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문표절과 부동산투기, 업무추진비 과다지출, 장남 병역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다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문표절과 부동산투기, 업무추진비 과다지출, 장남 병역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다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 문제를 두고 연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현병철 위원장의 인사 청문회가 진행되었고, 여야는 부적격 사유가 많아 청문결과 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청와대는 여전히 결격 사유가 없다며 임명을 강행하려 한다.

시민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23일에는 '현병철 연임 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 행동위(이하 현병철 연임 반대 긴급 행동)' 회원들이 박근혜 후보 사무실에서 박 의원의 의견 표명을 촉구하며 현 위원장 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열려다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 아이튠스에서 <이털남> 듣기
☞ 오마이TV에서 <이털남> 듣기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은 24일 방송에서 현 위원장의 연임 문제를 놓고 명숙 '현병철 연임 반대 긴급 행동' 공동집행위원장과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 및 '인권위 독립성 수호를 위한 법학교수 모임' 총무와 인터뷰를 했다.

명숙 위원장은 현병철 위원장에 대해 기본 인권 지식과 경험이 없다며 "인권위 3년을 하면서 인권위의 독립성을 후퇴시키는 결정이나 조직운영을 했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 역시 "국가 인권위원회 법에도 '인권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자'라는 자격 요건이 있다"며 "(현 위원장은) 최소한의 법률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인사"라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임기 내내 여러 가지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민법을 전공했으나 인권 관련 경력이 전무해 임명 당시부터 자격 시비가 있었고, '깜둥이' 발언 등 반인권적 발언으로 몇 차례 물의를 빚었으며, 주요 인권 사안에 대한 외면과 독단적인 운영으로 반발을 사서 정책자문위원, 홍보대사, 상임위원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권위 관련 인사의 사퇴가 이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합의제 기구이기 때문에 상임위원 11명과 합의해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홍 교수의 말에 따르면 실상은 위원장이 사무처장에게 지시하고 사무처장이 모든 직원을 통솔하는 구조이기에 위원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명숙 위원장은 현 위원장이 독단으로 인권위 조사관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인권위의 독립성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적극적으로 인권 의제를 발굴하면서 권력을 견제하는 것이 인권위의 중요한 역할인데 그러한 기능이 마비되었다는 것이다.

현 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이들이 국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앰네스티, 아시아 인권위원회 등 국제인권단체들이 연임에 우려를 표시하는 성명을 내고 있다. 홍 교수는 짧은 기간 동안 굉장히 빠른 성장을 했다는 평가를 받던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명박 정권과 현병철 체제 이후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명숙 위원장은 "2009년 UN 사회권 위원회에 참석했을 때 국가인권위원회 평가가 나왔는데, 그 때 현장에서 외신기자들의 웃음을 샀다"며 "어떤 이유로 이렇게 경력이 없는 사람을 임명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현 위원장 같은 이를 인권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이라는 것이다.

이쯤되면 현 위원장의 연임을 관철하려는 정권의 의지가 상식적으로 보아 무리수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명숙 위원장은 "현 인권위 법에는 임명권자만 존재하고 임명 절차나 요건에 대한 규정이 없다"며 "인권위가 성가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런 일을 계속 하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가 행정권 추진에 있어서 인권 문제와 관련된 반대의 목소리를 처리하기 위해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덧붙여 홍 교수는 "(앞으로는) 인권위나 인권에 대한 생각을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명숙 위원장은 "(현재로선) 청와대가 임명 의사를 철회하거나, 본인이 사퇴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그런데 (현 위원장은) 사퇴할 생각이 없으신 듯하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런 상황이라면 조직을 이끌 리더십이 실패했다는 것"이라며 "더 자리를 지키는 것은 민폐"라고 말했다. 업무 능력을 차치하고서라도, 수많은 관계자가 사퇴하고 내부 직원들조차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이유야 어찌되었든 연임은 무리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홍 교수는 "현재 역량있는 조사관들이 많이 인권위를 떠나셨다"며 "현 위원장이 물러나더라도 인권위를 바로 세우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명숙 위원장은 "인권위가 할 수 있는 기여의 몫이 적지 않을 수 있다"며 "이번 일이 해결이 되어서 작게는 인권위, 넓게는 인권 자체에 발전이 이루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털남#현병철#국가 인권위원회#명숙#홍성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