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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이 책 두 권에서 나와 이웃을 하나로 여기고, 역사와 나, 사회와 나를 뜨겁게 보듬는다.
▲ 시인 김영환이 펴낸 정치에세이집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와 새 시집 <두눈박이 시인은 이 책 두 권에서 나와 이웃을 하나로 여기고, 역사와 나, 사회와 나를 뜨겁게 보듬는다.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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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 시도 다 나를 만나고
나를 낮추기 위함이다
내 안에서 만난 시와 정치가
이곳에 옹기종기 앉아
햇살을 받고 있다 (시인의 말 모두)

여기 충청도 두메산골에서 태어난 촌놈이 있다. 그 촌놈은 청주고등학교를 마친 뒤 학력이 하나도 없는 부모님 꿈,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그 꿈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연세대 치과대학에 들어간다. 그 촌놈은 하지만 대학을 얌전하게 다니지 않고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가 제적, 투옥, 석방, 복학, 수배가 되풀이되는 모진 삶을 살았다.

그 촌놈이 바로 이번에 정치에세이집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쌤앤파커스)와 새 시집 <두눈박이의 이력서>(작가세계)를 한꺼번에 펴낸 시인 김영환이다.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자 대선 예비주자이기도 한 그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때 그 속내를 알리기 위해 부부가 서울에서 유인물을 돌리다 어머니와 함께 가족 3명이 한꺼번에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그는 옥에서 나온 뒤 식의주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기술노동자로 일하며 6개나 되는 자격증도 땄다.

그야말로 똑똑한 촌놈이다. 그 똑똑한 촌놈이 '김해윤'이란 필명으로 발표한 시 <단순 조립공의 하루>는 민중가요로도 불려졌다. "때로는 민중들의 삶이 한 편의 시보다 아름답고 가슴을 울린다"고 말하는 그 촌놈이 펴낸 첫 시집 <따라오라 시여>는 박노해, 백무산과 더불어 빼어난 시집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 충청도 두메산골 촌놈이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며 국회에서 읽은 시 '불타는 바그다드 어머니'는 반전을 상징하는 시로 지구촌 곳곳에서 지금도 읽히고 있다.

"당신이 상상하는 대한민국 김영환이 캐스팅합니다"

문화산업 성장에 가장 필요한 것이 소비자임은 당연하다
▲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 문화산업 성장에 가장 필요한 것이 소비자임은 당연하다
ⓒ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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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 성장에 가장 필요한 것이 소비자임은 당연하다. 많은 소비자의 확보야말로 좀 더 질 좋은 상품 생산을 가능하게 함을 감안한다면 문화소비자의 육성이야말로 우리 문화산업 성장의 필요조건이며 충분조건이다. '10.10.10 운동'의 확산이야말로 우리 문화가 성장하고 자랑스러워질 수 있는 대전제임을 확신하며 이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기대한다."(<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 93쪽)

12월 19일 열리는 대선에서 '시인 대통령' '청바지 대통령'이 되기를 꿈꾸는 시인 김영환이 펴낸 정치에세이집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그가 이 책에서 말하는 '10.10.10 운동'은 무엇일까. 첫 번째 10은 1년에 10편에 이르는 연극, 뮤지컬, 음악회 등을 찾는 것이다. 두 번째 10은 1년에 10번이 넘는 미술품 전시회와 사진전, 도자기전 등 전람회장을 가는 것이다. 세 번째 10은 1년에 10권이 넘는 책을 읽는 것이다.
  
이 책은 1장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세 가지 키워드', 2장 '대한민국을 밝혀줄 생각 창고 10가지', 3장 '일상에서 비상을 꿈꾸다', 4장 '감동이 있는 정치를 위하여' 등 모두 4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서문-대한민국에 당신의 이야기를 더합니다', '생태와 환경의 가치를 배려하다', '학벌이 성공을 좌우하는 시대는 지났다',  '1인 방송'의 바다로 다이빙하다', '한글을 세계로, 세계를 한국으로 당신이 상상하는 대한민국', '김영환이 캐스팅합니다' 등 27꼭지와 '김영환의 희망 찾기 1~22'가 그것.

시인이자 정치인 김영환이 말하는 '10가지 생각 창고'는 무엇일까. "'폴리틱스(정치학) 2.0', 멍석 깔아주는 정치"와 "북한 노동자가 남한으로 출퇴근한다면?", "인문학은 미래로 안내하는 나침반", "중소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식량주권을 지켜내기 위한 방법",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강한 국가로 거듭나기", "이공계를 지원하고 과학기술인력을 키워라",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과 합리적 소비", "학벌이 성공을 좌우하는 시대는 지났다", "좋은 디자인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가 그 10가지 생각창고다.

시인 김영환은 10가지 생각 창고에 대해 "나의 경험과 오랫동안 축적된 자료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나 혼자서, 혹은 몇몇 정치인들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쐐기를 박는다. 그는 "국가와 국민이 함께 손을 맞잡고 노력할 때 가능한 것들"이라며 "이런 가능성의 영역들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땅을 튼튼히 다지고 견고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지금 이 순간 더없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기업도, 정치도, 일도, 사랑도, 문학도 남들과 달라야 한다. 그것이 창조다. 창조는 인문학적 상상력에서 나온다.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고'미래'라는 거대한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고전을 읽고, 인문학을 공부해야 한다. 인문학이 소외받는 사회에서는 창조적 상상력이 나올 수 없다. 미래를 보고 신기술을 익히기에도 바쁜 오늘, 다 함께 인문학에 빠진 바보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 54쪽)

내 인생과 이웃 삶은 둘 아니라 하나다

그 ‘두눈박이’는 때로 피붙이가 되기도 하고, 때로 살붙이가 되기도 하는 우리들 몸과 마음이자 집과 세상이기도 하다
▲ 두눈박이의 이력서 그 ‘두눈박이’는 때로 피붙이가 되기도 하고, 때로 살붙이가 되기도 하는 우리들 몸과 마음이자 집과 세상이기도 하다
ⓒ 작가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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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아직 큰 도전이 남아 있다. 내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나는 아직도 비탈길이 서 있다. 나는 미완성이고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 긴장의 고삐를 푼 적도, 풀 생각도 없다. 인생은 아름답고 나의 꿈은 지금도 동작 중이다.

나는 두눈박이다. 오늘과 내일의 꿈을 동시에 바라본다. 나를 완성하는 일에 아직도 열심이고 이웃에 대한 사랑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내 인생과 이웃의 삶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생각은 젊은 시절부터 해온 가장 오래된 생각이다. 사회와 역사와 나의 삶은 연결되어 있다. 사회와 내 인생을 함께 바라보는 것은 두눈박이의 규율이다. 나의 구원과 사회 구원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두눈박이의 이력서> 17쪽)

시인 김영환이 새 시집 <두눈박이의 이력서>에 쓴 시에 담긴 깊은 뜻은 무엇일까. 이 시집 제목에서 말하는 '두눈박이'는 나와 너, 나와 세상이 따로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이다. 그 '두눈박이'는 때로 피붙이가 되기도 하고, 때로 살붙이가 되기도 하는 우리들 몸과 마음이자 집과 세상이기도 하다.  

이 시집은 '추서' '정도' '평화' '천붕' 등 네 가지 몸통에 시 20편이 시와 정치를 살갑게 끌어안고 있다. '결핍의 강가에서 새해를 맞다' '어느 포퓰리스트의 뒤늦은 고백' '정부가 국민을 기습하다' '불타는 바그다드의 어머니' '후쿠시마는 마지막 남은 우리의 희망이다' '오늘은 부엉이 바위를 우회합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등이 그 시편들.

시인 김영환은 이번 시집에서 특히 후쿠시마 원전에 두 눈을 깊숙이 던진다. 시인은 "우리 원전은 안전불감증의 벼랑에 서 있다... 후쿠시마는 우리의 안전불감증을 씻어줄 마지막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후쿠시마는 우리의 희망이다"(<후쿠시마는 마지막 남은 우리의 희망입니다>)라고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원전 위험성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한다. 

그뿐이 아니다. 그는 시 <추서>에서 "오늘 당신의 손을 관용이라는 마음으로 당장 잡지 않는 것은 / 내 안의 부정과 독선의 독버섯이 오연하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꼬집기도 하고, "대중소기업 상생 공청회가 열리는 오늘"(<상생의 문 앞에서 서애 유성룡을 만나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서애 유성룡을 떠올리며 양극화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기도 한다.

시 <불타는 바그다드의 어머니>에서는 "나는 오늘, 내 어린 두 딸아이와 / 불타는 바그다드에서 죽어가는 어린 딸들이 / 똑같이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믿음으로 광주에서 흘린 어머니 눈물과 바그다드에서 흘리는 어머니 눈물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콕콕 찌른다. 1992년부터 2년 동안 내전을 겪으며 1만5천 명이 죽어간 '사라예보'란 시에서는 "총성이 멎은 보스니아 사라예보의 / 여명은 아름답다"라며 전쟁이 사람을 얼마나 비참하게 찢어발기는가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우리 사회 살짝살짝 때리는 예쁜 회초리

지금 우리에게는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닙니다

아직은 일상 속에서
고통의 계곡을 걸어갑니다
더 우리 곁에 살아 계셨어야지요(<두눈박이의 이력서>102쪽)

시인 김영환이 펴낸 정치에세이집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와 새 시집 <두눈박이의 이력서>는 우리가 꿈꾸는 오늘과 내일이기도 하고, 뽀뽀하는 시와 정치이기도 하다. 시인은 이 책 두 권에서 나와 이웃을 하나로 여기고, 역사와 나, 사회와 나를 뜨겁게 보듬는다. 까닭에 이 책은 때론 꿈과 현실이기도 하고, 때론 멍청함에 포옥 빠져 있는 우리 사회를 살짝살짝 때리는 예쁜 회초리이기도 하다.    

"시보다 더 아름다운 정치'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지니고 있는 시인 김영환은 지난 18일 낮 2시 충북 청주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일명 "쌍둥이체육관")에서 민주통합당 당원과 지지자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창고>라는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대선출정식을 함께 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시인 김영환은 1955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1986년 <시인>과 <문학의 시대>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따라오라 시여> <지난날의 꿈이 나를 밀어간다> <꽃과 운명> <물왕리에서 우리가 마신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돌관자여, 흐르는 강물에 갈퀴손을 씻어라> <눈부신 외로움>이 있으며, 어린이책 <똥 먹는 아빠> <방귀에 불이 붙을까요?> 등이 있다. 수필집 <그대를 위한 사랑의 노래> <홀로 선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평론집 <덧셈의 정치, 뺄셈의 정치>를 펴냈다.

그는 박정희 정권 때 대학에 입학했다 제적당하고, 전두환 정권 때 다시 제적당하고, 노태우 정권 때 15년 만에 대학을 마쳤다. 김영삼 정권 때는 치과를 개업했고, 김대중 정권 때는 정치판에 들어가 최연소 과학기술부 장관을 맡기도 했다. 그때 살찐 아이디어와 정책개발로 '공무원들이 인정한 성공한 정치인 장관'으로 평가받았다.

1999년에는 환경운동연합이 주는 '녹색정치인상', 2000년에는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이 주는 '남녀평등정치인상', 2002년에는 여성생명과학상 공로상, 2011년에는 소상공인 선정 '최우수 국회의원', 한국콘텐츠학회선정 '정책대상', 중소기업중앙회 선정 '중소기업 지원 대상' 등을 받았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정책위의장, 최고의원, 15대, 16대, 18대, 19대 국회의원.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

김영환 지음, 쌤앤파커스(2012)


태그:#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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