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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교육청이 지난 10년간 시행한 폐교 매각사업을 일정한 기준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한 데다 폐교 매각대금도 부적절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의회 황이주(울진) 의원은 지난 25일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매각된 293개 폐교 가운데 절반수준인 146개교가 수의계약으로 팔렸고, 또 상당수 학교는 전원주택 농업생산기반시설 주말체험농장 노인휴양시설 등 개인용도로 처분됐다"며 "상당수 폐교는 부동산 투기용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이 도교육청 자료를 근거로 2개월간 현지 답사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매각된 293개 폐교 중 당초 목적대로 활용되고 있는 학교 수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기존 건물만 철거한 후 방치해 두고 있다고 한다. 또 일부 학교는 사업 목적을 이행하지 않은 채 다른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주변경관이 수려한 강변이나 해안가 등 농어산촌 지역에 위치한 폐교를 수련원이나 연수원 등으로 활용하려는 매입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지방자치단체들도 폐교 매입에 눈독을 들이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경관이 빼어난 일부 학교의 경우 '투기꾼들의 사냥감'이란 인식을 떨쳐버릴 수 없을 만큼 일정한 기준 없이 매각됐다"며 "지금부터라도 기준을 세우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폐교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Y교육지원청의 경우 한 지역의 폐교를 2002년 주거용으로 사용하려는 안아무개씨에게 공개입찰로 매각했으며, 2003년엔 다른 학교를 같은 용도로 박모씨에게 공개입찰로 매각했다. 또 다른 교육지원청의 경우 2001년 1월 한 학교법인에 수련원 용도로 공개입찰로 매각해 놓고 다음달 이 법인에 인근의 또다른 학교를 같은 용도로 수의계약 처분하는 등 일정한 기준없이 임의대로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의원에 따르면 도내 U지역의 한 폐교는 2005년 청소년심신수련원 용도로 매각됐으나 기존 건물만 철거된 채 방치되고 있고, 또 다른 지역의 한 학교는 2005년 연수원 활용계획으로 매각됐다가 다른 사업자에게 되팔리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그는 "고령군은 7개의 학교를, 청도군은 10개의 폐교 중 9개교를, 청송군은 9개 학교 중 8개교를, 의성군 13개교, 예천군 10개교, 영주시 8개교, 영천시 6개교, 경주시 6개교, 군위군이 5개교를 각각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이주 도의원은 도교육청의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폐교 매각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93개교 954억4444만 원에 해당하는 매각 대금의 상당 부분을 23개 시·군 지역교육청에서 쓸 수 있도록 교육비특별회계로 편성하거나 공무원복지기금 재원 등으로 사용하는 등 부적절하게 집행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폐교 매각 대금을 2004년 이전까지는 폐교된 학교의 아이들을 위해 해당 지역교육청에 환원사업으로 지원했으나 2005년 이후부터는 교육비특별회계 총괄 세입-세출로, 2010년부터는 공무원 복지기금 재원으로 재산 매각 대금의 20%를 각각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매각 대금 954억4444만 원 중 해당 지역교육청 환원사업은 86개교 161억6176만 원에 불과한데 반해 교육비특별회계나 공무원복지기금 등으로 사용한 금액은 무려 792억82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폐교된 학교의 상당수는 지역 후학 육성을 위해 학부모나 지역 주민들이 부지를 교육청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희사한 땅들이 많아 해당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황 의원은 "폐교가 됐다는 것은 학생 수가 적고, 교육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이들이 옮겨간 학교에 더 많은 지원을 해줘도 모자랄 판에 이들로 인해 발생한 재원을, 그것도 주민들이 희사한 땅을 판 대금을 다른 용도로 집행해 왔다는 것은 상식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공유재산 대체 조성 기금 설치 조례' 등을 마련해 폐교 재산 매각 대금이 좀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농촌 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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