정통성을 위해 선군정치를 구호로서 내세운다는 뜻이다.

"한국이 북미 관계 개선에 중재자 역할해야"

또 김정은의 공화국 원수 칭호 수여에 대해서 이 소장은 "김정은 체제가 굉장히 안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당 제1비서가 된 지 3개월 만에 공화국 원수가 되었는데, 이제 김정은이 곧 김정일"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사망 7개월 만에 권력이 안정적으로 이양이 되면서 김정은이 자연스럽게 김정일과 동일시되는 상징 조작이 빠른 시간 내에 가능했다는 의미다. 이 소장은 이러한 상황이 김정일의 치밀한 시나리오에 근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 되기 전인 2009년, 김정일은 헌법개정을 단행한다. 헌법 전문에 '김일성은 조선인민공화국의 창건자이자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라는 이야기가 들어가게 되는데, 시조라는 표현은 북한 정치의 왕조적 성격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도 3대 세습의 준비가 상당히 착실하게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권력 이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지금, 북한의 시급한 문제는 경제 문제 해결이다. 북한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4월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과의 담화에서 '내각이 경제사령부'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 소장은 이에 대해 "경제 문제를 내각에 집중시키고 통일적 지휘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하며 "과거 김정일만 가능했던 현지 시찰을 총리 최영림, 총 정치국장 최룡해 등이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룡해는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으로 최초로 요직인 총 정치국장에 임명되어, 다양한 경제 사업을 시찰하며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의 적극적 움직임은 중국의 동진 정책과도 맞아 떨어져 북중 관계의 개선으로 이어졌다. 현재 북한의 교역량의 9할 정도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이 소장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을 더욱 촉진시키려면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며 "우선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혐오감을 넘어서기 위해 우리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이 미국과의 약속을 너무나 지키지 않아서 미국에는 교섭의 실익이 통 없었는데, 한국이 그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북한과 미국의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의 개방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장은 "남북문제가 잘 되어야 우리 경제 전반이 잘 풀린다"며 "남북관계 개선으로 선순환이 되어 경제성장, 복지, 일자리 창출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소장은 실용적인 대북 접근이 중요하다며 "대외적인 변화와 내부적인 수요를 잘 충족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이번 정권처럼 대북 정책에서 균형을 잃고 붕괴하기보다는, 북한 내부의 동향에 대해서 정부가 좀 더 하나하나 관심을 가지고 체크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그:#이털남, #북한, #김정은, #리영호 해임, #북한 중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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