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절감을 이유로 교과부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사교육없는학교(사교육절감형 창의경영학교) 가운데 일부가 학생들을 학원 강사에게 추천했다가 감사원에 들켰다.
23일 감사원은 "사교육없는학교로 지정되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모두 3억8800만 원과 2억6000만 원을 지원받은 충북지역 2개 고교 소속 상위권 학생들이 최근까지 시군 장학재단이 세운 학원 오프라인 강의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학생 수십 명은 해당 학교 교장 추천 등을 통해 뽑힌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학원 강사의 강의 과정에서 사교육없는학교 지원금이 교통비 등으로 일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감사원은 문제가 된 학교에 대한 사교육없는학교 관련 예산 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달 초 교과부에 보낸 '사교육없는학교 선정기준 부적정'이란 제목의 통보문에서 "충북 ○○고와 □□고는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장학재단을 통해 학원 강의를 받고 있어 사교육 없는 학교를 육성한다는 사업의 취지를 살린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들 학교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2009년부터 사교육비 절감 명목으로 교과부가 시작한 사교육없는학교에는 학교마다 한 해 5000만 원∼1억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교과부는 올해 사교육없는학교 575개를 뽑아 이들 학교에 모두 330억 원을 지원했다.
감사원, 교과부에 통보문 "사교육없는학교 선정 부적정"하지만 이번에 '사교육비를 줄이라'는 교과부 예산을 받은 사교육없는학교 일부가 뒤에서는 사교육을 방관하거나 방조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처음 적발된 것이다.
조종현 전교조 충북지부 정책실장은 "'학교의 학원화' 지적을 줄곧 받은 사교육없는학교가 이번엔 학원 강사의 오프라인 강의에까지 학생들을 추천한 것은 충격"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손을 잡고 학원 강의를 연 뒤, 우수 학생들을 소개받는 행위는 교육 형평성과 공정성을 정면 위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학교들은 지자체 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의에 학생들을 추천했을 뿐 사교육없는학교 예산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감사원 지적에 따라 장학재단에서 학원 강의 지원을 받는 학교에 대해서는 사교육없는학교 지원 대상에서 배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법상 장학재단이 장학사업 말고 학원 강의와 같은 교육 사업을 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