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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공연장 입구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붙여져 있었다
포스트잇공연장 입구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붙여져 있었다 ⓒ 박명본

"이제는 정전협정을 끝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정전세대의 종결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신영복 교수의 말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27일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 아트홀에서 열린 'PEACE ROAD 2012 정전협정과 작별하기 평화콘서트'에는 많은 시민이 찾아 500석의 객석을 가득 채워줬다.

내년이면 환갑 맞는 정전협정체제

배우 박철민 문현성 감독 두 사람의 토크콘서트도 있었다
배우 박철민 문현성 감독두 사람의 토크콘서트도 있었다 ⓒ 박명본

27일은 한국전쟁의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9년이 되는 날이다. 또한, 지구 반대편 런던에서 올림픽의 개막식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분단되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올림픽을 보기 위해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전체제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일상화했다. 주최 측인 '희망래일'은 "정전이란 한시적 체제에서 벗어나, 평화협정으로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포크가수 이지상씨 사회로 진행된 이날 콘서트는 총 3부로 진행됐다. 1부에서는 인디밴드 요술당나귀의 공연과 함께 '상상'이란 주제로 시베리아를 거쳐 런던으로 여행을 그리며 통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영화 <코리아>의 문현성 감독과 배우 박철민씨의 토크콘서트도 진행됐다.

문현성 감독은 "단일팀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것은 통일이 젊은 세대들에게 잊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며, "남북이 단일팀을 꾸릴 정도로 좋은 시기도 있었는데, 지금의 경색된 국면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배우 박철민씨는 "언어와 피부가 달라도 서로 이해할 수 있는데, 우리는 피부도 말도 다르지 않은 한민족이다"며, "자주 만나 서로 가진 것을 나누고 힘든 것은 덜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들어설 권력은 이전 권력보다 (남북관계를) 위축시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부에서는 기억이란 주제로 고려인의 강제이주부터 강정마을까지 전쟁이 만들어낸 비극을 다뤘다. 박남준·김선우 시인이 각각 시와 동화를 낭송하며 전쟁을 통해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했다. 특히 김선우 시인은 "분단이란 비극이 강정이란 아름다운 땅을 망치고 있다"며, 강정마을에 다시 한번 관심을 둬달라고 호소했다.

재일교표 가수 이정미의 공연도 있었다. 이정미씨의 부모는 제주도 강정마을 출신으로, 그녀는 부모님의 고향이 파괴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남과 북이 다시 화합하기를 기원하며 '임진강'이란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흘러나오자 노년층 관객 몇몇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마지막 3부는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꿈'을 가지고 신영복 교수의 특강과 가수 안치환의 공연이 있었다. 신영복 교수는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원인은 결국 분단"이라고 지적하며, "하지만 이를 숨기고 은폐하는 권력이 있다, 그들 때문에 젊은 세대가 점차 통일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통일과 평화에 중요성을 강조하며, "60년, (정전체제가) 환갑이 되는 내년에는 꼭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행기 타야만 해외갈 수 있는 현실, 아쉬워"

평화협정 평화기원 메시지가 담긴 수건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평화협정평화기원 메시지가 담긴 수건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 박명본

콘서트는 가수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함께 부르며 마무리됐다. 공연이 끝나고 모금함에 후원금을 넣은 정영숙(43)씨는 "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통일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며 "한동안 이런 주제들에 대해서 잊고 살았는데 콘서트를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김아무개(22)씨는 "어린 시절부터 외국으로 나가야 하면 당연히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나라가 이렇게 섬처럼 갇혀 지내게 된 게 분단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단과 전쟁이란 현실이 멀게만 느껴졌는데, 여전히 전쟁 상태라는 게 실감이 나질 않는다"며 "신영복 교수님 말처럼 더 늦기 전에 우선 평화협정이라도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박명본 기자는 <오마이뉴스> 제16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희망래일#평화협정#정전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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